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989 망겜의 성기사 언제나 그렇듯, 어느 날 갑자기 온 세상이 게임 속 세계관으로 바뀌어 버렸다. 그것도 밸런스도 거지같고 과금 유도만 하는 사행성 빵빵한 망겜으로. 거기에 한 술 더 떠서 현실에 나타난 몬스터들은 군인들이 사용하던 무기를 노획해서 역습을 하는가 하면 지하에 득실거리는 몬스터로 인해 화석 연료의 채취마저 끊긴 상황. 주인공인 황건욱은 소방관으로 일하면서 짬짬히 현질을 한 덕에 나름 강한 성기사 캐릭터를 보유중이었고, 그 덕에 하루 아침에 나름 신흥 권력자 취급을 받는 플레이어로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소방관이 갖는 이미지가 언제나 그렇듯, 일반인에게 갑질도 하지 않고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사람을 구하기 위해 언제나 노력 할 뿐. 그러다가 자기 한 몸 희생시켜 도시를 지키는 와중에 사망하고, 죽음의.. 2019. 7. 18. 강남퇴마사 장인이 돈이 많아요 (https://blackdiary.tistory.com/1231?category=437237)를 썼던 서인하 작가의 퇴마소설. 사이코메트리 능력으로 상대의 과거를 읽어가며 엉터리 무당짓으로 돈을 벌던 주인공. 그러다가 진짜배기 무당들을 만나게 되면서 퇴마의 길로 접어들고 귀신들을 물리치는 그런 내용이 전개된다. 작가의 전작들, 그러니까 어째저째 성공한 아재가 자기 성공담 썰 풀어주는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노선이라 나름 우려도 많았는데, 초반부는 진짜 미친 포텐 터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단순히 말초적으로 재미있는 게 아니라 굿과 퇴마, 한풀이에 대한 내용을 나름 심도있게 파고들면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눈시울이 붉어지게 한달까. 어찌 보면 신파라고 할 수 있는데, 억지 신파는 아니라서.. 2019. 7. 7. 국회의원 이성윤 소설을 읽다 보면 좋은 글이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깊이가 있는 글? 짜임새가 좋은 글? 필력이 뛰어난 글? 작가의 철학이 녹아 난 글? 하지만 단테의 '신곡'이 모리스 샌닥의 '괴물들이 사는 나라'보다 뛰어난 글인가? 다니엘 디포의 '로빈슨 크루소'가 '무인도에서 살아남기'보다 좋은 책인가? 얼마나 많은 독자를 만족시키는가, 얼마나 지적 수준이 높은 독자들을 만족시키는가, 얼마나 많은 만족을 주는가는 다 다를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상대적으로 덜한 만족을 주는 글들이 영 쓸모없다는 소리 또한 아니다. 무형문화재 장인이 만든 김치와 동네 마트에서 파는 공장 김치가 다르고, 고전 명작 영화와 수목 아침드라마가 다르지만 각각은 나름대로의 소비 계층에게 필요한 수준의 만족을 제공하는 것과 마찬가지랄까. .. 2019. 7. 2. 위저드 스톤 요즘 장르 소설 중 상당수는 관성으로 읽게 되는 성향이 강하다. 처음에는 독특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전개되다가, 2~3권 정도 나오면 이야기거리가 떨어지던가 필력이 딸려 글이 무너지던가 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읽던 이야기가 어떤 식으로 풀려나갈지, 거의 짐작은 하면서도 마치 아침드라마 보는 아줌마 마냥 무의식적으로 계속 보면서 조금씩 지쳐 간다. 소설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훌륭한 필력과 탄탄한 설정으로 글을 잘 이끌어나가면 모르겠으되, 그런 축복받은 소설은 얼마 되지 않으니 지치고 지친 끝에 결국은 중도에 하차하기가 십상. 그나마 무료 연재분에서 손절하면 다행인데 100화, 200화 넘게 보아오다가 결국 '아, 이 소설은 여기까지. 이젠 한계다' 싶을.. 2019. 6. 29. 브로드웨이 뮤지컬, 비 모어 칠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뮤지컬을 꼽는다면 단연 '해밀턴'과 '디어 에반 핸슨'의 양대 산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해밀턴이 미국의 역사라는 흔치 않은 주제를, 현대 음악이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나갔기 때문에 각광을 받는다면 디어 에반 핸슨은 청소년층을 대상으로 외로움과 소통에 대한 진지한 담론을 형성했다는 점에서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인정받는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 후로 수 많은 작품들이 해밀턴이나 디어 에반 핸슨을 뛰어넘는 것을 목표로 야심차게 개봉했음에도 불구하고 뛰어넘기는 커녕 간신히 따라잡기에도 벅찬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 의미에서 '비 모어 칠(Be more chill)'은 청소년들의 성장 드라마를 다루면서도 디어 에반 핸슨과는 다른 방법으로 풀어나가며 나름대로의 매력적.. 2019. 4. 24. 브로드웨이 뮤지컬, 위키드 인생을 살면서 가장 큰 영향을 준 책이나 영화를 묻는 질문을 들을 때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스타워즈다. 단, 여기에는 한 가지 조건이 따르는데, 영화 뿐 아니라 컴퓨터 게임으로 발매된 스타워즈까지 포함한다는 전제 하에서다. 영화에서는 은하 제국이 악으로 등장하고 제다이 기사들은 황제의 압제에 맞서 싸우는 정의의 용사로 묘사되지만, 게임 (스타워즈-타이 파이터, 제국의 수호자)에서는 제국군 전투기 조종사로 플레이 하면서 오히려 공화국이야말로 무능과 부패의 상징이고 제다이는 해적들과 별 다를 바 없는 테러리스트라는 것을 알게 된다. 어린 마음에 정의의 주인공은 언제나 옳고 악당은 항상 나쁘다는 이분법적 세계관에 빠져있었던 나에게, 등장인물이 타락하거나 개과천선해서 바뀌는 것이 아니라 단지 보는 관점을.. 2019. 4. 20. 북 오브 몰몬: 신은 어디에 존재하는가? 영어를 공부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영어 듣기에서만큼은 미국 드라마나 애니메이션을 끊임없이 반복해서 듣는 게 가장 효과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아직 아프리카 방송국이 인터넷 개인방송의 절대 강자였던 무렵, 주구장창 심슨 가족이나 프렌즈 전 시즌을 무한 반복해서 틀어주는 사람들이 있었으니 심심하면 들어가서 보곤 했던 것. 처음에는 자막에 집중하다가 2회차, 3회차를 넘어가면 내용이나 대사를 대충 외울 정도가 되면서 영어 듣는 귀가 트이는 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리고 그런 영상물 중의 하나가 바로 사우스 파크. 욕을 입에 달고 다니는 꼬맹이들이 싸돌아 다니며 사회의 부조리함을 적나라하게 까발리는데, 심슨 가족이 대상을 막론하고 돌려 까는 걸로 유명하다고는 해도 사우스 파크의 하.. 2019. 4. 14. 브로드웨이 뮤지컬, 킹콩 뉴욕 브로드웨이 하면 많은 사람들이 뮤지컬을 떠올리지만, 정작 뉴욕에서 뉴욕을 배경으로 하는 뮤지컬을 보기란 쉽지 않다. 브로드웨이 42번가나 렌트(Rent) 같은 뮤지컬이 있기는 하지만 이미 막을 내린 지 오래. 그나마 미국을 배경으로 하는 뮤지컬 중에 롱런하는 건 시카고 뿐. 그러다보니 오래간만에 들른 브로드웨이에서, 그것도 브로드웨이 극장에서 킹콩을 공연하는 것을 봤을 때는 이미 TKTS 부스에서 줄을 서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물론 줄서서 기다리는 동안에 주위에서 들리는 '킹콩 별로라더라'라는 수군거림이 불안감을 안겨주긴 했지만 지역 이름 들어간 특산 메뉴만 보면 안 사고는 못 배기는 인간인지라 꿋꿋하게 표를 구매했다. 킹콩의 원작은 누구나가 다 아는 그 영화. 무려 1933년에 처음 만들.. 2019. 4. 12. 권능의 반지 배경은 사이버 펑크 분위기 물씬 풍기는 미래. 이세계와 연결된 게이트를 통해 다른 세상으로 진출한 인류는 오크, 엘프 등 다양한 이종족과 어울려 살아가며 세력을 넓히는 중. 그리고 도굴, 밀매, 청부업 등등 뒷골목 비지니스를 전문으로 담당하는 주인공이 어쩌다 얻게 된 반지. 초능력을 주는 건 좋은데, 악행을 하면 포인트가 오르며 포인트가 일정 수치를 넘으면 즉사한다는 무시무시한 아티팩트다. 마약에 쩔어 골골대는 여동생 뒷바라지하랴, 고양이 사료에 우유 말아먹는 오크 동료 간수하랴 이래저래 바쁜 와중에 돈은 벌어야 하고, 하지만 뒷골목 비지니스 사정 상 여차하면 이블 포인트가 올라 죽게 생겼고... 기본적으로는 악당이면서도 포인트 신경 써 가며 돈을 버는 주인공과 개성 넘치는 주변 인물들이 만들어 내는 소.. 2019. 4. 7. 콰이어트 플레이스 소리를 내면 어디선가 달려와 사람들을 잡아먹는 괴물들의 출현.포스트 아포칼립스물이 언제나 그렇듯이 인류는 괴물들을 퇴치하는 데 실패하고, 얼마 안되는 생존자들은 말 그대로 숨죽여가며 삶을 이어간다.대다수의 공포물이 음산한 음악으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비해, 이 영화는 철저한 무음의 세계에서 간혹 들리는 소소한 생활 소음만으로도 공포스러운 환경을 조성한다는 것이 특색있다.위험 상황이 닥쳤을 때 경보음을 낼 수는 없으니 붉은 조명이 경고의 역할을 하는데,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가운데 켜지는 붉은 조명과 그 아래 겁먹은 사람들의 표정이 보여주는 심리 묘사가 압권.시작부터 장난감 하나 잘못 고른 탓에 괴물에게 살해당하는 꼬마아이는 처음부터 '아이는 죽이지 않는다'는 헐리우드 법칙을 깨버리며 관객들이 항.. 2018. 8. 16. 전직 폭군의 결자해지 출판사에서 "결자해지" 부분만 눈에 띄게 강조했을 정도로 제목이 안티 소리를 듣는 대체역사물, 전직 폭군의 결자해지. 하지만 생각해보면 눈에 띄면서 그럴듯한 제목을 짓는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닌지라, 무난하게 '천몽' 이런 제목을 붙였더라면 더 눈에 띄지 않았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도 한다.중학생이 우연히 얻은 '천몽'이라는 제목의 책. 그 책을 열고 나서부터 주기적으로 꿈을 꾸게 되는데 그 속에서는 아주 오랜 옛날, 어떤 부족장의 아들로 태어나 또 하나의 삶을 산다. 당연히 꿈이라 생각하고 하고 싶은 일들을 다 하면서 지내다가 부족장으로서의 인생을 마감하는데, 그 순간 갑자기 현실이 바뀌어 버린다.꿈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알고 보니 실제 과거 역사였고, 자신이 행한 일들로 인해 원래 역사가 뒤바뀌며 천몽이.. 2018. 1. 12. 장인이 돈이 많아요 일단 제목에서 한 번 걸렀다. 장인이 돈이 많다니, 과거 회귀나 마법이나 초능력 등으로 돈을 벌어 갑질하는 대신 장인 돈으로 갑질하는 뻔한 내용일까 싶어서.얼마 후 다시 한 번 접할 일이 생겨서 소개글만 보고 두 번 걸렀다.별로 관심도 없는 스위스 시계 세일즈와 관련된 이야기라는 말을 들어서.그리고 며칠 전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볼 기회가 생겼다.무료 연재 분량까지만 읽어볼까 하는 생각에 시작했는데, 완결까지 일괄 결제해서 논스톱으로 다 읽었다.학력도 집안도 그닥 별 볼일 없는 주인공이 스위스에서 시계 판매원으로 일하며 사회적으로 성공하는 것이 주요 줄거리이긴 한데막상 내용을 놓고 보자면 이 글의 매력은 메인 줄거리보다는 곁다리로 딸려오는 이야기에 있다는 게 포인트.시계를 팔면서 만들어가는 인간관계, 독.. 2017. 10. 18. 이전 1 ··· 29 30 31 32 33 34 35 ··· 8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