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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무협&판타지

팔란티어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

by nitro 2012.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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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소설이나 다 선구자격의 기념비적인 작품이 있기 마련이다. 

지금에야 게임판타지라고 하면 '레벨이 올랐습니다'라는 문장 하나를 줄 바꿔가며 몇페이지씩 채워넣거나 자질구레한 각종 스탯 및 장비의 정보를 묘사하는데 귀중한 삼림자원을 낭비하는 소설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그 시작점에 있는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은 확실히 수작이라고 불릴만한 소설이다.

워낙 뛰어난 작품인지라 황금가지에서 밀리언셀러 클럽으로 재발간했는데, 안팔리는 제목으로 유명한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 대신 '팔란티어'라는 제목으로 바꿔 달았다. 뭐, 그건 좋은데 부제가 '게임중독 살인사건'이라니... 아주 대놓고 스포일러. -_-;

아주 실감나는 가상현실게임이 등장하고, 한 프로그래머가 이 게임에 빠지고, 그러면서 이와 관련된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보통 게임판타지는 왜 굳이 게임이라는 소재를 썼는지 모를 정도로 일반 판타지와 구분하기 힘든데, 팔란티어는 현실과 게임 양쪽 세상에서 일어나는 이중의 갈등 구조를 아주 적절하게 배치하면서 그 특성을 백분 활용했다. 게임 내부에서 벌어지는 판타지 세계의 이야기도 재미있고, 이와 얽힌 현실에서의 이야기도 스릴 넘친다. 뭐, 간혹 가다 심리학 관련된 내용이나 테크놀러지 부분에서 구멍이 보이긴 하는데 몰입을 방해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은 아닌듯.

99년도 작품인데다 최첨단 컴퓨터 기술을 소재로 한지라 지금 보면 왠지 시대에 뒤떨어진 느낌도 들지만 그걸 충분히 뛰어넘을만한 통찰력이 곳곳에서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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