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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Fiction_소설

커피우유와 소보로빵

by nitro 2022.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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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우유와 소보로빵 / 카롤린 필립스 지음, 전은경 옮김. 푸른숲주니어 (2006)

아프리카 난민 출신의 부모 밑에서 자란 이민 가정의 2세 샘. 

축제에 갈 것을 기대하던 아이에게 날아온 것은 청년 극우주의자들이 던진 화염병이었다.

독일 내에 만연한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차별을 어린 아이의 시선에서 바라보고, 교실에서 항상 샘을 괴롭히는 백인 아이 보리스와의 이중 갈등 구조를 통해 인종 차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우리나라는 ‘거의’ 단일민족 국가인데다가 이민자나 외국인 체류자라고 해도 대부분 중국 아니면 동남아시아 출신인지라 피부 색깔로 인한 차별 문제가 그렇게 엄청나게 심각하지는 않다. 어떤 아이가 피부색이 검은 친구에게 “빨리 와, 검둥이 새끼야!”라고 소리지르자 식겁했는데 그 학생이 “뭐래, 좆도 작은 새끼가!”라며 대꾸하는 것을 보고 안심했다는 경험담이 인터넷에 보이는 정도.

하지만 그렇다고 남의 일이라고 손놓고 있기에는 독일에 대대적으로 광부와 간호사를 파견했던 과거와, 조선족 및 동남아시아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들을 대하는 시각, 날로 늘어가는 다문화 가정을 생각하면 더 이상 남의 일만은 아니다.

다만 이 책에서는 문제의 심각성은 분명히 인식시켰지만 그 해결책이 “다함께 손잡고 하하호호” 수준이라는 점에서 현실성이 떨어지는 듯 하다. 어릴 적, 학교폭력에 대한 해결책으로 가해자와 피해자 학생의 손을 끈으로 묶어 강제로 손잡고 다니게 하는 소설을 본 기억이 있는데 그것과 비슷한 느낌이랄까.

아동,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소설이라 이런 결말을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제목에 음식 이름이 들어가면 일단 읽는다’는 이유로 이 책을 읽은, 세파에 찌든 어른 입장에서는 실질적인 해결책이라고 보긴 힘들듯.

참고로 제목의 소보로빵의 원래 이름은 슈트로이젤쿠헨Streuselkuchen.

독일어로 볼 때는 몰랐는데 영어 이름이 빵부스러기 케이크Crumbcake라는 걸 알고 단번에 이해가 되는 제목이었다. 엄밀히 말하면 소보로빵보다는 맘모스빵의 껍데기 부분과 비슷한 빵인데, 검은 피부의 샘이 커피 우유로 상징되고 주근깨 우둘투둘한 보리스의 하얀 피부가 슈트로이젤쿠헨으로 대표된다.

함께 먹으면 맛있다는 점에서 작가의 희망이 반영된 제목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현실성은 글쎄올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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