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989 판타지 대체역사 소설 리뷰: 대영제국 함장이 되었다 혼블로워나 마스터 앤 커맨더와 같은 나폴레옹 전쟁 시절의 영국 해군 이야기를 꽤나 재미있게 읽은 탓에 제목에 이끌려 읽기 시작한 소설. 하지만 기대와는 약간 다르게 나폴레옹 전쟁 시절이 아니라 1차 대전과 2차 대전의 중간 쯤 되는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원래 역사와는 다르게 미국과 박터지게 전쟁하는 영국. 그리고 거함거포주의의 산물인 전함(Battleship)을 사랑하는 한국인이 트럭에 치여 영국 해군 장교에 빙의된다.역사가 달라진 탓에 정확한 미래 예지는 불가능하지만, 그래도 주요 인물에 대한 정보와 앞으로의 해전이 변화하는 방향에 대한 지식, 그리고 무엇보다도 주인공 보정을 바탕으로 승리를 이끌어 나간다.전함이 바다를 주름잡는 시대의 해전이라면 거의 치킨 게임에 가깝다. 커다란 배에 커다란 함포와 두.. 2020. 12. 24. 동급생 그 아이가 일어섰다. “그라프 폰 호엔펠스, 콘라딘이라고 합니다.” 그가 자기소개를 했다. “1916년 1월 19일 뷔르템베르크의 호엔펠스 성에서 태어났고요.” 그러고는 자기 자리에 앉았다. 왠지 판타지 소설의 잘난 주인공이 할 법한 자기소개. 그의 이름만큼이나 옷차림과 행동거지가 귀족스러운 전학생이 오면서 소설의 열 여섯살 주인공 ‘나-한스 슈바르츠’의 관심은 오로지 콘라딘의 친구가 되는 것에 쏠린다. 서로의 취미를 공유하고 조금씩 친해지며 세상을 다 가진듯한 감격에 휩싸이는 나. 하지만 나치당이 집권하고 급변하는 독일의 상황은 모든 것을 변하게 만든다. 이 책의 서평에 자주 등장하는 ‘조그만 책’이라는 표현은 틀린 말이 아니다. 한 손에도 들어올 법한 조그만 판형도 그렇고, 160페이지라는 길이 역시.. 2020. 12. 22. 판타지 소설 리뷰: 달러구트 꿈 백화점 누구나 꾸는 '꿈'이라는 소재를 바탕으로 풀어낸 환상소설. 요즘엔 워낙 판타지 소설이 인기가 많다보니 세부 장르도 많이 갈라지는데, 이 소설은 약간 동화적인 느낌이 들면서도 한국적인 현실과 맞닿아 있다는게 특징이다. 주인공 페니가 사람들에게 꿈을 파는 '달러구트 꿈 백화점'에 직원으로 채용되면서 여러 꿈 제작자들과 꿈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만나며 벌어지는 소소한 일들을 옴니버스식으로 담아내고 있다.베스트셀러 순위권에서 내려올 생각을 안 하는, 꽤나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보여주는 소설이기도 하다. 하지만 평소에 판타지 소설을 많이 읽는 사람에게라면 그다지 특별한 설정도 아니고, 그렇다고 글 하나하나가 주옥같은 명문도 아니라 좀 애매하다는 게 개인적인 감상. 자신만의 세계(라기보다는 설정)를 만들어낸 건 좋.. 2020. 12. 20. 민음사 세계문학 전집: 변신이야기 - 변신이야기(전2권), 오비디우스 저, 이윤기 옮김, 민음사 (1998) 어떤 도서관을 가더라도 기본적으로 갖추는 자료가 몇 가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민음사의 “세계문학전집”이다. 2020년 기준으로 총 368권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문학 서적들은 어디에 놓더라도 막강한 존재감을 자랑한다. 이 전집을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커다란 나무 한 그루를 통째로 갈아서 종이로 만들어야 이 책들을 다 찍어낼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 하지만 그보다 더 사람을 압도하는 것은 이 수많은 책들이 문학 작품 중에서도 엄선된, 그야말로 인류 지성의 면모를 살피기 위해서는 반드시 읽어야 할 최소한의 편린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문학적 소양을 갖추기 위해 읽어야 할 책이 기다란 책장을 가득 채울 정도로 늘어서 .. 2020. 12. 10. 판타지 소설 리뷰: 시하와 칸타의 장 - 마트 이야기 내가 올리는 소설 평가를 보면 남들에게 공감받기 힘든 가점 요소가 하나 있는데, 바로 “소설의 영향력”이다. 글 자체의 재미나 필력, 감동, 교훈 같은 요소도 물론 중요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 소설이 이후 문학계에 (그리고 사회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도 그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 사회를 바꿀만한 영향력을 가진 작품을 만나기란 쉽지 않은데, 하늘아래 완전히 새로운 것이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할 정도로 수많은 창작물들이 이미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드래곤 라자는 아직도 내 리스트의 (그리고 수많은 판타지 소설 팬들의 리스트의) 상위권을 고수하고 있다. 지금 다시 읽어보면 타자의 후기 작품에 비하면 여러모로 격이 떨어지는 글이고, 요즘 쏟아져나오는 여타 소설.. 2020. 12. 9. 현대판타지 소설 리뷰: 마이, 마이 라이프! 현대판타지라고 하면 비트코인, 좀 더 과거로 간다고 해도 IMF를 중심으로 종잣돈을 마련하는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하지만 간혹 6~7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회귀물도 등장하고 또 그 중 몇몇은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는 모습도 보인다.젊은 세대에게는 마치 역사 교과서 속의 한 장면을 실감나게 보는 듯한 경험을, (구매력이 있는) 나이 든 세대에게는 추억을 되새길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일까.이 소설, "마이, 마이 라이프" 역시 1964년에 스물한살의 젊을 적으로 회귀한 한 노인의 이야기.부산의 한 의류공장에서 시작해서 박정희 군사정권 시절을 배경으로 성공을 일궈나가는 주인공 성재의 파란만장한 성공담이 이어진다.일단 줄거리만 놓고 본다면 여타 현대판타지에 비해 상당히 소소하게(?) 진행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2020. 12. 7. 판타지 소설 리뷰: 나혼자 자동사냥 똑같은 주제와 소재를 가지고 이야기를 만들어 내더라도, 작가의 실력에 따라 그 결과물의 수준은 천차만별로 갈린다. 줄거리만 놓고 보자면 별로 특이할 것도 없는 이야기인데도 매 회차마다 대리만족을 느끼거나, 다음 화가 궁금해지는 이유 역시 이 때문이다.어느날 갑자기 게이트가 열리고, 몬스터들이 쏟아져 나오고.그리고 주인공의 눈 앞에 나타난 버튼을 누르니 몸이 제멋대로 움직이며 몬스터를 잡아버린다.무조건 초인적인 힘을 주는 것은 아니고, 현재 육체가 낼 수 있는 최대한의 힘과 속도를 끌어내어 적의 약점을 공략하는 식.주인공이 지속적으로 수련하고 사냥하며 점점 강해지고, 잘난 주인공답게 이래저래 사이다 상황도 많이 발생하고가끔은 힘겨운 일도 있지만 다 이겨내고 세상을 구하는 해피엔딩.다만 중간에 무너져버리는 .. 2020. 12. 5. 판타지 소설 리뷰: 피도 눈물도 없는 용사 판타지 세계관을 배경으로 하는 가상현실 게임에서 1위를 달리던 주인공, 한제우. 하지만 게임의 난이도는 극악무도해서 내노라하는 영웅 캐릭터로 플레이해도 엔딩을 본 사람이 없을 정도. 게다가 제작사에서는 한 술 더 떠 영웅으로도 깨지 못하는 이 게임의 특별 이벤트라며 일반인 플레이를 시작한 마당. 세계 랭킹 3위가 소똥 밟고 넘어져 죽는 바람에 놀림받는 상황에서 어떻게든 게임의 해피 엔딩을 보기 위해 온갖 계획을 다 짜놓고 접속하고, 슈판다우 깡촌의 발러(풀 베는 사람)로 새로운 플레이를 시작한다. 농노 비슷한 농부에서 시작해서, 각종 이벤트를 꿰고 있는 덕에 늪지의 마녀를 해치우고, 괴물사냥꾼의 가르침을 받아 용병으로 전쟁에 참여해서 여러 업적을 달성하며 영웅 캐릭터들과 친분을 쌓고 점점 성장해서 여러 .. 2020. 12. 1. 판타지 소설 리뷰: 전직 사기꾼의 신앙생활 어느 날 리온에게 갑자기 보이기 시작한 시스템 메세지. 미션을 해결하며 권력을 갖게 된 건 좋은데, 갖고 있는 재능이 "설득력"이다보니 남을 설득하고 사기치는 식으로 주어진 과제를 해결하게 된다.그 결과 도달한 곳은 모든 일을 뒤에서 조종하는 흑막. 그야말로 어둠 속의 비선실세랄까.하지만 본신의 힘이 없다보니 결국엔 자신이 키워주던 대륙의 영웅 네 명에게 뒷통수를 맞고 사형을 선고받는다.다행히 어찌저찌 회귀하고, '이번에는 지난 생과 같은 전철을 밟지 않으리라' 다짐하며 사제로서의 삶을 시작하는데...도입부 컨셉은 재미있을 것 같았는데 무료 연재 분량 끝날무렵부터는 흥미가 뚝 떨어진다.왜 그런가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설득력' 스킬로 사기치며 성공하는 주인공인데도 정작 머리 써서 사람들 속여넘기는 전개가.. 2020. 11. 17. 무협 소설 리뷰: 중원 싹쓸이 비따비, 신의 노래로 유명한 산경 작가의 무협 소설. 씨디어스라는 필명을 쓰다가 비따비가 대박을 치고, 작가 이름값을 빼고 순수한 자기 실력으로 다시 성공할 수 있을지 본다며 산경이라는 필명으로 연재한 신의 노래가 또 대박을 친, 여러모로 비범한 작가다.그러다 헌터물도 한 번 시도해 보더니 '이건 아니다' 싶었는지 일찌감치 손 털고 나와서 쓴 작품이 무협.글쓰기에 재능이 있는 사람이라면 어떤 장르를 가져와도 일정 수준 이상의 작품은 나온다는 산 증인 아닌가 싶다.평범한 회사원이 모종의 이유로 중원 무림계로 소환되고, 허름한 반점의 점소이부터 시작해서 현대의 지식을 살려가며 점점 성공해나가는 이야기.그런데 현대의 지식이라는 게 흔히 등장하는 화약, 비누, 증기기관 이런 게 아니라 경영효율성 증대, 물류 시.. 2020. 11. 16. 무협소설 리뷰: 사파강호 정파, 진천문의 책사로 일하던 고아 출신의 주인공 목우진. 하지만 연인은 문주의 아들에게 겁탈당하고, 자신의 계략을 짜내 멸문시킨 사파 오산방은 알고보니 자신의 가족들이었다.울분에 휩싸여 동귀어진을 감행하고 눈을 떠보니 어느 새 어린 아기였던 시절로 회귀.그리고 이어지는 뻔한 이야기. 미래의 지식을 바탕으로 본인의 무공을 갈고 닦으며 각종 사업을 주도해서 사파라는 한계를 뛰어넘는다.두 동생을 각각 오산방 방주와 무공 최고수로 키우려는 계획을 짜는 걸로 봐서는 주인공이 무공이나 세력면에서 살짝 어설픈 위치를 유지하면서 본인의 미래 지식 + 말빨 + 무공으로 이래저래 각종 문제를 해결하게 될 듯.무력 일변도가 아니라 흐름을 읽는 사업을 통해 힘을 키운다는 점에서는 환생표사와 약간 비슷한 느낌도 들고...총평.. 2020. 11. 15. 판타지 소설 리뷰: 만렙잡캐 갑자기 플레이하던 게임 속 세상으로 떨어져버린 주인공. 게임에 대한 지식은 어느 정도 있지만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해야 하는 마당에 생존에 필요한 스킬을 우선적으로 찍다 보니 의도치 않게 잡캐가 되어버렸다.북구 신화를 기반으로 하는 전사 캐릭터의 몸으로 거지같은 판타지 세계에서 이리저리 구르며 살아가는 이야기.제법 세세한 세계관 묘사라거나 굉장히 현실적인 (이라고 쓰고 주인공을 고생시키는) 이야기 전개가 매력적이라 읽기 시작한 소설.뒷통수 치는 모험가 동료들, 여관에서 잠이라도 잘라치면 물어뜯는 짜증나는 벌레들, 힘을 빌려줄 때마다 까탈스러운 북구의 신들, 시스템이 던져주는 퀘스트를 수행하자니 죽을 것 같고 그렇다고 퀘스트를 무시하자니 점점 급변하는 (난이도가 올라가는) 세상에서 도태되어 말라 죽을 것 같.. 2020. 11. 7. 이전 1 ··· 24 25 26 27 28 29 30 ··· 8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