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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작곡가 마이어베어는 한 발레리나 겸 가수에게 이렇게 말했다.
"당신의 춤은 가수치고는 결코 서툴지 않습니다. 또 발레리나로서의 당신의 노래 또한 결코 나쁘지 않아요"
지문사냥꾼을 읽고 난 후의 느낌이 딱 이렇다.
"음악가가 쓴 글 치고는 결코 나쁘지 않은, 짤막한 몽상적 이야기들의 모음"
물론 요즘처럼 생각도 안하고 글을 쓰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은 세상에서, 판타지라는 이름을 달고 쏟아져 나오는 불쏘시개 잡타지들에 비하면 훨씬 훌륭하다. 최소한 자신이 절감하는 생각이나 느낌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까.
하지만 뛰어난 작가의 글이라고 보기엔 확실히 한계가 느껴진다. 공감이나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수준이라면 몰라도, 감동과 사색까지 끌어오기엔 모자란다고나 할까.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나무'와 비교하지만, 약간 초점이 빗나간 듯 싶다. 오히려 팀 버튼이 쓴 '굴 소년의 우울한 죽음'이나 셸 실버스타인('어디로 갔을까, 나의 한쪽은',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작가)의 '세상이 온통 미쳐버리면'과 비교할만한 책인듯.
하지만 확실히 글을 통해 이름을 알린 작가들이 쓴 책에 비하면 조금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이적, 또는 패닉의 음악을 좋아하는 나같은 사람이라면, 그 음악적 요소와의 시너지 효과가 부족분을 충분히 채워줄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도서관에서 한번 빌려읽는 정도로 충분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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