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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무협&판타지355

판타지 소설 리뷰: 던전 쉼터 1호점 어떤 세계관이나 설정이 인기를 끌면 그 뒤를 따르는 후속주자들도 우후죽순 생겨난다. 그리고 웹소설계 전체를 놓고 보자면, 그런 흐름에 거스르며 틈새 시장을 공략하는 소설도 나타나기 마련이다. 게이트와 헌터물이 범람하는 지금, 던전 공략중에 잠시 쉬어갈 수 있는 휴게소 이야기가 그런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주인공 형섭은 별 능력없는 E급 각성자가 되는 바람에 상속 포기도 못하고 할아버지가 보증 잘못 서서 지게 된 12억원의 빚을 꾸역꾸역 갚아나간다. 던전 수거반으로 고되고 험한 일을 해나가며 겨우 빚을 청산한 날, 지친 몸을 이끌고 낡은 고향집으로 돌아간 주인공. 그리고 시골집 야외화장실의 문을 연 순간, 게이트를 통해야만 들어갈 수 있었던 던전 내부가 펼쳐진다. 잡다한 설정과 규칙이 섞여있지만, 결론은 .. 2022. 1. 3.
대체역사 판타지 소설 리뷰: 자연주의 군벌은 무엇으로 사는가 #대체역사 #타임슬립 #현대무기 #1668년 요즘 웹소설계의 대세는 사이다를 원샷하며 느끼는 카타르시스의 향연이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대체역사물만큼 갑질을 맛깔나게 해야 성공하는 장르도 흔치 않다. 하지만 ‘앞으로 벌어질 일을 모두 알고 있습니다. 완전 쩌는 미래 기술은 덤이지요.’도 한두번이지, 현대인이 과거로 떨어진다고 전지전능한 존재가 될 것인지는 의문이 생긴다. 여기에 대한 해결책으로는 현실적인 난관을 주고 슬기롭게 헤쳐나가거나, 아예 현대 기술의 산물을 왕창 들고 회귀하는 방법이 있다. 그리고 이 소설은 그 두가지를 적절히 섞는 방법을 택한다. 만재배수량 555톤의 공기부양함. 권총과 소총은 물론 개틀링까지. 그리고 노트북 안의 실용 서적들. 얼핏 생각하면 세계정복도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항.. 2021. 12. 28.
대체역사 판타지 소설 리뷰: 사이코 여왕의 대영제국 엘리자베스 여왕이 더 빛나게 보이도록 만드는 역사속의 조연이자 악역인 메리 1세. 일명 블러디 메리. 주인공은 바로 그 메리 여왕의 몸으로 빙의하게 된다. 원 역사에서는 가톨릭을 밀어주고 스페인 왕세자인 펠리페와 결혼하며 이래저래 영국인들의 욕을 들어먹었지만 역사를 아는 주인공이 빙의한 이상, 모두가 평행세계의 일이 되어버렸다. 커다란 하얀 그릇에는 타원형의 붉은 과실 하나가 터질듯한 자태를 자랑하고 있었다. "폐하, 이것은 무슨 의미입니까?" "그대에게는 낯설겠군. 이건 동방의 과실, 토마토라고 한다네." '토마토? 웃기는 소리! 이건 벨라돈나잖아!' "이제야 좀 조용히들 하는군." 그곳에 그들의 여왕이 우뚝 서 있었다. 자신의 상체만큼 거대한 전쟁망치를 들고. 여왕이 망치로 내려친 바닥은 움푹 패여있.. 2021. 12. 19.
판타지 소설 리뷰: 1만시간 무과금러가 해적으로 살아남는 법 영국의 유명한 작가인 아서 C. 클라크는 세 가지 법칙을 제시했는데, 그 마지막 법칙은 우리에게 꽤나 친숙하다: “충분히 발달한 (과학)기술은 마법과 구분할 수 없다.” 판타지 세계에 등장하는 마법이나, 미래 세계의 과학 기술이나 사람들이 상상하고 원하는 바를 그려낸다는 공통점이 있기에 궁극적인 모습은 비슷할거라는 예측이 신뢰를 얻는다. 그리고 작가가 전작에서 우주 게임의 함장으로 빙의한 플레이어 이야기를 하다가 이번에는 판타지 게임의 함장으로 빙의한 플레이어 이야기를 시작한 데는 이러한 유사점에서 오는 자신감이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소설의 주인공 리안은 이래저래 난장판인 조그만 영지, 레온 백작령의 계승 예정자. 하지만 눈엣가시를 제거하기 위한 백작 부인의 음모로 인해 해적들에게 납치당하고, 그.. 2021. 12. 7.
판타지 소설 리뷰: 몰락한 방랑기사 #중세판타지 #백설공주 #동화의재해석 #로우파워 이미 널리 알려진 동화의 뒷이야기를 다루는 건 언제나 흥미롭다. 비록 ‘잔혹동화’라는 이름으로 되도 않는 줄거리를 잔인한 장면만 잔뜩 집어넣어 성인용이랍시고 내놓는 아류작들도 많지만, ‘오즈의 마법사’의 숨겨진 이야기를 풀어놓은 ‘위키드’나 너무나 그럴듯하게 상상한 나머지 실화로 착각하는 사람도 많았던 ‘황홀한 사기극: 헨젤과 그레텔의 또 다른 이야기’처럼 기존에 알던 사실을 뒤집어 놓으며 신선한 충격을 주는 작품들도 많다. 이 소설 역시 백설공주 동화를 기반으로 굉장히 현실적인 중세 배경 판타지를 엮어 나간다. “마틴, 네 누이가 기억나느냐? 마르가르테 말이다.” “매기, 스노우 화이트 말씀입니까?” “스노우 화이트. 그래, 그렇게 많이들 불렀었지. 눈처.. 2021. 12. 5.
판타지 소설 리뷰: 폭군 기사단장은 살아남고 싶다 #판타지 #소설빙의 #금욕주의먼치킨 #에서벗어나고싶은주인공의몸부림 이세계로 소환되어 먼치킨물 찍고 하렘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판타지 애독자라면, 한 번 쯤은 19금 성인용 소설의 주인공 캐릭터로 빙의되는 것도 상상해볼 법 하다. 소꿉친구 소녀에서부터 주점의 여종업원, 비키니 아머를 입은 전사, 미녀 마법사, 힐러 여사제, 엘프, 수인족, 심지어는 서큐버스로도 모자라서 미녀 마왕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욕망이란 욕망은 모조리 형상화시킨 것이 요즘 성인 판타지 창작물의 대세!...라고 친구가 말하는 것을 들었다. 이 소설 역시 주인공이 즐겨 읽던 성인용 판타지 소설, ‘최강성기삽니다’의 캐릭터로 빙의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다만 문제는, 초반부에 하차하는 악당인 꼰대 기사단장 ‘에드워드 폰 튜튼’이 되어버렸다.. 2021. 12. 2.
판타지 소설 리뷰: 용사를 죽이시오 #판타지 #먼치킨 #말많은놈은죽는다 20년간 변방 협곡에서 괴물들을 몰살시키며 시간을 보낸 웨나토르. 자신의 조카딸이자 갈레드리온 대공인 아달헤디스의 부탁을 받고 배신자 용사를 죽이기 위해 길을 떠난다. 용사와 마왕이 존재하는 세상이 법과 질서에 의해 수호받을 리는 없는 법. 길거리에는 강도가 돌아다니고 길이 아닌 곳에는 괴물이 돌아다니는 야만의 시대다. 그리고 이 폭력이 난무하는 여행길을, 먼치킨 주인공 웨나토르가 현실적으로 헤쳐나가는 재미가 있다. 먼치킨이 현실적이라니 모순 아닌가 싶지만, 큰 힘을 가진 사람이 야만의 시대에서 살아간다면 이런 식이겠구나 싶은 전개가 이어진다. “내가 왜 이런 짓을 하느냐고 묻지 않는건가?” “왜 물어봐야 하지? 네 구구절절한 사정을 내가 들어줘야 하나?” “날 만난 .. 2021. 12. 2.
판타지 소설 리뷰: 암시장의 거물이 되는 법 소설을 쓰는 사람이라면 언제나 허구와 현실성 사이에서 절묘한 줄타기를 해야 한다. 너무 비현실적인 소설은 억지스러워서 독자로 하여금 몰입할 수 없게 만든다. 주인공이 부자가 되는 과정이 6연속 로또 당첨이라면 ‘이게 뭐야’라는 반응이 절로 나올테니까. 반면에 너무 현실적인 묘사에만 치중해도 재미가 없는 법이다. 작가가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데 누가 봐도 있을 법한 일만을 쓰려고 얽매이다보면 “일기는 집에 가서 쓰세요”라는 말을 듣기 십상이다. 하지만 서로 대조되는 두 개념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잡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현실이 판타지네’라는 말이 절로 튀어나오는 사건이 비일비재한 요즘에는 더욱 그렇다. 오죽하면 뉴스가 영화보다 더 비현실적이라는 말이 나올까. 반대로 소설 속 인물이 비를 맞고 .. 2021. 11. 16.
대체역사 소설 리뷰: 공자의 쓰레기 제자가 되었다 중국을 배경으로 하는 대체역사 소설이라면 십중팔구는 삼국지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 기나긴 중국사에서 대체역사물로 써먹을만한 배경이 삼국시대만 있을리 만무하다. 장기로 만들어질 정도로 박터지게 싸웠던 항우와 유방의 초한지, 잡다한 나라들이 도토리 키재기 하며 치고박던 춘추전국시대의 열국지 등 이미 검증된 세계관(?)이 다수 존재한다. 그리고 그 중 점잖은 이미지에 비해 꽤나 파란만장한 삶을 산 인물도 있었으니, 바로 유학의 창시자 공자(孔子)다. 그런데 주인공은 하필이면 공자 본인도 아니고, 공자가 거의 포기한 망나니 제자 재여에게 빙의해버린다. "무엇을 할까? 그저 이 어지러운 시대에 한 몸 보전하며 조용히 살아갈까? 학문에 전념해 공자의 사상적 후계자로 이름을 남길까? (중략) 자공.. 2021. 11. 13.
현대판타지 소설 리뷰: 역대급 항공 재벌 #현대판타지 #대체역사 #재벌환생 #항덕 육중한 기계가 움직이는 모습은 사람의 가슴을 울리는 뭔가가 있다. 그래서 수많은 덕후들이 탄생했으니, 어려서부터 갖고 노는 장난감을 보면 마치 돌잡이 하듯 나중에 어떤 덕후가 될지 예측 가능하다는 말도 나오는 판이다. 장난감 총을 잡으면 밀덕이, 장난감 기차를 잡으면 철덕이, 그리고 비행기를 잡으면 항덕이 된다는 식이다. 항덕. 항공기 덕후. 날개달린 쇳덩이들만 보면 배불리 밥먹은 것마냥 든든한 느낌이 들고 비행기는 물론 항공사 간의 합종연횡과 세계 항공 노선에 따른 그레이트 파워 게임까지 몰두하는 사람들이다. “우리가 타고 온 스타 스트라이프 항공 432편은 다름 아닌 B747-200이었다. 이른바 ‘하늘의 여왕’. 한때 우리 회사에서도 넘버원인 001편의 지위.. 2021. 11. 10.
현대 판타지 소설 리뷰: 치타는 웃고 있다 서인하 작가의 글을 볼때마다 저절로 나오는 감상이 "어디 술자리에서 입담 좋은 선배나 친척 아저씨의 (자뻑 섞인) 인생 성공담 듣는 기분"이다. 그만큼 현실감 넘치는 소설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작가 본인이 회귀해가며 다른 삶을 사는 게 아닌 이상 전작에서 다뤘던 스위스 명품 시계 딜러, 국내 의류업계 회사원, 주류 유통업체 사장의 삶을 다 살아보지는 않았을테니 공부를 많이 한 작가라고 볼 수 있을 거다. 단순히 꺼무위키 뒤지고 책 한두권 읽어서 얻은 지식이 아니라 주변 사람을 관찰하거나 여기저기서 얻어 들은 풍월로 이 정도 내공을 쌓았을테고, 그러니 독자들이 '저 사람 진짜 중국 갑부를 장인으로 얻은 거 아니냐'고 할 정도로 디테일한 묘사가 나올 수 있는 것 아닐까 싶다. 물론 구렁이 담 넘어가듯 술술.. 2021. 11. 6.
현대판타지 소설 리뷰: 신입사원 강회장 #현대판타지 #재벌 #기업물 #빙의 재벌그룹 강회장이 신입사원과 부딪히며 혼수상태에 빠지고, 그 영혼은 신입사원의 몸으로 들어가버린다. 젊은 몸과 회장으로서의 지식을 바탕으로 바닥에서부터 성공하며 거대 기업들을 먹어버리는 이야기. 산경 작가의 주특기가 기업물인만큼 이야기 자체가 재미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다. 다만 비따비나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만들어 놓았던 틀을 내용물만 살짝 바꿔서 찍어낸듯한 느낌 역시 지울 수 없다. 인물 구도도 거의 비슷하고, 벌어지는 사건도 비슷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평타는 친다고 할 정도로 기본적인 재미는 주는게 신기할 정도. 이왕이면 신의 노래나 중원 싹쓸이처럼 무대를 바꿔줬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아니면 비슷한 재벌기업물이라도 눈이 확 뜨일 정도로 .. 2021. 10.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