본문 바로가기

Read572

현대판타지 웹소설 추천: 아포칼립스에 집을 숨김 우리가 평화롭게 살아가는 일상은, 실제로는 언제 끝장나도 이상할 것이 없다. 이미 공룡을 멸종시킨 전적이 있는 운석 충돌에서부터, 레이더가 잘못된 신호를 포착하는 바람에 터질 뻔 했던 핵전쟁의 위협, 흑사병과 스페인 독감을 잇는 코로나가 보여주는 치명적인 전염병 확산에 이르기까지. 여기에 정체불명의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다거나, 게이트가 열려 몬스터가 떨어진다거나 하는 약간의 허구적 장치만 더하면 마치 도미노 무너트리는 것 마냥 연쇄반응이 일어나며 지구는 난장판이 되고 만다. 그래서 미국에는 이런 포스트 아포칼립스 시대를 진지하게 대비하는 '생존주의자'들 역시 꽤나 많다. 핵폭발을 견뎌내고 방사성 낙진이 줄어들 때까지 버티는 것을 목표로 하는 방공호에서부터 장기적인 생존을 위한 농산물 재배와 약탈자를 퇴치.. 2023. 1. 31.
음식으로 읽는 로마사 음식으로 읽는 로마사 / 윤덕노 지음. 더난콘텐츠 (2020) 서양 문명의 근원은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고대 로마에 그 뿌리를 두고있다. 그래서 서구식 문화를 받아들인 우리나라에서도 고대 로마에 대한 환상이라던가 흥미가 어느 정도는 존재하기 마련이다. 콜로세움의 검투사 경기나 세계를 정복한 로마군단, 뛰어난 건축물 외에도 많은 관심을 받는 분야가 바로 그들의 식생활이다. 이 책에서는 고대 로마인들의 식습관 외에도 소금, 빵, 와인, 올리브유, 굴, 향신료로 대표되는 음식들이 당시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고, 또 그 결과가 어떤 방식으로 오늘날까지 이어져 내려오는지에 대해 다루고 있다. “참치나 고등어 내장과 신선한 피에 충분한 소금을 뿌린 후 항아리에 담아 두 달 동안 숙성시킨다. 그러면 진하고 풍.. 2023. 1. 26.
반바지 SF 단편만화 "슈뢰딩거의 고양희" 작가, 반바지의 트위터. SF 비스무레한 주제의 단편만화들이 주로 올라온다. "과거시험에 합격하는 방법"이 연중된것은 아쉽지만 각각의 단편도 굉장히 재미있어서 위로가 된다. 특유의 위트가 살아있으면서도 과학 이론적으로도 꽤나 심도있게 접근하는 에피소드가 많아서 SF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재미있게 볼 수 있을 듯. 작가 트위터: https://twitter.com/bahnbazi 2023. 1. 20.
핸드 투 마우스 핸드 투 마우스 / 린다 티라도 지음, 김민수 옮김. 클 (2017) 가난이나 빈곤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아프리카의 굶주린 어린아이나 서울역 광장에 누워있는 노숙자들을 떠올리곤 한다. 하지만 가난의 진짜 모습은 그보다는 훨씬 더 가깝고 현실적이고 잔혹하다. “일자리 없이 가난한 것보다 일하며 가난한 것이 훨씬 더 비참하다. 일을 하지 않을 때는 돈이 한 푼도 없으면 사는 게 피곤하고 짜증나며 집 밖으로 얼씬할 수 없다는 것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반면 죽도록 일하고 노동시간을 늘려달라 애걸하고 동전 한 푼도 헛되게 쓰지 않는데도 전기세를 낼 수 없다면, 그것은 영혼이 죽는 경험이다.” 인터넷에서 ‘가난은 돈이 든다’는 표현을 자주 보았는데, 알고 보니 이 책이 원전이었다. 실제로 한 .. 2023. 1. 19.
대체역사 웹소설 추천: 삼국지 마행처우역거 누군가는 그럴것이다. 미래도 아는 놈이 천하에 흩어진 인재를 수습할 생각은 하지도 않고, 하다못해 남만이라도 다독여 후방을 튼튼히 할 생각도 없느냐고. 유비, 관우, 제갈량 등과도 친해지고 발언권을 얻어 이것저것 다 하면 결국 촉이 천하를 얻으리라고 말이다. 그게 말처럼 쉬우면 그렇게 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겪어본 유비나 장비, 제갈량 등은 만만한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오히려 내가 이용당한 후 버림받을 것을 걱정해야하는 상황이다. 37세의 부동산 중개업체 사장이 암으로 쓰러졌다 깨어난 곳은 삼국지의 세상. 그러나 대부분의 삼국지 대체역사 소설들이 후한말을 배경으로 황건적의 난에서부터, 다시 말해 삼국지 세계관의 초반부터 시작하는 반면에 이 소설은 유비가 익주를 집어 삼키던 무렵부터 시작한다. 주인공.. 2023. 1. 17.
앨리스 죽이기 앨리스 죽이기 / 고바야시 야스미 지음, 김은모 옮김. 검은숲(2015) 도서관 서가를 지나다가 앨리스 죽이기, 도로시 죽이기, 팅커벨 죽이기가 연속으로 꽂혀있는 것을 보고 ‘뭔 동화책 주인공들을 이렇게 줄줄이 죽이나’ 싶어서 읽기 시작한 책. 주인공 ‘아리’는 이상한 나라의 꿈을 꾸다가 꿈 속에서 동화 속 등장인물이 죽는 사고가 발생하면 어김없이 현실에서도 그에 대응하는 누군가가 비슷한 방식으로 살해당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현실과 이상한 나라를 오가며 연쇄 살인 미스터리를 풀어나가는 것이 주된 내용. 결말 부분의 반전은 나름 참신했지만 전반적인 필력이나 글을 풀어나가는 과정이 그렇게까지 내 취향은 아니다. 츠츠이 야스타카의 파프리카쪽이 내 입맛에는 더 맞는달까. 따라서 나머지 메르헨 시리즈는 굳이 .. 2023. 1. 12.
Happy Together 다 보고 난 뒤 뒷맛이 씁쓸한 이야기들이 있다. 살인의 추억이나 미스트에서나 느낄 수 있을법한, 그냥 단순히 새드 엔딩이 아니라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뭔가 기분이 더럽고 꿀꿀하게 만드는 그런 느낌. 부정적인 감정임에도 불구하고 이야기 자체는 잘 풀어낸 명작이기에 더 그런 기분이 들지도 모르겠다. 고랭순대의 만화들이 대개 그렇다. 해피엔딩이 없는 건 아닌데, 새드엔딩일때 더 몰입력이 있고, 새드엔딩을 넘어 '이건 대체 뭔...'이라는 감상이 터져나오는 전개일때 더 파괴력이 강하다. 귀염귀염한 느낌의 캐릭터들이 주로 나온다는데서 왠지 라쿤 아파트 느낌이 나기도? 이런 류의 영화나 만화 등에 흥미있는 사람이라면 강추. 작가 블로그: https://blog.naver.com/gorangsundae/2215801.. 2023. 1. 6.
위치 오어 비치 마녀와 국토안보부가 피터지게 싸우는 가운데 낀 두 연인의 서바이벌 일대기. 위기에 처한 연인을 구하기 위해 거대 세력과 맞서는 건 흔하디 흔한 이야기지만 '마녀'가 부리는 여러 스킬을 비롯한 세계관과 인물들이 너무나도 매력적이다. 그림체가 좀 투박하다고 느껴질수도 있는데, 첫번째 컷부터 숨쉴틈없이 이어지는 내용을 따라가다보면 별로 단점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작가의 블로그에서 전편 관람이 가능하다. 이 만화가 마음에 들었다면 같은 작가의 음식 지옥 시리즈 역시 추천. 작가 블로그: https://blog.naver.com/wer2006/222516791178 2023. 1. 5.
생선 요리의 과학 생선 요리의 과학 / 나루세 우헤이 지음, 이민연 옮김. 글항아리 (2020) 생선, 패류, 갑각류 등 해산물 약 50종에 대한 여러가지 정보를 담고 있다. 백과사전 느낌이 나면서도 내용을 살펴보면 인문사회적 정보에서부터 개인적인 감상까지 다양하게 포함하고 있는 것이, 마치 해산물에 대한 나무위키를 보는 느낌. 예를 들어 “고등어” 항목을 보더라도 “참고등어와 망치고등어 두 종류가 있다. 섭씨 10~20도의 깨끗한 연해에서 살고 제철은 가을에 산란을 마친 뒤이며, 맛있는 먹이를 잔뜩 먹어 지방질 함량이 높아져 맛이 좋다”라는 식의 생물학적 정보를 제공하는가 하면 “며느리에게 가을고등어를 먹이지 않는다는 말은 맛있는 고등어를 며느리에게 주고싶지 않은 시어머니의 고약한 마음씨와 과식으로 인해 히스타민 중독을.. 2023. 1. 5.
대체역사 판타지 리뷰: 임꺽정은 살아있다 #대체역사 #회귀 #임꺽정 “나리, 내기를 하나 합시다.” “네가 지금 감히 이 염라대왕을 희롱하려 하느냐?” “나는 무식하여 그런가, 암만 생각하여도 내가 일개 도적놈 소리를 들어야 하는지 수긍이 되지 않소. 바라건대 내 한번 더 이승에 가서 날뀌게끔 해주시오. 그리하고서도 범상한 도적으로 끝난다면, 죗값을 곱절로, 아니 거기에 나리를 농락한 죄며 입 함부로 놀린 죄며 곱절로 셈하여 받으리다.” 관군에게 토벌당하고 염라대왕 앞에서 “네깟놈이 무슨 큰 도적이냐!”라는 말에 열받은 나머지 대들다가 자신이 본격적으로 도적의 길로 접어들던 때로 환생한 임꺽정. 다른 회귀물과는 달리 ‘미래를 다 알고있다’는 장점 하나로 다 뒤집어 엎는 먼치킨 이야기는 아니다. 아예 2화에서부터 미래를 알고 있다는 것이 그렇게 .. 2023. 1. 3.
현대판타지 소설 리뷰: 친환경 재벌이 되기로 했다 #현대판타지 #초능력 #쓰레기재활용 #분리수거를잘하자 판타지 소설이라고 현실성 없는 이야기만 줄줄 늘어놓지는 않는다. 오히려 상상으로 만들어낸 부분 외에는 철저히 고증 맞춰가며 현실적으로 묘사해야 독자들이 몰입할 수 있다. 게임 속 괴물들이 포탈을 타고 현실 세계에 나타나는 건 다들 공감을 해도, 주인공이 K2 소총에 7.62미리를 장전하는 건 무수히 많은 군필 독자들이 용납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러니 일반인들은 잘 모르는 업계 이야기를 해야 대충 써도 그럴듯하게 들린다. 그렇다고 사람들의 삶에서 너무 동떨어진 이야기도 바람직하지는 않다. 일단 그런 희귀직종 종사자가 소설을 쓸 확률이 낮다는 건 둘째치고, 기본적으로 자신의 삶과 어느 정도는 연관이 있어야 더 흥미가 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소설의 직.. 2022. 12. 29.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너의 췌장을 먹고싶어 / 스미노 요루 지음, 양윤옥 옮김, 소미미디어 (2017) 제목부터가 뭔가 약간 공포스러운, 하지만 표지는 그와는 정반대로 달달한 느낌이 물씬 풍기는 수상한 소설. 차라리 “너의 심장을 먹고싶어”였다면 로맨틱한 분위기가 어찌어찌 날지도 모르겠는데 하필이면 췌장인 탓에 꽤나 그로테스크한 느낌이 든다. 물론 이 모든 건 작가가 의도한 대로겠지만. 유명한 작가 두 명의 이름과 동명이인인 주인공, 그리고 주인공의 동급생이자 불치의 병에 걸려 일년 정도의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야마우치 사쿠라. 주인공은 우연히 사쿠라가 쓰고 있는 투병일기 비슷한 문서를 보게 되고, 이를 계기로 친해지면서 그녀의 버킷리스트를 달성하는데 함께하게 된다. 사회생활에 뭔가 문제가 있는 주인공이 신체적으로 문제가.. 2022. 12.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