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둘째 돌을 맞이했을 당시 우리 가족이 미국에 살고있던 터라 금반지를 선물받는 대신 여기저기서 축의금을 받았다.
축의금에 여유자금을 보태서 1온스짜리 금화를 구입했는데, 얼마 전에 현금화 하면서 약 30% 정도의 이익을 봤다.
적금 금리 2~3% 시대. 한시적으로 금리 5%짜리 적금, 그것도 30만원 한계짜리 통장 만들기 위해 은행 앞에 몇 시간씩 줄을 서는 시대에 4년 정도 묵혀뒀다가 30% 넘는 수익이면 꽤나 괜찮은 투자였다고 본다.
그런데 현금화 하면서 알게 된 사실이, 우리나라에서 금화는 그닥 좋은 투자 선택지가 아니라는 거.
미국은 워낙 금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불리온 금화가 많이 돌아다니는데 우리나라 들어와서 금은방 몇 군데 기웃거리며 알아보니 금화는 그냥 무게만 재서 금 가격에 그대로 매입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그럴 거면 굳이 제작 단가 더 나가는 금화 구입 할 필요 없이 골드바가 실물자산 투자 목적으로는 더 좋지 않은가 싶다.
그래서 이번에 금화를 현금화 하면서 60만원은 수익금 삼아 통장에 넣어두고 몇 년 전에 금을 샀던 그 금액 그대로 20그램짜리 골드바를 구입했다. 세금 포함 140만원에 구입했는데 주문하고 배송받는 그 며칠 사이에 가격이 4만원 올랐다. 일단 4만원 벌고 시작하는 셈.
골드바 사진을 보면 대부분 디테일을 살려가며 엄청 크게 사진을 찍는데, 그 때문에 모르는 사람이 막상 실물 받아보면 실망하기 십상이다. 보통 한 돈(3.75g)짜리 골드바를 많이 사는데, 그야말로 손톱만한 크기인지라 아무리 봐도 장난감 같아 보이기 때문.
최소 10그램은 넘어야 '금 조각'이라는 생각이 들고, 본격적으로 '금괴'라고 할 수 있는 묵직한 느낌의 1kg짜리 금덩어리는 오늘 기준으로 대략 7천만원 중후반대.
게다가 금을 실물로 살 때는 세금 10%에 기타 비용 포함해서 거의 -15%는 깔고 들어가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세금으로 눈탱이 맞지 않고 금에 투자하기 위해 금 통장(실물을 구입하지 않고 수치상으로만 구입하는 것)이나 금 펀드(금광이나 금 관련 사업에 투자하는 펀드)도 각광받고 있는 듯.
다만 이런 투자의 경우 실제로 손에 금을 쥐는 게 아닌지라 실물자산을 갖고 있다는 실감을 느끼기는 힘들고, 아무래도 금융권을 끼고 하는 간접투자라 은행이 줄도산하는 IMF급 경제위기에는 위태로운 것도 사실.
제일 좋기로는 역시 환금성 강한 골드바를, 괜히 십이지 모양 찍어서 그럴듯한 케이스에 넣고 비싸게 파는 상품 말고 순도와 무게만 제대로 맞춘 걸로 구입해서 몇 년 묵혀두는 게 금 투자의 특성에 가장 적합한 거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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