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Read/무협&판타지355

대체역사 판타지 소설 리뷰: 유황숙네 천재 아들 나이가 좀 있는 사람이라면 옛날 오락실의 “천지를 먹다 2: 적벽대전”을 기억할지도 모르겠다. 촉나라의 오호대장군 중 한 명을 골라 적들을 물리치며 나아가는 횡스크롤 액션 게임으로, 조자룡의 승룡권이나 위연의 썸머솔트킥이 인상적이다. 개인적으로는 황충을 선호하곤 했는데, 멀리 떨어져서 안전하게 화살로 적을 잡는다는게 어린 마음에 왠지 끌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삼국지에서는 활을 주무기로 삼는 장수를 찾기란 쉽지 않다. 남자끼리 칼날을 맞대어야만 느낄 수 있는 열혈스러움 때문인지 황충을 제외하면 무력 원탑을 찍는 여포의 활솜씨 정도가 언급될 뿐이다. 하긴, 먼 미래의 로봇 병기들도 칼을 휘두르는 판국이니 어찌 보면 당연하다. 이놈저놈 할 것 없이 원거리 병기로 죄다 죽여버리면 무슨 재미가 있겠나. .... 2021. 9. 11.
현대판타지 소설 리뷰: 환상의 화원 권력자들의 입맛에 맞는 그림을 그리며 변화를 거부하고 다른 거장들을 비난했던 화가, 피에르 울리엘. 노년에 들어서 시력을 잃고 나서야 진정한 명작을 남기고, 이 그림을 본 대한민국의 중견재벌집 아들 화원이 자신의 전생이 피에르 울리엘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뛰어난 그림 실력, 유창한 외국어 실력, 전생에 세력가의 비위를 맞추며 단련된 눈치 등을 바탕으로 재벌가의 사교계에서 입지를 다지는 한편 해외의 크러스티를 비롯한 거물들과도 인맥을 쌓는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전생에서 도달하지 못했던 진정한 예술가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그런 내용. 전체적인 흐름은 좋게 말하면 트렌디한 거고 나쁘게 말하면 뻔한 내용. 환생 + 재능 + 재벌 = 먼치킨의 삶이 쉽게 예상된다. 하지만 결말이 훤히 보이는데도 그 과정이.. 2021. 9. 7.
판타지 소설 리뷰: 변방의 외노자 리뷰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보람을 느끼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하나는 내 추천글 덕에 재미있는 소설을 읽을 수 있었다는 감상이 올라올 때. 그리고 다른 하나는 다른 사람들이 댓글로 추천한 소설을 읽었는데 완전 취향에 맞는 숨은 명작이었을 때. 변방의 외노자 역시 제목만 보고 걸렀다가 추천 댓글이 여러번 올라와서 보기 시작했는데 "이걸 못봤으면 인생 손해볼 뻔 했어!"를 외치며 읽었다. 엘프와 오크, 드래곤이 나오지만 외계인과 우주선도 등장하고, 그렇다고 퓨전 판타지라고 하기엔 그 둘의 특징적 요소는 별로 없고 자기 이야기 풀어나가며 판타지와 SF의 소재를 약간 가져온 수준인지라 구분이 살짝 애매하다. UN이 결성되자 '드디어 행성을 대표하는 국제기구가 생겼다'며 접촉해온 '범차원 지성체 재배치 위원회'. .. 2021. 9. 5.
대체역사 판타지 소설 리뷰: 패업삼국지 사휘전 삼국지라는 소설은 워낙 많이 읽히고, 세계관(?) 역시 각종 미디어믹스를 통해 굳건하게 다져진 덕에 이래저래 웹소설 쓰기에도 좋은 배경이다. 대체역사 소설이라는 장르는 나름 공부를 하지 않으면 역사덕후들에게 가루가 되도록 까이기 때문에 어지간히 망작만 아니면 평타는 친다는 것 역시 장점이다. 엄청나게 재미있는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이미 캐릭터가 확고하게 굳어진 장기말(유비,조조,손권을 비롯한 각종 장수와 책사들)을 어지간히 잘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그냥저냥 완결까지는 따라가는 소설이 나온달까. 신유 작가 역시 삼국지 소설을 몇 편 완결까지 낸 작가인지라 중간에 연중이 되지는 않을거라는 생각에 따라가는 중. 초반에는 나름 독특하고 역사를 꼬아버리는 재미가 있는데, 중후반 넘어가면서 틀에박힌듯 똑같은 전개가.. 2021. 8. 29.
현대판타지 소설 리뷰: 악당, 지옥에 떨어지다 #현대판타지 #악당주인공 #지옥에서성공하기 예전에 심슨 가족 애니메이션을 보던 중에 바트 심슨이 지옥에 떨어진 에피소드를 본 적이 있다. 스프링필드 초등학교에서는 말썽꾸러기에 낙제생이던 바트가 지옥 학교에서는 창의적인 고문 방법을 개발해내며 수석 졸업생의 영예를 차지하는 이야기. 확실히 지옥은 현세의 죄인들이 그 죗값을 치룬다는 성격이 강하지만, 제정신이 아닌 인간 말종 중에는 오히려 지옥을 즐기며 악마들보다 더한 효율을 뽑아내는 사람들도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특히 요즘처럼 “사탄이 일자리를 잃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비인간적인 언행이 넘쳐나는 사회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이 소설의 주인공, 정 사장은 쪽방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임대해주거나 고리대금을 빌려주며 기초수급 생활비를 뜯어먹는 악덕 사업가... 2021. 8. 24.
판타지 소설 리뷰: 여우 키우는 S급 능력자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에 개나 고양이가 등장하면 조회수가 폭발한다. 그러다보니 이제는 웹소설에도 이세계 여우를 펫으로 키우는 이야기가 등장한건가 싶기도 하다. 물론 그 동안 다양한 이계 동물과 몬스터들을 펫으로 키우는 소설은 많았지만, 펫과의 관계가 소설의 핵심인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았으니까. 이 소설의 주인공, 서진은 동물은 엄청 좋아하는데도 알러지 때문에 키우질 못하고 랜선집사로만 만족해야 하는 상황. 우연히 다친 여우를 발견하고 치료해 주었는데, 신기하게도 알러지 반응이 생기지 않아 “마참내!”를 외치며 키우기 시작한다. “요놈 시끼! 요놈 시끼! 누가 이렇게 이쁘래! 응!?” “아하하하! 아빠 간지러!” “누가 잡아가면 어쩌려고 이렇게 이쁘래~!” “아하하, 냐하하하!” 성장한 리디의 귀여움에 정.. 2021. 8. 22.
현대판타지 소설 리뷰: 재벌로 잠들고 노숙자로 눈떴다 돈을 아무리 많이 벌고 레벨을 올리고 내공을 키워도 그 근본이 되는 인간이 변하지 않는다면 이야기는 평면적으로 진행될수밖에 없다. 물론 주인공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며 잠시동안 즐거울 수는 있지만 뭔가를 배우고 감동을 받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소설의 주인공이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기어올라가며 인간적으로 성장하거나, 아니면 아예 타락해버리는 꼴이 나더라도 뭔가 내면의 변화를 보여준다면 글의 퀄리티와는 별개로 별점 반개는 추가로 줄 정도다. 이 소설 역시 아직 연재 초반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의미에서 꽤나 기대를 갖고 보는 중이다. 주인공 여준태는 악랄한 기업 사냥꾼. 그동안 적대적 인수합병과 각종 음모를 통해 망하게 만든 기업과 그에 얽혀 불행해진 사람들이 수없이 많다. 결국 천벌을 받은 .. 2021. 8. 20.
현대 판타지 소설 후기: 영업 천재가 되었다 회귀해서 인생 2회차를 사는 주인공의 이야기는 이미 올랐던 산을 다시 올라가는 이야기와 비슷하다. 다음 구간의 길이와 경사는 얼마나 되는지, 어디에 쉼터가 있고 어디에 자갈길이 있는지, 전체적으로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고 얼마나 힘이 드는지를 다 알고 있는 느낌이랄까. 그렇기 때문에 끊임없이 남은 거리를 재고 머리를 굴려가며 에너지를 소모해야 하는 (참고로 두뇌는 같은 무게의 근육이 소비하는 것보다 열 배 많은 에너지를 사용한다) 초행길보다 두 번째 올라가는 길이 훨씬 더 쉽게 느껴지는 것이다. 하지만 소설을 읽는 독자의 입장에서는 목적지에 얼마나 빨리, 얼마나 쉽게 도달했는지는 큰 관심사가 아니다. 비트코인이나 선물옵션으로 돈벼락을 맞고 졸부 행세하는 이야기가 쉽게 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주인공.. 2021. 8. 10.
퓨전 판타지 소설 리뷰: 안 늙는 헌터가 너무 강함 헌터 김봉팔. 특수 능력: 장생. 한마디로 오래 산다. 늙지도 않고. "남들은 이따만한 불덩이 쏴대고 그러는데, 장생? 그냥 안 늙고 오래 사는 거? 니미 좆같은 세상이네, 씨발!" 몬스터를 사냥해서 번 돈이 많건만, 남들에겐 죽을때까지 펑펑 써도 될 돈이지만, 김봉팔은 (다른 의미로) 언제 죽을지 모르는 인생이기에 최소 몇백년은 놀고 먹을 재산을 모으려고 노력한다. 남들 다 늙어서 은퇴하는 동안에도 열심히 칼질을 하다보니 어느새 등급도 올라 A급 헌터. 그리고 갑자기 10억달러 복권에 당첨된다. -_-; 돈을 펑펑 쓰며 즐기던 김봉팔은 부하이자 의동생이었던 강준의 장례식장에서 조카라고 부르며 귀여워하던 하연을 만나고, 헌터가 되겠다는 그녀의 말에 '칼질 좀 할때까지만 봐주자'라는 생각을 한다. 5년이 .. 2021. 8. 4.
현대판타지 소설 리뷰: 참모총장이 되어보기로 했다 수천 번의 회귀를 겪으며 어지간한 인생은 다 살아본 주인공, 강민. 재벌, 대통령 등 흔한 설정은 이제 지겨워서 안 한다는 그의 독백은 마치 비트코인으로 한탕 해먹는 게 요즘 대세인 웹소설계의 트렌드를 따라가지 않겠다는 작가의 다짐처럼 들린다. 그리고 그가 이번 생에 목표로 삼은 것은 참모총장이 되는 것. 군인이 되어 전쟁에서 연전연승하는 회귀자 소설은 많지만 그 배경이 현대인 것은 찾기 힘들다. 한국의 현 실정은 북한과 기싸움만 할 뿐, 진짜 전쟁이 터지지는 않는 상황이니까. 하지만 그렇기에 선배들로 꽉꽉 막힌 인맥과 부조리의 군인 승진 루트를 어떻게 타는지가 오히려 볼 거리가 된다. 미래에 터질 사건들을 예견하고, 수천번 회귀로 인해 알게 된 지식들을 조금씩 풀어가며 승진을 거듭하는데 소름끼치게 현실.. 2021. 7. 29.
현대판타지 소설 리뷰: 회귀한 재무이사의 355ml 대기업의 재무이사 천강률. 회장의 딸과 결혼했지만 사실 그녀는 이미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고, 망나니 회장 아들은 제품 만들어 돈 버는 본업에는 관심없고 선물옵션으로 한 탕 하려다 역대급 손실을 입는다. 유일하게 자신을 아끼고 믿어주었던 회장님의 장례식이 끝나고, 자신에게 맡긴 비자금을 이용해 회사를 살려내려고 하지만 그 돈을 찾기도 전에 열쇠를 빼앗기고 살인청부업자의 손에 목숨을 잃는다. 그리고 당연히 회귀. 2000년, 신입사원 교육을 받던 당시로 회귀한 주인공은 회장에게 은혜를 갚고 성공을 거머쥐기 위한 행보를 시작한다. 재무이사까지 올랐던 입장이니 회사의 내부 사정에도 훤하고, 주요 인물들의 성격이나 장래도 꿰고 있으며, 음료 회사에서 써먹을 수 있는 장래의 히트작도 머릿속에 가득하다. 심지어 몇몇.. 2021. 7. 20.
판타지 소설 리뷰: 다크 판타지 속 성기사 흔히들 성기사라고 하면 신성력을 바탕으로 데미지도 좀 박고, 탱커 역할도 하는 그런 느낌이지만 이 소설의 배경은 흔한 판타지 세상보다는 악마가 실존하는 중세 유럽의 느낌이 강하다. 성기사임에도 불구하고 이 세상이 게임이라는 것을 알기에 무신론자인 주인공, 사람 불태우기를 주저하지 않는 광신도 이단심문관 스승, 부패한 고위 성직자들이 한데 뭉쳐 환장의 콜라보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성녀와 썸타면서 분위기가 부드러워지는가 싶더니 뜬금없이 구미호가 등장하면서 ‘다크’한 느낌이 확 줄어들며 그냥 좀 암울한 느낌의 판타지 소설이 된 거 같아 하차. 역시 다크 판타지라면 주인공이 약하거나 좀 심하게 뭔가가 결여되어있거나 배경이 아주 절망적이거나 해야 제맛인데, 적이라고 등장하는 것들을 큰 어려움 없이 반토막 내는데다.. 2021. 7.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