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무협&판타지355 현대판타지 웹소설 리뷰: 덕후들의 전성시대 현대물로 유명한 서인하 작가의 소설. 스위스 시계 딜러, 와인 유통사 사장, 카지노 딜러 등 우리에게 친숙한듯 익숙하지 않은 직업군을 쏙쏙 골라가면서도 마치 실제로 겪은 것마냥 해박한 업계 지식과, 주인공이 그 동네(?)에서 성공하며 느끼는 카타르시스를 잘 표현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있다. 이번 작품 역시 웹소설 작가도 아니고, 웹소설 매니지먼트 대표가 되는 주인공의 성공담. 웹소설 작가인 친구 따라서 어찌저찌 하다보니 우여곡절 끝에 작가들 관리하는 매니저가 되고, 결국 업체 사장이 되면서 요즘 급격히 성장하는 웹소설판을 점령하기 위해 인간관계를 맺고, 또 뒷통수치는 인간들 응징하며 성공하는 이야기. 전체적인 글의 흐름이나 필력은 전작과 다를 것이 없는데, 긴장감이 없다! 업계 최전선에서 직접 구르는 웹.. 2022. 8. 10. 판타지 소설 리뷰: 크루세이더 알브레히트 연대기와 불꽃의 기사를 잇는 세 번째 이야기. 그래도 동시대의 인물들이 등장했던 두 전작에 비해 이번 이야기는 수백년을 훌쩍 뛰어넘어 시작된다. 수많은 사람을 학살하고 그 죄업을 갚기 위해 또 다른 살업을 저질러야하는 십자군 기사(크루세이더) 게르하르트의 모험 이야기. 하지만 단순히 모험이라는 단어가 주는 즐겁고 신나는 느낌과는 거리가 먼 고행길이다. 알브레히트처럼 엄청난 괴력을 발휘하며 적들을 참살하는 건 비슷하지만 이미 인생 밑바닥을 경험한 탓인지 꽤나 염세적이고 허무주의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다만 역대 주인공들이 기본적으로 갖고 있던 기사로서의 명예에 대한 자부심은 공유하는 듯. 종자를 받아들이며 하는 말이 그의 기사도를 잘 보여준다. "잘 들어라. 기사는 목숨보다 명예와 자존심을 우선해.. 2022. 7. 13. 대체역사 판타지 소설 리뷰: 역사 속 무기상이 되었다 개인적으로 명작 영화 목록을 만든다면 ‘로드 오브 워’가 빠지지 않는다.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니 의문을 표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비정한 국제 정세와 암흑무기상의 현실을 실감나게 그려냈기에 그 어떤 전쟁영화보다도 재미있게 본 기억이 있다. 무기상. 생명을 빼앗는 도구를 팔아 돈을 버는 사람. 마약 밀매와 함께 세상의 어두운 부분을 구축하는 커다란 기둥이다. 하지만 다른 범죄조직과는 차별되는 부분이 있으니, 전쟁은 왕들의 거래(War is the trade of kings)라는 말처럼 거대한 세력들의 충돌로 발생하는 부스러기를 먹고 산다는 점이다. 자신이 게임의 주체가 되지는 못하지만, 누구보다 국제 정세에 발빠르게 대응하며 힘의 균형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무기상의 이야기는 폭력적인 동시에 정치적이다. 이 .. 2022. 7. 9. 현대판타지 소설 리뷰: 러스트 전작, 더스트(Dust)를 재미있게 봤기에 이번에도 따라가는 글라딘 작가의 러스트. '녹슨다'는 제목이 잘 어울린다는 감상이 들 정도로 점점 무너져가는 현대 문명을 잘 그려낸다. 주인공 마루는 어지간히 잘 살던 집이 하루 아침에 풍비박산 나며 정육업체에서 일을 시작한다. 고되지만 점점 칼질에 맛(?)이 들려가던 차, 일본으로 파견 나갔다가 자신이 일하던 축산회사가 실제로는 마약을 유통하는 범죄 조직임을 알게 되면서 생명의 위협을 받게 된다. 그대로 죽어줄수는 없으니 마주치는 조폭들을 조/폭으로 썰어버리고, 그러다 보니 점점 상급자가 등장하며 가족들을 인질삼아 위협도 받는다. 초반에는 이렇게 소소한(?) 규모의, 하지만 눈을 뗄 수 없는 액션 활극을 찍는다 싶었는데... 일본에 대지진이 터지고 북한 출신 .. 2022. 6. 9. 무협소설 리뷰: 21세기 반로환동전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무협소설 속의 주인공들은 흔히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의연한 인물들로 묘사되곤 하지만, 나이를 먹으면 먹어갈수록 피할 수 없는 노화와 죽음의 무게에 짓눌리는 것이 일반적인 사고방식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 허풍개 역시 마찬가지다. 플라스틱 비비탄 쪼가리로도 고수들을 점혈할 수 있는 고수이면서도 온종일 수련에 매진한다. “그놈의 수련, 뭐 그리 열심히 하십니까? 이미 고수 중의 고수시라고 들었는데요.” “죽기 싫어서.” “죽기 싫다뇨?” “이대론 늙어 죽잖나. 그게 싫어서 수행하는 거야.” 신선이 되어 불로영생하는 것이 목표인 허풍개. 덕을 많이 쌓은 도사가 할 소리는 아니라지만, 그에게는 그런 착한 일을 하는 것조차 오래 살기 위한 방편에 불과하다. 일제강.. 2022. 5. 31. 대체역사 판타지 소설 리뷰: 동방의 라스푸틴 #대체역사 #제정러시아 #회귀물 #황녀'들'과 썸도 탑니다 1906년 제정 러시아로 회귀한 주인공. 갖고 있는 것이라곤 책 몇 권과 선물로 구입한 타로 카드 한 벌 뿐. 어설픈 점쟁이로 시작해서 어설픈 의사 노릇을 하다가 라스푸틴의 자리를 꿰어차고 러시아 제국 황실의 권력자로 자리잡는다. 그 후론 무기도 개발하고, 미래 지식을 기반으로 전쟁에서 승리하고, 공산혁명 세력도 때려잡는 일반적인(?) 회귀자 성공루트를 탄다. 다만 다른 평범한 회귀 성공담에 비해 특색있는 것이 두 가지 있는데, 하나는 제정 러시아라는 배경이 그렇게 많이 다루어지지 않은 탓에 이미 1~2차대전 대체역사물을 많이 본 사람이라도 다른 진영으로 바꿔가며 게임하는 듯한 신선함은 느낄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다른 하나는 할렘 루트나 연애 .. 2022. 5. 6. 현대판타지 소설 리뷰: 코리안 네트워크 요즘 들어 웹소설 전성시대가 찾아왔지만, 그 역사를 따지고 보면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제강점기 때, 신문에 연재되던 이광수의 ‘무정’이 웹소설의 조상격이라고 할 수 있으니까. 당시 무정을 연재중이던 매일신보는 하루라도 소설이 휴재하면 독자들이 우우 몰려와 “우리가 소설을 보려고 신문을 샀지, 기사를 보려고 신문을 산 줄 아느냐”며 항의를 했을 정도였다니 요즘 인기 웹소설 휴재소식에 댓글란이 불타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 신문소설이나 웹소설이나 짧은 조각글을 매일 연재하며 독자들의 관심과 호응을 이끌어낸다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그 배경과 소재는 당연히 시대의 흐름에 맞춰 달라졌다. 그리고 그 과정 - 신문물을 깨우친 학생들의 연애담과 게임 속으로 소환된 몬스터 헌터의 모험담 사이 어디쯤에 활극.. 2022. 3. 22. 현대판타지 소설 리뷰: 마늘밭에서 900억을 캔 사나이 제목만 들어보면 어쩌다 눈먼 돈을 주워서 플렉스하며 벼락부자의 삶을 누리는 흔하디 흔한 현대판타지 소설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실제로 주인공이 죽은 친구의 장례식장에 갔다가 우연히 얻게 된 지도를 따라가다보니 밭에서 900억원을 캐냈다는 데서 일확천금이 맞기는 하다. 하지만 돈을 펑펑쓴다? 천만의 말씀. 조금만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인데, 900억이라는 돈이 하루아침에 생기는 것보다 더 힘든게 그 돈을 소화시키는 일이다. 우연히 미국 복권 샀던게 1등 당첨되면 조 단위의 돈을 손에 쥘 수 있는 가능성이라도 있지만, 출처가 불분명한 900억원을 정부 당국의 눈을 피해 마구 쓰는 건 불가능하니까. 그래서 주인공은 집에 돈읗 쌓아두고도 어떻게 이 막대한 거금을 세탁해야 할지 머리를 굴린다. 그 와중에 돈의 원래 .. 2022. 2. 27. 대체역사 판타지 소설 리뷰: 전생 첫날 수도를 버리다 임진왜란으로 인해 한양을 떠나 피난길에 오른 광해군...의 몸에 빙의한 역사학자. 이미 알고 있는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임진왜란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인재를 발굴하고, 더 나아가 앞으로 닥칠 정유재란과 병자호란이라는 큰 파도를 넘기 위해 노력한다. 미래의 지식으로 신기술을 척척 뽑아낸다기보다 조선시대에도 될만한 수준의 물건을 대략적인 개념을 장인들에게 알려주는 방식으로 만들어낸다. 그 와중에도 역사가 틀어짐으로 인해 발생하는 변화도 나름 충실하게 언급하는 중. 예를 들어 광해군 덕에 백성들의 피해가 줄어드는 바람에 먹을 입이 많아져 구휼미가 부족해진다던지. 아직 초반부라 재미는 있는데, 문제는 똑같은 패턴이 계속 반복되면 금방 지루해진다는 거. 미래의 지식을 기반으로 인물이나 사건에 대해 예측한다 - .. 2022. 2. 17. 판타지 소설 리뷰: 암흑가를 손에 넣는 법 대한민국에서 회사원으로 살던 주인공이 과로사로 쓰러지더니 이세계에서 환생한다. 태어나자마자 보육원 앞에 버려지고, 열살이 되자 강제로 쫓겨난다. 뒷골목 생활에서 그나마 희망을 갖게 된 건, 다른 사람의 초월적 재능 - 기프트를 알아보는 능력을 각성했다는 것. 엄청난 전투 잠재력을 지닌 소녀를 구해주거나 희귀한 치유 기프트를 지닌 아이에게 은혜를 입히며 점차 세력을 넓혀간다. 단순히 자기 세력을 넓히고 돈 버는 이야기였다면 흔하디 흔한 영지물이나 껍데기만 정통판타지인 현대판타지물이 되었을텐데 그렇게 살아남는 방법이 암흑가의 보스가 되는 길이라 흥미롭다. 초반에는 뒷골목 불량배 패거리에게도 빌빌거리지만 점차 현대인의 세일즈 감각을 살려가며 마약 운송과 고급 창관에 손을 대더니 살인, 테러, 방화, 약탈도 서.. 2022. 2. 10. 판타지 소설 리뷰: 다 포기했더니 소드마스터 엑스퍼트 초급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주인공 요한. 한계를 느끼고 군대에서 나와 조그만 영지의 귀족가문 가정교사로 자리잡는다. 남작의 딸과 친해지며 약혼까지 결정된 주인공. 그제서야 놓았던 검을 다시 쥐어보며 “나는 왜 검을 쥐었지? 왜 놓았지? 그런데 왜 다시 쥐고 있지?”라고 자문자답하더니… 엑스퍼트 중급과 엑스퍼트 상급을 한 번에 뛰어넘고 곧바로 마스터의 경지에 도달한다. “벽을 넘어갔다. 검에 맺힌 불타오르는 오러의 한꺼풀이 벗겨진다. 부스스스. 소드 오러라 불리는 것이 껍질을 벗어내고. 그 속에서 대기조차 베어내는 하나의 날이 모습을 드러낸다. 사람들은 이것을 일컬어. 오러 블레이드. …마스터의 상징이라 부른다. 거기서 나는 정신을 차렸다. 어? 시발?” 비록 마스터의 경지에 올랐지만 야심을 버리고.. 2022. 1. 11. 현대판타지 소설 리뷰: 천재적 작가 시점 “넌 씨발 연기하지 마라. 차라리 초딩들 학예회 보는 게 훨씬 낫겠다. 걔네는 귀엽기라도 하지.” (중략) 음… 내가 남들에게 해줬던 조언들이잖아? [가장 가벼운 말들인데 어떻게 생각하느냐?] “감형 사유인가요?” [뭐?] “남들을 올바른 길로 이끈 조언들이네요. 감형 사유 맞죠?” * * * 천재작가 천대호. 자신의 기준으로 배우들을 판단하고 냉정하게 조언한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절망에 빠져 포기하게 만들었던 탓에 지옥에 떨어질 운명에 처한다. 다행히 선행 포인트가 많은 한 여배우가 자신의 포인트를 나누어준 덕에 과거로 돌아가 다시 한 번 살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이제 막 첫 번째 작품이 성공을 거두고, 그 후속작에 돌입하는 시점으로 회귀한 주인공. 하지만 예전과 달라진 점이 있었으니, 하나는 도.. 2022. 1. 11. 이전 1 ··· 3 4 5 6 7 8 9 ··· 3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