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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Nonfiction_비소설

왕의 과자

by nitro 2024. 1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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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과자 / 이시이 무쓰미 지음, 구라하시 레이 그림, 고향옥 옮김. 문학과지성사(2023)

파이에는 '왕의 과자'라는 근사한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
새해 첫 달, 가족이나 소중한 친구들이 모였을 때 먹는 파이지요.
안에는 콩알만 한 도자기 장식품인 페브가 들어 있고,
그것을 뽑는 사람은 왕관을 쓰고 왕이나 여왕이 됩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페브는 주인에게 행복을 가져다 준답니다.
- p.5

작은 도자기 인형인 '밀리'가 블랑 씨의 가게에서 파이 속으로 들어가 아이들에게 뽑히며 행복을 가져다주는 이야기.

일본 그림책 특유의 유럽 풍습에 대한 선망이랄까 판타지가 녹아 있는 동화책이다.

먹음직스러운 갈레트 데 루아 - 왕의 과자가 예쁘게 그려진 그림도 좋지만, 누구나 흔히 짐작할 수 있는 따뜻한 결말 역시 힐링하며 읽기에 좋다.

원래는 콩 한 알을 파이 속에 넣고 당첨되면 그 사람에게 일 년동안 행운을 가져다 준다는 속설이 있는데, 그래서 갈레트 속에 넣는 도자기 인형도 페브(프랑스어로 누에콩)라고 부른다.

이와 비슷한 풍속은 여러 나라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북유럽에서는 쌀 푸딩에 아몬드를 넣고 영국에서는 크리스마스 푸딩에 은화를 넣으며 멕시코에서는 테킬라 안에 애벌레를 넣는다. 형식은 다르지만 모두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무작위로 한 명에게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러한 페브는 단순히 재미를 주는 것 외에도 또 다른 장점이 있으니, 언제 뭐가 나올지 몰라서 조심스럽게 음식을 씹고 천천히 삼키면서 그 맛을 온전히 즐기게 만든다는 사실이다.

인스턴트 식품을 제대로 맛보기도 전에 허겁지겁 삼키는 데 익숙해진 현대인에게 음식의 맛을 음미하는 여유를 갖게 해주는 것만으로도 페브는 행복을 가져다 준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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