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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tch223

콰이어트 플레이스 소리를 내면 어디선가 달려와 사람들을 잡아먹는 괴물들의 출현.포스트 아포칼립스물이 언제나 그렇듯이 인류는 괴물들을 퇴치하는 데 실패하고, 얼마 안되는 생존자들은 말 그대로 숨죽여가며 삶을 이어간다.대다수의 공포물이 음산한 음악으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비해, 이 영화는 철저한 무음의 세계에서 간혹 들리는 소소한 생활 소음만으로도 공포스러운 환경을 조성한다는 것이 특색있다.위험 상황이 닥쳤을 때 경보음을 낼 수는 없으니 붉은 조명이 경고의 역할을 하는데,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가운데 켜지는 붉은 조명과 그 아래 겁먹은 사람들의 표정이 보여주는 심리 묘사가 압권.시작부터 장난감 하나 잘못 고른 탓에 괴물에게 살해당하는 꼬마아이는 처음부터 '아이는 죽이지 않는다'는 헐리우드 법칙을 깨버리며 관객들이 항.. 2018. 8. 16.
아가씨 기본적인 줄거리는 사기꾼 일당이 돈 많은 부잣집 아가씨를 꼬셔서 재산을 훔쳐내려는 사기극. 후반부의 거듭되는 반전을 포함하더라도 큰 틀은 '인사동 스캔들'이나 '범죄의 재구성' 류의 범죄 스릴러 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그런데 여기에 박찬욱 감독 특유의 야하면서도 뭔가 끈적끈적한 느낌의, 평범하지 않은 육체적 사랑 이야기가 섞이면서 영화 전체의 색깔을 크게 바꿔놓은 느낌. '올드보이'에서 피튀기는 액션 복수극에 근친상간이 섞이면서 묘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것과 비슷하달까. 개인적으로는 재미있게 봤지만, 이런 묘한 분위기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호불호가 많이 갈릴 듯. 2016. 7. 30.
미 비포 유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로맨스 영화. 하지만 단순한 로맨스 영화로 보기엔 안락사 문제가 엮이면서 뭔가 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이기도 하다. 어찌 보면 인도 영화, "청원"과 비슷한 느낌이기도 하고...잘나가던 부잣집 아들이 교통사고를 당해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되고, 간호원으로 고용된 여주인공이 사랑에 빠지면서 닫혀있던 마음을 열게 해준다.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육체적 고통과 자유에 대한 갈망 때문에 안락사를 선택하려는 남자와 그 마음을 돌려보려는 여자의 이야기.엄청난 명작이라고까지는 할 수 없겠지만 로맨스 영화를 좋아한다면 추천.천마디 말보다 더 풍부한 감정을 나타내는 여주인공의 눈썹 때문에 몰입이 좀 방해되는 면도 있다. 어떻게 사람 눈썹의 움직임이 저렇게 다이나믹 할 수 있을까. 2016. 7. 3.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오래간만에 개봉한 스타워즈. 컴퓨터그래픽으로 떡칠한 에피소드 1,2,3이 워낙 욕을 많이 먹어서인지 이번엔 전반적으로 클래식과 비슷한 분위기가 난다. 이게 어찌보면 장점이고, 또 어떻게 보면 단점인데 과거의 스타워즈에 향수를 느끼는 사람들이야 좋아하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스타워즈 클래식의 울궈먹기 버전 아닌가 하는 비판도 피하기 어렵기 때문.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미 클래식에서도 데스스타를 울궈먹었으니 '그냥 스타워즈는 원래 큰 줄기는 비슷해'라고 생각하고 포기하면 편할지도 모르는 노릇이다.제국군이 엔도 전투에서 패배한지도 어언 30년. 하지만 부잣집은 망해도 3년은 먹고살게 있다는 말도 있듯이 전 은하를 지배하던 제국 역시 망해도 30년은 먹고 살 게 있는 모양이다. 제국군 잔당인 '퍼스트 오더'는 공화.. 2016. 1. 13.
한니발 상당히 오랜 기간동안 영화사상 최악의 악당을 차지하던 다스 베이더를 밀어낸 인물이 바로 한니발. 물론 드라마가 아닌, 안소니 홉킨스가 연기한 영화판 한니발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그래도 그 캐릭터가 갖는 매력은 배우의 연기 능력과는 별개로 매력적이다. 고도의 지적 능력, 뛰어난 심리 파악, 예술을 향유하는 고급스러운 취미, 미식가이자 솜씨 좋은 요리사.이러한 긍정적 면모는 연쇄 살인과 식인, 인간 심리를 갖고 노는 잔혹함과 연결되며 한마디로 표현하기 힘든 한니발이라는 인물을 만들어 냈다.수많은 영화의 드라마 리메이크가 진행되는 마당에 이런 매력적인 소재를 내버려 둘 리가 만무한 것도 사실.2013년부터 방영을 시작해서 많은 논란을 남기며 얼마 전 시즌 3를 끝으로 완결되었다.전체적인 드라마 줄거리는 소설 및.. 2015. 12. 23.
스누피: 더 피너츠 무비 감상 후기 어릴 적 가장 좋아했던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꼽으라면 언제나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스누피다. 대사 한 마디 없으면서도 전투기 조종사, 작가, 멋쟁이 조 쿨, 잼보니 운전수, 보이스카웃 대장, 그리고 본업인 조금은 건방진 애완견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하며 자기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하는 그 모습이 매력적이었다고나 할까. 어떤 면에서 보면 여자아이들이 마법소녀 밍키를 좋아하는 이유와 비슷한 맥락이었을지도 모르겠다.하지만 스누피와 우드스탁 외의 캐릭터들에게는 그닥 정감이 가지 않았는데, 워낙 어린 나이였기 때문인지 다양한 캐릭터들이 만들어 내는 나름 복잡한 인간관계와 심리상태를 이해하는게 너무 어렵고 재미없어서였다고 기억한다. 특히 찰리 브라운의 그 소심하고 어리버리한 성격을 보고 있노라.. 2015. 11. 12.
미니언즈: 귀엽고 웃기지만 남는 건 없는 애니메이션 아무리 애니메이션 영화가 어른들도 함께 보는 컨텐츠로 인정받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역시 메인 관람객은 어린이들이다. 그러다보니 영화에서 말하고 싶은 메인 스토리만 풀어내다 보면 지루해지기 십상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상당수의 애니메이션들이 코믹 전담 조연 캐릭터들을 만들어내곤 한다. '아이스 에이지'에서 주구장창 도토리를 쫓아다니는 다람쥐나, '마다가스카'에서 웃기는 역할을 담당하는 펭귄들, '월E'에서 청소를 담당하는 로봇인 모 등이 여기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의외로 이런 캐릭터들의 인기가 높은지라, 때에 따라서는 조연들이 주연으로 캐스팅되는 후속편도 나온다. 그리고 '슈퍼배드(원제: Despicable me)'에 악당 추종자로 등장하는 미니언들도 자신들의 이름을 건 영화에 주연으로 .. 2015. 7. 12.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 정말 오래간만에 후속편이 나온 매드 맥스.1편과 3편은 아예 본 적도 없고, 2편의 내용 중 일부분만 가물가물하게 생각난다. 하지만 그 단편적인 이미지에서도 세기말적 분위기를 엄청 잘 묘사했다는 건 분명히 기억난다.어찌보면 만화, 북두의 권에서 묘사되는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분위기와도 묘하게 겹치는 부분이 많아보이는데 실제론 매드맥스 1편이 70년대 후반에 개봉했고 본격적인 문명 붕괴 이후의 배경인 2편도 81년에 개봉했으니 83년부터 연재한 북두의 권보다 한 발 앞서나간 선구자인 셈.85년에 개봉했던 3편 이후 30년만에 돌아온 매드 맥스는 (비록 멜 깁슨은 없지만) 전작의 흥행요소를 잘 계승하고 있다.암울한 미래와 그로테스크한 분위기의 악당들. 별로 심오한 내용이 있는 건 아니지만 액션에 당위성을 부여.. 2015. 6. 19.
디 에이지 오브 애덜린: The age of Adaline 바쁜 일이 얼추 끝나서 오래간만에 아내와 함께 영화관에 가서 본, 디 에이지 오브 애덜린. 어찌어찌하다가 사고로 인해 늙지 않는 몸을 갖게 된 여인의 이야기다.보통 늙지 않는 캐릭터라고 하면 주변 인물들이 다 세월의 흐름을 타고 있는데 그 물결에서 벗어난 사람의 고독함, 외로움, 소외감 등등을 주제로 삼기가 쉬운데,이 캐릭터는 고작(?) 100년 남짓한 기간을 살아온지라 그런 심정이 절실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물론 영화 내에서는 FBI에 끌려가서 생체실험 당할 뻔 하다가 도망친 후로 10년 단위로 신분을 세탁하며 이리저리 떠돌아 다니는 삶을 묘사하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영화의 포인트는 그게 아닌 듯.깊이있는 철학적 사색보다는 시대를 뛰어넘어 어느 시절 패션에 맞춰놔도 빛을 발하는 애덜린(이라고 쓰고 블.. 2015. 5. 15.
상의원 오래간만에 본 한국 영화. 뭐, 전반적으로 내용이 엄청 재밌다거나 하진 않고, 배우들 연기도 한석규 빼면 뭐 그냥저냥.특히 분위기에 맞지 않는 억지 개그코드나 개연성 부족 등은 마이너스 요소다.하지만 화려한 한복 감상하는 맛에 보는 영화. 의상 제작비만 10억이라던가... 후덜덜.영화 황진이와 마찬가지로 '한국적인 것도 이렇게 멋질 수 있구나'라고 느낄 수 있다. 2015. 1. 16.
엣지 오브 투모로우 학교 안에 있는 영화관에서 상영하길래 낼름 가서 본 엣지 오브 투모로우.미믹이라는 외계 종족이 지구를 공격하고, 인간들은 속수무책으로 밀려나는 상황. 원래 장교였던 빌 케이지(톰 크루즈)는 사병으로 강등당하고 강제로 최전선에서 전투를 하게 된다. 실전 경험이 없는지라 어리버리하다가 결국 외계인과 함께 사망.하지만 그 과정에서 미믹의 체액이 몸 속으로 흘러들고, 갑자기 전투 배치받기 직전으로 시간이 되돌아간다. 그 뒤로도 몇번이나 죽음을 경험하지만 그때마다 똑같은 과거로 돌아가는 주인공. 그러면서 뛰어난 전과로 영웅 취급받는 리타(에밀리 블런트)를 만나게 되고, 미믹의 비밀을 파헤치고 인류를 승리로 이끌기 위해 조금씩 성장해나간다.원래 일본 라이트노벨 원작이라서 그런지 국내 판타지 소설이나 무협 소설이 주.. 2014. 6. 30.
말레피센트 '잠자는 숲속의 미녀 (Sleeping beauty)'의 악역, 말레피센트. 원작에서는 잔치에 초대받지 못해 앙심을 품고 저주를 내리는 쪼잔한 요정 (혹은 마녀)로 나오고,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는 왕자가 저주를 풀지 못하도록 온갖 방해공작을 일삼는 악녀로 승격(?)했다. 그리고 그로부터 반세기가 훨씬 지난 지금, 말레피센트의 숨겨진 뒷이야기가 영화화되며 반전을 보여준다. 고전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공주들이 한결같이 보호받아야 할 존재인 동시에 연약한 모습만을 보여주는 수동적 여성상을 갖고 있었다면 인어공주 (1989) 이후의 여성 캐릭터들은 적극적이며 모험심 강한 모습을 보여준다. 말레피센트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지금까지는 비극적 최후만을 맞이하던 악역의 사정을 보여주고 이를 반전시키면서 철통.. 2014. 5.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