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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는 하나의 예술이자 권력이오. 내가, 그것이 누구든, 누군가의 권력에 복종하는 일은 있을 수 없소. 당신이 내가 하는 식사를 함께하고 싶다면 그건 대환영이오만, 반대의 경우는 사절이오."
"사람들은 여행에서 돌아와서는 이렇게 말하지. <나이아가라 폭포를 둘러보고 왔어.> 그런 여행을 하려면 나에게는 없는 단순함이 필요하오. 무슨 말인지 알겠소? 그 사람들은 정말로 자기들이 나이아가라 폭포를 만들었다고 믿는다오. (역자 주: 프랑스어 동사 <faire>는 <여행하다>와 <만들다> 두 가지 뜻을 다 가지고 있다)
집주인은 순금으로 된 잔을 가지러 갔고, 부드러운 노른자 크림으로 그것을 채웠다. 사튀르닌은 넋을 잃고 황홀경에 빠져들었다.
"바로크 양식의 금잔에 담긴 불투명한 노른자 크림이 너무 아름다워요!" 그녀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돈 엘레미리오는 처음으로 진정한 호의를 가지고 그녀를 쳐다보았다.
"그걸 느낀단 말이오?"
"어떻게 느끼지 않을 수 있겠어요? 붉은색과 금색, 푸른색과, 금색, 심지어 녹색과 금색도 더없이 아름다운 조합이지만, 고전적이죠. 노란색과 금색은 예술에 잘 안나타나요. 왜 그렇겠어요? 그건 가장 광택이 없는 것에서부터 가장 눈부시게 번쩍이는 것까지 펼쳐진 빛의 색깔 그 자체이기 때문이에요."
그가 숟가락을 내려놓고 더없이 엄숙하게 선언했다.
"아가씨, 나는 당신을 사랑하오."
"평생 사진을 여덟 번밖에 안 찍어 봤다고요? 사진을 여덟장밖에 안 찍으셨어요?"
"셔터를 여덟 번밖에 안 눌러봤소."
"사진 찍는 실력이 형편없는 저도 그보다는 훨씬 더 많이 눌러봤어요."
"당신의 사진 실력이 형편없는 건 아마 그 때문일거요. 당신은 셔터를 누르는 그 동작이 끼치는 영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소. 분야가 무엇이든, 최고의 원동력은 금욕이오.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종이를 단 몇 장만 주시오. 초보 요리사에게는 세 가지 식재료만 제안하시오. 오늘날 모든 분야의 초보자들은 지나치게 많은 재료를 제공받고 있소. 그것은 그들에게 도음이 되지 않소."
샤를 페로의 동화 '푸른 수염'을 모티브로 하는, 아멜리아 노통브의 소설.
원작 동화에서는 푸른 수염의 사내가 아내에게 성의 열쇠를 주면서 다락방만은 절대로 들어가면 안된다고 하고, 궁금증을 못 이긴 아내가 열쇠로 잠긴 문을 열고 들어가보니 푸른 수염의 예전 아내들의 시체가 널려있었다. 놀란 아내가 열쇠를 떨어트리는 바람에 열쇠에 핏자국이 묻고, 이를 알아차린 푸른 수염이 아내를 죽이려 하자 때마침 찾아온 오빠들이 푸른 수염을 죽이고 여동생을 구하는 내용.
이 소설에서는 프랑스 파리 시내의 커다란 저택에 살며 세들어 살 여인을 구하는 에스파냐 귀족의 이야기로 바뀐다. 금지된 비밀을 굳이 파헤치려는 욕망, 여인을 (혹은 아름다움을) 소유하려는 욕망이 서로 뒤엉킨 결과물을 잘 보여주는 소설. 주인공 사튀르닌과 돈 엘레미리오와 나누는 대화는 단 두명이 나누는 대화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로 내 마음에 드는 대사가 많이 나온다.
오래간만에 재미있게 읽은 단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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