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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Fiction_소설

세계 미스테리 걸작선

by nitro 2004. 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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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단편이 좋다.

100점 만점 기준으로 책을 볼때, 만약 그 글이 단편이라면 우선 5점은 주고 시작한다.

(옵니버스식 구성이라면 10점)

화려한 정식 풀코스 요리보다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한끼 식사를 더 좋아하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그런 의미에서 '세계 미스테리 걸작선'과 같은 단편 모음집은 '단편'에 '걸작'들이 모인 책이니 어떤 의미에서는 보증수표만큼이나 확실하다.

개인적으로 추리물은 '머리를 아프게 하지만 않을 정도의 수준. 그러나 말도 안되는 추리는 질색'이라는 심정이기에 단편이 더욱 빛난다고 생각하는 분야.

때문에 유명 작가의 장편은 머리 아파서 싫고, 그렇다고 요즘에 쏟아져 나오는 추리 만화는 너무 말도 안된다는 생각이 들어 맞지 않는다.


즉, 단편 추리물이야말로 가장 좋아하는 장르중에 하나라는 사실.

물론 본격 추리물만 있는 것은 아니기에, 다시 말해 '자, 범인은 누구일까요? 맞춰봅시다'라는 식의 사건만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 책은 다양한 입맛을 충족시킨다는 면에서도 상당한 메리트를 갖고 출발한다.

아가사 크리스티의 '잠수함 설계도'나 체스터튼의 '푸른 십자가'처럼 유명한 작품들도 물론 마음에 들지만, 그보다도 나를 미치게 만드는 건 '금연 주식회사'나 '전문 협박자'와 같은, 그렇게 유명하지는 않음에도 불구하고 더할나위없이 마음에 드는 명작들이다.

(특히 금연 주식회사는 스티븐 킹 원작에, 영화화까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잘 알려져있지 않다. 담배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한번정도 보는 것이 좋을 걸작인데도.)

모든 글이 다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다. 몇줄 읽어보지 않았는데 벌써 재미없는 글들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은 '단편 모음집'. 아무런 고민없이 그냥 책장을 몇 페이지 넘기면 다른 글이 나타난다.

그리고 이렇게 넘기는 글 중에서 마음에 쏙 드는 몇편의 글만 발견되더라도, 이 책을 산 값어치는 충분히 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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