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984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중국신화전설 1,2 중국 창세 신화에서부터 진시황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를 집대성한 책.신화와 역사가 혼재되어 펼쳐친다는 데서 중국 역사의 장구함을 느낄 수 있다.특히 신화와 옛날 이야기는 그 나라의 문화 정체성을 형성하는 근간이라는 점에서 굉장히 무게감이 있는 책이기도 하다.다만 신화학자, 역사학자의 입장에서 서술했기 때문인지 기대만큼 그렇게 재미가 있지는 않다.중국의 신화나 역사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면 채지충의 만화 중국고전이나 고우영의 열국지 등이 더 쉬운 길일듯.물론 어느 정도 중국 신화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위앤커의 저서가 좀 더 빠진 부분 없이 세밀하게 서술한다는 장점이 있다.개인적으로는 '이러저러한 중국 신화가 있다' 정도는 알아두는 기본 교양서로 한 번 읽어보면 좋다는 생각이 든다. 2024. 6. 7. 판타지 소설 리뷰: 흑색화약의 용병대장 갑옷 입은 기사들의 시대에서 총과 화약이 전장의 주인공으로 떠오르는 과도기. 그리고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는 것은 아니지만 마법이 존재하는 세상. 이런 세상으로 전송된 현대인이 주인공… …이지만 현대의 지식을 써먹을만한 곳이 없어서 용병 대장이나 하는 신세다. 이야기의 큰 흐름이 그렇게 재미있는 것은 아닌데 전략을 풀어내며 전투를 실감나게 묘사하는 맛에 계속 보고 있는 소설. 어찌 보면 실제 역사에서도 정말 시시한 이유로 전쟁이 일어나고, 또 별다른 드라마 없이 전쟁이 끝나는 경우가 많았으니 현실 고증에 충실한 거라고 봐야할지도. 주인공이 고용된 영지로 적들이 쳐들어온다 - 전략, 전술, 보급, 훈련을 통해 쳐부순다의 반복. 180화가 넘어가는 지금까지 나름 꾸준히 따라가고는 있는데, 어지간히 나올만한 전.. 2024. 5. 22. 도박중독자의 가족 도박중독이라고는 하지만 흔히 생각하는 노름이 아니라 주식투자로 인한 중독이 등장한다.직계존속도 아니고 한 다리 건너 시댁 도련님의 주식 중독이 어떻게 집안을 말아먹는지, 그 과정이 동글동글한 그림체의 만화로 전개된다.'물에 빠진 사람 구하겠다고 뛰어들면 모두 죽는다'는 말이 꽤나 의미심장하게 들리는 책.다만 남편이 꽤 단호하게 선을 긋고 거리를 둔 덕에 정말 어마무시한 지옥 끝 투어 패키지까지는 아닌듯 하다.'사채꾼 우시지마'나 '연장 아빠'에 비하면 좀 순한 맛이랄까. 2024. 5. 18. 브로콜리지만 사랑받고 싶어 브로콜리지만 사랑받고 싶어 / 별다름·달다름 글, 서영 그림. 키다리(2021) 아이들에게 미움받는 브로콜리의 이야기. 소시지처럼 분홍색 칠을 하기도 하고, 라면처럼 머리를 뽀글뽀글 파마도 해보고, 심지어는 보더콜리 강아지가 사랑받는 것을 보고 '보로콜리'로 개명도 하지만 소용이 없다. 그러다가 마지막의 마지막에 브로콜리가 떠나기 직전 남겨놓은 브로콜리 수프를 마신 아이들이 맛있다고 좋아하며 해피 엔딩. 친구들에게 인기를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인 아이들이 이 책을 읽으면 인위적으로 꾸미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갖고 있는 본연의 매력을 돋보이게 만드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깨달을 수 있을 듯 하다. 다만 브로콜리 크림 수프는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는 요리다. 엄청나게 어려운 요리는 아니지만 .. 2024. 4. 20.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로미오와 줄리엣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제대로 다 읽어본 사람도 많지 않은 셰익스피어의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 원수 집안의 아들과 딸이 서로 사랑에 빠지고, 이런저런 장애물을 헤치며 사랑하다가 사소한 착오로 인해 모두 죽었습니다. 끝. 사실 사건만 놓고 보자면 "줄리엣과 그녀의 로미오 이야기보다 더 비통한 이야기는 절대 없었으니까"라는 말이 무색하게 온갖 막장 전개 신파극이 난무하는 요즘 기준으로는 상당히 밋밋하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단순한 줄거리 안에 빼곡하게 채워진 셰익스피어의 문장력은 수만명이 골머리를 쥐어짜며 논문을 쓰게 만들 정도로 생각할 거리가 많다. (로미오와 줄리엣을 주제로 쓰여진 논문만 십만건이 넘는다) 원래는 영문학에 대한 소양이 깊을수록 보이는 게 많아진다던데 영어 원문으로도 읽어 봤지만 워.. 2024. 4. 18. 엄마와 함께 칼국수를 복고풍 느낌 물씬 풍기는 소설. 하긴, 1999년에 초판을 발행하고 2011년에 1차 개정판, 2024년에 2차 개정판이 나왔으니 그 뼈대는 어언 25년 전의 사회를 배경으로 한다. 십 년 단위로 개정판이 나오는 소설이라니 이게 뭔가 싶으면서도 조금씩 더 나은 완성을 향해 나아가는 소설 아닌가 싶기도 하다. 전체적인 줄거리는 어머니에게 뇌종양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후 놀라고, 슬퍼하고, 두려워하는 주인공과 가족들의 이야기. 병세가 심해지고, 이 병원 저 병원을 헤매며 각종 처방과 민간요법에 의지하기도 하고, 결국 어지간히 나아서 일상을 되찾는 이야기다. 벌어진 사건만 놓고 보면 무미건조하건만, 가족이 한데 뭉쳐 병마와 맞서 싸우며 굴러가는 모습은 시대를 넘어 뭔가 짠하게 만드는 구석이 있다. 희망과 절.. 2024. 4. 3. 판타지 웹소설 리뷰: 회귀했는데 세상이 안 망함 세상의 멸망을 눈앞에 두고, 마지막까지 저항하던 인류 최후의 아홉 용사들. 하지만 결국 외계 종족에게 패배하고, 그들은 시공회귀의 돌을 사용해서 세상을 구할 확률이 가장 높은 영웅인 이도혁을 과거로 돌려보내기로 한다. 그렇게 과거로 돌아온 이도혁. 그런데 세상이 멸망하질 않는다. 평화로운 일상이 이어지는 나날 속에서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우월한 피지컬을 살려 노가다를 뛰던 주인공이 접한 것은 풀다이브. 이래저래 미래지향적인 요소가 끼어있지만, 결론만 말하자면 가상현실게임과 인터넷 방송을 합쳐놓은 것이나 다름없다. 외계인도 잡아 족치던 실력인지라 처음 접속한 순간부터 대전 격투게임 상대들을 학살해가며 인기도 얻고 돈도 버는, 그런 내용. 요즘엔 워낙 게임 유튜버들이 선망의 대상이다보니 전직 용사가 할만한 .. 2024. 3. 30. 2024년 3월 웹소설 순위 & 추천 * 현재 내가 읽고 있는 연재 소설들의 랭킹. 거의 대부분은 문피아 연재작. * 한달에 한번씩 순위를 갱신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완결되거나 새로 읽기 시작한 소설은 되도록 실시간으로 반영. * 완결작, 중도하차작 목록은 기존 포스팅(https://blackdiary.tistory.com/838)에 정리. 업로드 되면 다른 글 제쳐두고 가장 먼저 보는 소설들 1(-). 시간을 달리는 소설가 (https://blackdiary.tistory.com/1560) // 작가물 원탑 2(new) 턴제의 마법사 (https://blackdiary.tistory.com/1592) 3(-). 탐관오리가 상태창을 숨김 (https://blackdiary.tistory.com/1573) 4(-). 공물 바치고 대마법사 .. 2024. 3. 23. 야스미나와 감자 먹는 사람들 야스미나와 감자 먹는 사람들 / 볼테르 마나에르 지음, 이희정 옮김. 밝은미래(2021) 정치적 올바름을 추구하는 사람들, 특히 채식주의자들은 욕먹기 딱 좋은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다. 사람들이 기존에 누리던 것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에는 격렬한 반발이 따르기 마련이니까. 하지만 이는 어찌보면 자신의 이념과 주장을 제대로 '포장'하지 못한 데에도 책임이 있다. 축산농가에서 동물들 풀어주는 행동은 마치 영화 후속편을 억지로 뜯어고쳐 유색인종, 성소수자, 여성의 키워드를 모두 충족시키는 주인공을 들이미는 것과 마찬가지다. 따라서 고기 먹는 것을 무시무시한 범죄로 몰아가는 것보다, 매력적인 채식주의자 주인공을 내세우는 편이 훨씬 더 효과적이 아닐까 싶다. 마치 이 책 처럼. 다문화 가정(!)에서 자란 채식주의자(!.. 2024. 3. 16. 대체역사 판타지 웹소설 추천: 이 독일은 총통이 필요해요 대체역사 회귀물 중에서도 '미국에서 세계대전을 겪으며 성공하는 한국인'이라는 하위 장르를 확고하게 굳힌 '검은머리 미군 대원수'의 작가가 이번에는 독일편에 섰다. 현대 한국에서 쿠데타 벌이다가 쫄딱 망한 장군의 유령이 들러붙은 독일 청년이 주인공. 지금까지 세계대전 대체역사물이라면 어떻게 하면 독일과 일본을 맛깔나게 쥐어패는가가 관건이었고, 간혹 가다가 독일 입장에서는 어떻게 하면 히틀러의 병신짓을 무마하며 또 다른 혐성국인 영국을 맛깔나게 쥐어패는가가 관건이었는데 이 소설 역시 융커들이 좀먹는 독일제국에서 주인공이 한국산 유령의 미래 조언을 들어가며 세력을 키우는 과정에서 세계대전 당시의 멍청한 인간들- 빌헬름 황제나 루덴도르프, 처칠 등 -을 맛깔나게 물먹이는 모습이 가장 큰 재미다. 전반적으로는 (.. 2024. 3. 9. 심플 푸드 심플 푸드 / 앨리스 워터스 지음, 제정인 옮김. 바세(2021) 뭔가를 가르친다는 건 결국 어느 정도는 비슷한 커리큘럼을 따르게 되는 듯 하다. 요리 역시 마찬가지. 기본적인 주방 도구와 재료에서 시작해서, 간단한 샐러드와 소스를 거쳐, 해산물과 육류를 다양한 방법으로 지지고 볶고 삶는다. 그 과정이 지향하는 목표가 프랑스식이냐, 이탈리아식이냐, 가정식이냐, 연회요리냐의 차이가 있을 뿐. 이 책, 심플 푸드 역시 기본적인 식재료와 소스의 설명을 읽다보면 샐러드와 수프를 거쳐 파스타와 오븐 요리, 수플레, 타르트를 지나 과일 디저트와 아이스크림으로 끝맺음한다. 그리고 그 모든 요리에는 "최고로 상태가 좋은 맛있는 식재료라면 그저 단순하게만 요리해도 놀랄 만큼 맛있는 요리가 된다"는 저자의 철학이 담겨있다.. 2024. 3. 2. 무협 웹소설 추천: 창귀무쌍 주인공 추이는 밑바닥에서부터 아득바득 기어올라가며 결국 창왕이라는 칭호까지 받았던 인물. 하지만 죽음에서 깨어나보니 표국의 쟁자수로 일하던 소년 시절로 회귀한 상황이다. 요즘 무협이라면 전생의 무공 지식과 앞으로 벌어질 일을 안다는 이점을 갖고 쉬운 길만 걸으며 전국의 영약은 다 빼먹고 숨겨진 보물은 다 긁어내며 단기간에 천하고수가 되어 삼처사첩 거느리고 플렉스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추이는 그저 전생의 은원을 갚기 위해 앞으로 나아갈 뿐이다. * * * 호예양은 못다했던 옛날 이야기를 해주었다. “내가 너를 왜 살린 줄 아느냐?” “모르겠다.” “그것은 네가 호질표국의 쟁자수였기 때문이다.” “...?” 의아해하는 추이를 향해, 호예양은 자신의 과거를 털어놓았다. “나는 멸망당한 호정문의 마지막 후예.. 2024. 2. 28. 이전 1 2 3 4 5 6 ··· 8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