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디펜스'를 썼던 유헌화 작가의 소설.
요즘 대세인 '뜬금없이 나타난 게이트에서 몰려나오는 괴물들을 사냥하는' 헌터물에 '과거로 돌아가서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을 바탕으로 승승장구하는' 회귀물의 조합이다.
이렇게 말하면 왠지 흔하디 흔한 먼치킨 소설같지만 실제로는 오히려 제목에 걸맞게 조폭물에 가까운 내용이라는 점이 재미있다.
용병단 돌격대장이었던 주인공이 배신자에 의해 조직이 갈려나가면서 죽어가던 와중에 신비한 아이템 덕에 과거로 돌아오고,
미래를 알고있는 덕에 자신을 뒷통수쳤던 사람들을 역으로 뒷통수 치면서 힘을 기르고 승승장구하는 내용.
어떻게 보면 그야말로 틀에 박힌 줄거리인데, 그 과정에서 보여주는 정치 싸움이나 독특한 캐릭터들의 매력이 굉장한 흡입력을 발휘한다.
작가가 전작에서 보여준 전과가 있는지라 연재 중에는 보는 사람들마다 "언제쯤 등장인물들이 다 죽어나가며 파격적 비극을 연출할 것인가"라고 걱정 반, 기대 반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단점이라면 '센다이 모험자'나 '블랙라군'의 느낌이 군데군데 보인다는 것. 전반부의 헌터 사회 세계관은 작가가 센다이 모험자 시리즈에서 따 온 것을 인정했을 정도인데, 개인적으로는 그보다 후반부의 조폭 느와르 분위기를 잡으면서 블랙라군의 마피아 세력들의 모습과 겹치는 것이 더 신경쓰였다. 북한 인민군의 잔당인 리을령 소좌의 경우엔 보면서 "발랄라이카다, 발랄라이카!"라는 말이 절로 나왔으니.
상대적으로 짧은 길이로 완결이 되는 까닭에 왠지 독립적인 짤막한 에피소드들의 옵니버스 소설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것 역시 단점이라면 단점. 이런 이유로 -전반적인 전개는 전작보다 훨씬 더 부드럽게 진행됨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는 던전 디펜스보다는 한 단계 낮게 평가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과정이 워낙 괜찮게 전개되는지라 읽다보면 넋놓고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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