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애니메이션 영화가 어른들도 함께 보는 컨텐츠로 인정받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역시 메인 관람객은 어린이들이다. 그러다보니 영화에서 말하고 싶은 메인 스토리만 풀어내다 보면 지루해지기 십상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상당수의 애니메이션들이 코믹 전담 조연 캐릭터들을 만들어내곤 한다.
'아이스 에이지'에서 주구장창 도토리를 쫓아다니는 다람쥐나, '마다가스카'에서 웃기는 역할을 담당하는 펭귄들, '월E'에서 청소를 담당하는 로봇인 모 등이 여기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의외로 이런 캐릭터들의 인기가 높은지라, 때에 따라서는 조연들이 주연으로 캐스팅되는 후속편도 나온다. 그리고 '슈퍼배드(원제: Despicable me)'에 악당 추종자로 등장하는 미니언들도 자신들의 이름을 건 영화에 주연으로 등장하게 되었다.
원시세포 상태에서부터 더 강하고 더 사악한 대상을 보스로 삼고 따르는 데 충실했던 미니언들. 점점 진화를 거듭해 가면서 모시는 주인도 바뀌는데, 나폴레옹을 따라 러시아 정벌에 나섰다가 혹한을 피해 얼음 동굴로 피신하게 된다. 하지만 보스가 없는 미니언의 삶은 공허하기만 한지라 결국 부족 전체가 깊은 무기력증에 빠지게 되고, 이를 타파하기 위해 스튜어트와 케빈, 밥이 바깥 세상으로 나서서 주인으로 섬길만한 악당을 찾아 헤멘다. 마침 영국에서 열리는 빌런-콘 (세계 악당 축제)에 참여하면서 세계적인 악당이자 최초의 여성 악당, 스칼렛 오버킬을 만나게 되는데...
...라는 게 주요 내용. 스칼렛이 영국 왕의 왕관을 훔쳐오라는 명령을 내리면서 세 미니언들이 겪게 되는 좌충우돌 코메디가 메인이다. 뭐, 나름 재밌고 귀엽기는 한데 아무래도 그게 전부. 전작인 슈퍼배드 씨리즈에서 나름 생각하게 만드는 내용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 반면에 미니언즈에는 그런 게 없는지라 보고 나면 남는 게 없다.
원래는 인사이드 아웃을 보고 싶었지만 두 살 먹은 딸내미에게는 미니언어(語)가 주로 나오는 영화가 아무래도 이해하기 더 쉬울 것 같아서 이걸로 정했다. 그냥 미니언이 너무 귀엽고 좋다~라고 생각된다면 한번 쯤 봐도 후회가 없을 물건.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