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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이 돈이 많아요 일단 제목에서 한 번 걸렀다. 장인이 돈이 많다니, 과거 회귀나 마법이나 초능력 등으로 돈을 벌어 갑질하는 대신 장인 돈으로 갑질하는 뻔한 내용일까 싶어서.얼마 후 다시 한 번 접할 일이 생겨서 소개글만 보고 두 번 걸렀다.별로 관심도 없는 스위스 시계 세일즈와 관련된 이야기라는 말을 들어서.그리고 며칠 전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볼 기회가 생겼다.무료 연재 분량까지만 읽어볼까 하는 생각에 시작했는데, 완결까지 일괄 결제해서 논스톱으로 다 읽었다.학력도 집안도 그닥 별 볼일 없는 주인공이 스위스에서 시계 판매원으로 일하며 사회적으로 성공하는 것이 주요 줄거리이긴 한데막상 내용을 놓고 보자면 이 글의 매력은 메인 줄거리보다는 곁다리로 딸려오는 이야기에 있다는 게 포인트.시계를 팔면서 만들어가는 인간관계, 독.. 2017. 10. 18.
재벌강점기 헬조선에 살던 평범한 흙수저 청년, 이어진. 옷장 속에 들어갔는데 나타난 것은 나니아가 아니라 일제강점기 시절의 또 다른 헬조선.하지만 달라진 점이 하나 있었으니, 주머니에 넣어뒀던 천이백원이 1918년의 천이백원으로 바뀌었다는 것.물가와 화폐가치를 감안하면 대략 6만배가 뻥튀기 되어버렸다.이렇게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옷장을 오가며 돈과 금괴 등을 교환, 양쪽의 헬조선에서 재벌로 성장한다.조선의 거부가 될 예정이었던 위인들을 수하로 거느리고, 이미 알고 있는 역사를 바탕으로 사업 역시 승승장구.나중에는 조선을 벗어나 일본 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 러시아에 이르기까지 그 영향력을 확대하며독립운동을 후원하고 일제에 빅엿을 먹이며 유토피아를 건설하는 것이 주된 내용.굉장히 잘 쓴 소설이라기보다는 가볍게 읽.. 2017. 10. 13.
텍사스 홀덤 뼛속까지 게임 폐인인 원사운드의 겜블 만화, 텍사스 홀덤.하도 게임을 도박 취급하는 사회적 세태가 만연한 까닭인지, 아예 진짜로 프로 겜블러로 전향한 프로 게이머의 이야기를 그려냈다.평소 여러 게임 카툰을 그리면서도 우리가 왜 게임을 하는지, 게임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대한 고찰을 담아냈던지라텍사스 홀덤 역시 심리 묘사나 플레이 전략 등 게임을 하면서 공감했을 법한 내용을 겜블이라는 익숙하지 않은 소재를 통해 친근하게 그려낸다.여기에 더불어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인간적 고뇌와 인간 관계에 대한 묘사가 맞물리며 굉장히 몰입도가 높은 수작이라고 할 수 있다.다만 한국의 토가시라고 불릴 정도로 극악하게 느린 연재 속도 탓에, 그리 길지 않은 25화짜리 웹툰인데도 2012년 연재 시작해서 완결까지 .. 2017. 9. 18.
Hunting: 헌팅 악마가 씌인 여자아이.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다가 악마를 퇴치하기 위해 가석방된 목사. 딸을 치료하기 위해 돈과 인맥을 동원해 목사를 가석방시킨 거물 변호사.목사를 정신병자라고 생각하고 치료하려는 의사. 목사를 감시하는 보안관. 특종 잡아보려는 여기자.그리고 그 밖의 사람들이 엮이며 각자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정말로 악마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의사의 말처럼 모든 것이 목사의 정신병에 의한 환각인지 헷갈리게 만드는 전반부는 그야말로 압권.악마 퇴치를 위해 섬으로 들어가는 후반부에서는 느낌이 달라지면서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와 "엑소시스트"를 섞어놓은 듯한 분위기를 풍긴다. 코미코라는 플랫폼에 볼만한 만화가 그닥 많지 않은지라 결재할 생각까지는 없었는데, 뒷이야기가 너.. 2017. 8. 28.
미국에서 본 일식 구글 메인 화면에 일식 기념 두들이 떴길래 밖으로 나가 쳐다 본 하늘.미리 준비해 놓은 것이 아무것도 없기에 그냥 집에 있던 셀로판 포장지와 선글라스, 공CD를 들고 나갔는데...육안 관측은 어느 정도 가능해도 사진 찍기는 불가능했다.그래서 구름을 소환! 듣기로는 해가 완전히 가려지는 개기일식을 보기 위해 관측 가능한 지역으로 여행을 떠난 사람도 수두룩하게 많다고 한다.미국에서는 99년만의 개기일식이라고 하니 그럴만도 한 듯. 부분 일식은 상대적으로 흔한 반면, 태양이 완전히 가려지는 개기일식은 보기가 쉽지 않다.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개기일식은 2035년 강원도에서 가능하다던데... 그 때쯤엔 난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런지? 2017. 8. 24.
링크 더 오크 별볼일 없는 운전기사로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 주인공, 한상. 그리고 꿈을 꾸면 겪게 되는 또 다른 세계에서의 오크, 그락카르로서의 삶. 제목에서도 나와있듯이 두 캐릭터가 완전히 동화되는 것이 아니라 꿈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연결'된다는 점이 독특하다. 그락카르가 성장하면서 오크의 신 카록이 내린 축복을 받으면, 한상은 잊혀진 신 비텔의 축복을 받고 그락카르가 죽으면 한상의 하루가 반복되고 한상이 죽으면 그락카르의 하루가 반복된다. 그 덕에 두 주인공이 점점 더 강해지면서 서로에게 도움을 주기도 하고 반목하기도 하는 모습이 주된 볼거리. 싸움에 미친 오크답게 그락카르는 보이는 것마다 싸움걸며 점점 강해지고, 한상은 신에게 받은 초능력으로 신흥 종교의 교주가 되며 영향력을 확대해 나간다. 인간과 오크라는 다.. 2017. 7. 21.
삼국지 풍운을 삼키다 흔히들 "역사 기록"라고 하면 조선왕조실록을 연상하며 굉장히 객관적인 기록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로는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는 말도 있듯이 지배계층의 입맛에 따라 변형되는 경우가 더 많다. 압력에 의한 노골적인 왜곡까지는 아니더라도 역사를 기록하는 사관 역시 사람인지라 당대의 지배적인 사상에 경도되어 일정 부분을 미화시키기도 하는데, 대표적인 예가 바로 나관중의 삼국지 연의. 한의 정통성을 중시하던 나관중인지라 유비와 촉나라에 엄청난 버프를 넣었고, 이게 워낙 심한 나머지 진수의 정사 삼국지를 읽으면 괴리감이 들 정도다.하지만 또 생각해보면 정사 삼국지의 저자인 진수 역시 촉나라에서 핍박받다가 진나라에서 출사한 인물이라 진국의 뿌리라 할 수 있는 조조의 위나라에 정통성을 두고 책을 썼으니 이 역.. 2017. 4. 27.
죽어야 번다 절망적인 미래에 마주하게 되면서 폐인처럼 지내는 바람에 아내는 도망가고, 도망간 아내 잡겠다고 쫓아다니는 동안 집안은 몰락하고.겨우 자신의 처지를 돌아보고 아이들을 위해 뭔가를 해주고 싶어하지만 아무 것도 없는 상황.이 상황에서 미지의 존재와 계약을 하며 5년 내로 값어치 있는 죽음을 맞이하고, 그 대가로 큰 돈을 아이들에게 주기로 계약한다.그리고 나서 죽을 곳을 찾아 떠나며 전장을 헤매는 주인공의 이야기....라고 하면 굉장히 비장하게 들리는데, 원래부터 전략의 천재 소리 들으며 아카데미를 졸업한 주인공인지라 죽으러 갔던 전장에서 공을 세우며 승승장구하게 된다.일단 전체적인 짜임새에서 군데군데 허술한 부분이 좀 드러나는데, 일단 처음에 주인공이 대오각성하는 계기도 좀 미진하고, 마지막 결말 부분은 꽤나.. 2017. 4. 19.
이계의 후예 판타지 소설에서의 장르란 양날의 검이라고 할 수 있다. 구구절절한 설명 필요없이 독자들과 세계관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한 장점이지만,또 그만큼 작가 자신만의 독창적인 이야기를 풀어나가기란 쉽지 않은 일이기도 하다.요즘 유행하는 회귀헌터물 역시 마찬가지. 독자의 공감을 이끌어내기 위해 주인공은 현대인이지만 모종의 이유로 판타지 세계와 현실 세계가 연결이 되고,이계를 돌아다니며 몬스터를 사냥하는 헌터가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설정.여기에 덧붙여 통쾌하게 이기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주인공이 과거로 회귀하면서 비정상적으로 강력해지는 경우 역시 부지기수. 그러다보니 이런 회귀헌터물에서 잘 쓴 소설이란, 이 정해진 틀에서 어떻게 매력적인 주인공을 만들어내고, 어떻게 몰입할 수 있는 이야기를 풀어나가느냐에 .. 2017. 3. 17.
더 트레일 (The Trail), 간단한 감상과 엔딩 공략 팁 며칠간 재미있게 플레이 한 더 트레일 (The Trail). 여기서의 트레일은 자취나 흔적보다는 이동경로, 숲길 등으로 해석하는 편이 맞을 듯. 초기 미국에서 기회를 찾아 서부로 원정을 떠난 수 많은 개척자들의 여행을 컨셉으로 잡아 만든 게임이다. 게임은 아름답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예쁜 풍경을 배경으로 걷고 걷고 또 끊임없이 걸으며 다음 야영지까지 도착하는 것이 목표. 개척자답게 땅거지마냥 땅에 떨어져 있는 것들 주워먹으며 나무를 베고 동물들을 잡아 아이템과 장비를 갖추며 더 먼 곳까지 나아간다. 걸으면 하트 모양의 스테미너가 소모되고, 뛰면 더 빨리 소모되고, 짐이 무거우면 더더욱 빨리 소모된다. 스테미너가 다 닳으면 길바닥에 쓰러지는데, 그렇다고 죽는 건 아니고 회복 될 때까지 그냥 누워있을 .. 2016. 11. 18.
아가씨 기본적인 줄거리는 사기꾼 일당이 돈 많은 부잣집 아가씨를 꼬셔서 재산을 훔쳐내려는 사기극. 후반부의 거듭되는 반전을 포함하더라도 큰 틀은 '인사동 스캔들'이나 '범죄의 재구성' 류의 범죄 스릴러 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그런데 여기에 박찬욱 감독 특유의 야하면서도 뭔가 끈적끈적한 느낌의, 평범하지 않은 육체적 사랑 이야기가 섞이면서 영화 전체의 색깔을 크게 바꿔놓은 느낌. '올드보이'에서 피튀기는 액션 복수극에 근친상간이 섞이면서 묘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것과 비슷하달까. 개인적으로는 재미있게 봤지만, 이런 묘한 분위기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호불호가 많이 갈릴 듯. 2016. 7. 30.
미 비포 유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로맨스 영화. 하지만 단순한 로맨스 영화로 보기엔 안락사 문제가 엮이면서 뭔가 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이기도 하다. 어찌 보면 인도 영화, "청원"과 비슷한 느낌이기도 하고...잘나가던 부잣집 아들이 교통사고를 당해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되고, 간호원으로 고용된 여주인공이 사랑에 빠지면서 닫혀있던 마음을 열게 해준다.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육체적 고통과 자유에 대한 갈망 때문에 안락사를 선택하려는 남자와 그 마음을 돌려보려는 여자의 이야기.엄청난 명작이라고까지는 할 수 없겠지만 로맨스 영화를 좋아한다면 추천.천마디 말보다 더 풍부한 감정을 나타내는 여주인공의 눈썹 때문에 몰입이 좀 방해되는 면도 있다. 어떻게 사람 눈썹의 움직임이 저렇게 다이나믹 할 수 있을까. 2016. 7.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