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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없는 작품보다 더 용서하기 힘든건 재밌는데 중간에 점점 재미없어지는 작품이고, 그보다 더 용서하기 힘든건 세월아 네월아 질질 끌며 조금씩 출간되는 재밌는 작품이다. 그리고 여기에 대한 증오심은 그 작품의 연재주기가 늦어질 수록, 그리고 그 작품이 재미있을수록 더 커지기 마련이다.
만화계에서는 이런 작품들이 꽤 많다. 도박묵시록 카이지라거나 베르세르크 등등. 심지어 유리가면의 작가인 미우치 스즈에는 '내 손에 신이 들려야 만화를 그릴 수 있다'고 했던가.
그런 의미에서 팬들의 만만치않은 증오를 유발시키는 소설이 바로 스티븐 킹의 '다크 타워'연작이다.
작가도 언급한 바 있지만, 서부 영화와 반지의 제왕을 섞어놓은듯한 이 묘한 분위기는 스티븐 킹의 필력과 더불어 보는 사람을 점점 더 빠져들게 만든다. 숙명을 찾아 길을 떠나는 총잡이. 그리고 그 운명에 섞여 함께 걷게된 세명과 한마리. 글의 양은 약간 부담스럽지만 한 단원씩 끊어읽다보면 어느새 현재까지 번역된 3부까지 다 읽게 된다.
문제는... 다크 타워 연작의 첫 작품인 '총잡이'가 1982년에 출판되었는데 아직도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거. 총 9부작으로 예상한다는 스티븐 킹의 말을 참조하면 아직도 갈 길은 먼 셈이다. 미국에는 7부까지 출판된 상태고, 우리나라엔 번역본으로 3부까지 나왔으니. 아마 다크 타워를 기다리는 사람들이라면 스티븐 킹에게 '다른 소설 쓰지말고 롤랜드가 어떻게 됐는지나 빨리 쓰라고!'라는 불평을 늘어놓을법도 하다.
실제로 이런 불평도 많았고, 심지어 한 사형수가 '무덤까지 갖고갈테니 롤랜드가 어떻게 되는지 알려주세요'라는 편지도 보냈다지만.. 작가 왈, '저도 모릅니다. 머릿속에서 펼쳐지는대로 쓰는거라서요'.
하지만 각 단원의 맺음이 분명하기 때문에 (옴니버스식 까지는 아니더라도 거의 독립된 이야기처럼 읽어도 될 정도다) 차분히 기다리며 하나씩 읽어도 좋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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