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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Fiction_소설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

by nitro 2021. 1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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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 / 로버트 뉴턴 팩 지음, 김옥수 옮김. 사계절출판사 (2017)

주인공의 경험을 투영한 자전적 소설인 동시에 성장소설.

미국 개척기 소설을 읽다보면 동화적이고 순박한 기쁨과 냉혹한 현실이 범벅이 되어 뭐라고 형언하기 어려운 감상이 들 때가 많다. 

주인공 로버트는 이웃집 소가 출산하는 것을 돕고 돼지 한 마리를 얻게 된다.

소설 내내 돼지를 애지중지 기르며 미국의 농촌에서 있을 법한 여러 일들을 겪고 성장하는 주인공.

시골 축제에서 돼지가 상을 받으며 즐거워하는 것도 잠시, 곧이어 닥친 겨울동안 사슴을 사냥하지 못해 할 수 없이 돼지를 잡아먹게 된다.

읽다보면 ‘이게 대체 뭔가…’ 싶은데, 마치 요술공주가 트럭에 치여 죽는 전개를 보는 듯한 기분이다. 

하지만 이런 것이 미국 개척시기의 일상. ‘초원의 집’에서도 즐겁고 예쁘게 자라나던 네 자매가 어느 날 갑자기 한 명은 장님이 되고, 한 명은 병에 걸려 죽는 등 그야말로 충격과 공포의 연속이었으니까.

이 소설에서도 아버지도 자신이 병에 걸려 오래 살지 못할 것을 예감하고 이렇게 말한다.

“로버트, 엄마와 이모 둘이서는 할 수 없단다. 봄이 오면 너는 더 이상 어린애가 아니야. 어른이라구, 열세 살짜리 어른. 이곳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네가 책임지고 처리해야 해.”

하지만 단지 열세 살짜리가 어른 취급을 받으며 (현대 기준으로 보면) 아동 학대에 가까운 노동을 하는 게 이 소설의 전부는 아니다. 

그런 환경에서도 소소한 즐거움을 찾을 수 있으며, 책임감을 갖고 일하는 성취감과 자부심을 잘 나타낸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람은 이런 과정을 통해 점점 성장해나가는 것 아닐까.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 #성장소설 #미국소설 #청소년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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