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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웹소설 추천: 피지컬로 다 해먹는 중세생활 보육원 출신으로 프랜차이즈 대표까지 성공한 서른 세 살의 주인공. 그런데 자다 깨어보니 중세랜드의 농노가 되어버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어지간한 불합리함은 다 씹어먹을 수 있는 미친 육체 능력을 갖고 있다는 점. 자신을 이용해 먹으려는 주변 사람들을 거꾸로 털어먹으며 농노에서 자유민으로, 자유민에서 기사로, 귀족으로 점점 성장해나간다. 마침 새롭게 즉위한 열 세살의 대공과 미망인의 편을 들어 반란군을 쓸어버리던 중... ...에 연재중단. 요즘 꽤나 유행하는 '현대인의 머리를 써서 상황을 풀어나가지만 여차하면 무력으로 밀어버리는' 먼치킨 중세기사물이다. 전개가 나름 깔끔해서 엄청난 대작까지는 아니더라도 꽤 볼만한 중세 판타지라고 생각했는데, 유료화 시작한지 열흘만에 아무런 공지 없이 연재가 중단되어버려.. 2023. 4. 18.
대체역사 판타지 소설 리뷰: 삼국지 설탕왕 #대체역사 #삼국지 #변방에서스타트 #발명왕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을 잡아먹은 하얀 가루라고하면 마약을 떠올리기 십상이다. 하지만 정답은 설탕이다. 엄청난 노동력을 필요로하는 산업이었기에 사탕수수를 재배하고 설탕을 만드느라 죽어나간 노예의 수가 어마어마하기 때문. 게다가 특정 기후에서만 자라는 사탕수수이다보니 근현대로 접어들기 전의 설탕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천하의 보물이었다. 조선 문종은 어머니인 소헌황후가 병에 걸렸을때 먹고싶었던 설탕을 구하지 못한것에 한이 맺혀 나중에 제사 지낼때 울면서 설탕을 바쳤을 정도다. 그러니 이보다 한참 전인 삼국지 시대는 오죽할까. 사탕수수 씨앗, 플랜테이션 농장, 가혹한 노동을 견뎌낼 노예에 준하는 노동력,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최신 설비 등 모든 것이 갖춰져야한다.. 2023. 4. 8.
판타지 소설 리뷰: 피와 진흙의 요람 간혹 가다보면 어떤 작가는 항상 비슷한 글을 쓰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필체나 글의 깊이야 어떤 작가건 간에 항상 따라다니는 것이니 비슷한게 당연하다쳐도, 몇몇 작가들은 자신이 가장 잘 쓸 수 있는 주제를 가장 익숙한 방식으로 풀어나가기를 반복한다. 좋게 말하면 작가의 시그니쳐고, 나쁘게 말하면 뻔한 자가복제다. 그리고 이 둘을 가르는 것은 1권 분량만 읽어도 뒷 일이 뻔히 짐작되는 이야기를 ‘그래도 읽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게 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다. 아다치 미츠루의 만화가 언제나 스포츠에 삼각관계를 끼얹는 구조를 반복해도 재밌는 반면에 어떤 소설의 후속작은 ‘전작과 다를게 없네’라며 집어던지게 만든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벌써 열 세번째 글, “피와 진흙의 요람”을 쓰고 있는 작가의 소설 역.. 2023. 4. 5.
엄마가 날 죽였고, 아빠가 날 먹었네. 엄마가 날 죽였고, 아빠가 날 먹었네 / 조이스 캐럴 오츠 외 40인 지음. 현대문학 (2015) 단편집은 좋아하지만, 여러 사람의 글을 모아놓은 단편집은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내 취향에 맞는 글과 맞지 않는 글이 온통 뒤섞여서, 내가 좋아할만한 글을 찾으려면 짚더미 속의 바늘까지는 아니어도 보석을 캐는 일곱 난장이의 수고 정도는 해야 하기 때문이다. 옛날부터 전해져 내려오던 전래동화를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의 모음집으로, 모티브가 된 원작 역시 상당히 잔혹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이들이 접하게 되는 말랑말랑한 동화들이 오히려 이상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러한 아이러니 때문에 잔혹동화는 묘한 매력을 갖고 있고, 이 특이점을 활용하려는 작가들 역시 많았다. 하지만 유명한 동화만.. 2023. 4. 1.
현대판타지 웹소설 추천: 웹소설 교수가 되었다 웹소설 교수가 되었다 / 퍼플프린스 / 현대판타지 / 2022년 5월 ~ 연재중 모름지기 국문과라면 오래 전 문학작품과 작가들만 연구해야 한다고 철썩같이 믿고 있는 교수들이 가득한 하늘대학교 국문과. 이에 반기를 들며 대중매체와 장르문학을 주제로 박사 학위를 쟁취해낸 주인공, 신한준. 그에 대한 보복인지, 교수들은 신한준을 새롭게 만든 '웹소설전공'의 교수 (더 정확히는 대우교수)로 임명한다. 학교에서 만들라고 하니 어쩔 수 없이 대충 만들었다가 치워버릴 똥 취급하는 웹소설전공에 말 안듣던 졸업생 박아놓고 단번에 쓰레기통에 버릴 예정이었던 것. 하지만 이런 속셈을 다 알면서도 흔쾌히 자리를 맡은 주인공은 학생들을 이끌어 나가며 웹소설계와 학계 양쪽에서 파란을 일으킨다는 내용. 일단 왠지 익숙한 것 같으면.. 2023. 3. 31.
밥 먹는 술집을 차렸습니다 밥 먹는 술집을 차렸습니다 / 김광연 글, 박승희 그림, 지콜론북 (2019) “혼자 조용하게 작업할 공간이 필요했지만 그런 장소를 찾는 건 쉽지 않았다. 어떤 카페는 지나치게 노래소리가 컸고 어떤 카페는 의자와 테이블의 높이가 미묘해 작업하기 불편했다. 빵보다는 밥을 좋아하는데 밥을 먹고 나서도 오래 있을 수 있는 카페는 없었다. (중략) 노트북 하나만 가지고 하는 번역 일인데 무슨 작업실까지 필요하냐는 말에 대한 명분을 위해 메뉴를 구상하고 음료를 갖춰 구색을 맞추던 것이 광장의 시작이었다. 가게를 꾸려 수익을 낼 생각보다는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낸 수익으로 적자를 메울 생각이었다.” 인터넷에서 “모든 대학생의 미래는 굶어죽거나 치킨집을 차리거나”라는 농담을 본 적이 있다. 문과를 선택하건 이과를 선택.. 2023. 3. 30.
경양식집에서 경양식집에서 / 조영권 지음, 린틴틴 (2021) 맛집을 찾아가려면 택시 기사님에게 물어보라는 말이 있다. 인터넷 리뷰가 발달한 요즘에도 워낙 뒷광고니 바이럴마케팅이니 못 믿을 정보가 난무하는지라 오히려 신뢰가 가는 아날로그 정보의 사례다. 같은 맥락에서 전국 출장을 다니는 피아노 조율사가 식도락에 관심이 있다면 그만큼 맛집 탐방기에 적합한 사람도 흔치 않을 것이다. 전국의 중국집을 돌아다니면서 썼던 전작, “중국집”의 반응이 나쁘지 않았는지 그 후속작으로 “경양식집에서”가 출판되었다. 시판 수프는 맛만 보고 멀리 밀어놓고, 햄버거에 소주 한 병 시켜 먹는 그 모습이 왠지 “고독한 미식가”의 주인공 고로상을 떠올리게 한다. 다만 글만 놓고 보면 깊이가 있는 수필이나 에세이라기보다는 가벼운 식사 일기에 가.. 2023. 3. 23.
대체역사 판타지 소설 감상: 알래스카의 독재자 장르소설 작가였던 주인공이 교통사고로 죽었다가 깨어난 곳은 1902년의 조선. 일제강점기를 코앞에 둔 그 암울한 시점에서 과감하게 미국으로 건너가서 각종 미래지식을 바탕으로 돈도 벌고 무력도 키우는 이야기. 특이사항이라면 알래스카를 미국 정부로부터 매입해서 그곳에 자신만의 지상낙원-_-;을 만든다는 거. 초반에는 나쁘지 않았는데 알래스카 지하도시를 만들면서부터 이게 대체역사인지 SF인지 모를 전개가 시작된다. 결정적으로 표절 논란이 터지면서 현재는 연재가 중단된 상태. 대체역사라는 장르가 일단 '실제 존재하는 세계에서 이미 일어났던 역사적 사건'을 쓰다보니 표절 논란에 휘말리기 딱 좋은 장르이긴 하다. 굉장히 독특하고 참신한 소재를 고안하던지, 아니면 필력이 독자를 압도하는 수준으로 뛰어나서 빠져들게 만.. 2023. 3. 22.
쩝쩝박사 쩝쩝박사 / 김준형, 이금라, 임세아, 한주희 지음. 부크크 (2020) 네 명의 저자가 자신만의 음식 이야기를 엮었다. 그런데 글 자체도 거의 음식일기 수준의 단상이고, 요리도 그닥 대단할 것은 없어서 별로 큰 감흥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요즘엔 워낙 대단한 사람들이 요리책이나 요리 에세이를 내는 경우가 많다보니 눈이 높아진 탓일까. 에세이로 보기엔 글의 깊이가 얕고, 요리책으로 보기엔 요리의 깊이가 얕다. 2023. 3. 16.
사람의 부엌 사람의 부엌 - 냉장고 없는 부엌을 찾아서 / 류지현 지음, 낮은산 (2017) 나름 요리학교도 졸업하고 업계에서 짧게나마 일해 본 얼치기 요리사의 입장에서는 전통적인 것에 무조건 가산점이 붙는 것이 약간 불합리하게 보이기도 한다. 한식이라고 하면 무조건 한복 입은 할머니들이 전통적으로 빚은 항아리에서 전통적으로 담근 장을 퍼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요리하는 장면이 자동적으로 떠오르는 것이 못마땅하달까. 물론 그런 방식이 갖는 나름대로의 장점을 모두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또 지나치게 신성시하는 것 역시 잘못된 것 아닌가 싶다. 그래서 이 책은 실용적인 입장에서 봤을 때는 그렇게 공감가는 글은 아니다. 아이캔이 우주선 타고 아빠찾아 외계로 떠나는 2020년도 지난 마당에 “냉장고 없이 살자”는 주.. 2023. 3. 10.
인도에는 카레가 없다 인도에는 카레가 없다 / 이옥순 지음. 책세상 (1997) 인도에서 유학 생활을 하며 인도 역사를 전공한 저자가 쓴, 인도 안내서. 멀게는 영국인들이 ‘미개한 인간들’이라고 멸시하며 세상에 널리 흩뿌린 편견에서부터 가깝게는 단기 배낭여행족들이 수박 겉핥기 식으로 흝어본 후 아는척하며 퍼뜨린 잘못된 지식까지, 우리에게 인도는 애매모호하고 추상적이며 베일에 싸인 이미지로만 다가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인도에서 오랫동안 살면서 그 역사와 문화를 깊이있게 공부한 저자는, 그 표면적인 현상의 허구와 진실을 공정하게 보여주면서 그 이면에 감춰진 근본적인 이유까지 언급한다. 식당에서 주는 숟가락이나 포크가 과연 내 입에 넣을만큼 깨끗한가? 대도시에 사는 서구화된 계층과 일부 젊은이들을 제외하면 아직도 많은 인도인이.. 2023. 3. 2.
판타지 웹소설 추천: 내 인권을 돈주고 구독함 모든 나라를 해체해서 전 인류를 돈으로 다스리자 말하는 메가콥의 첨병 유토피아 드림. 로봇은 비싸고 시민들 굴리는 건 표를 잃으니까 사람을 배양시설에서 찍어내 굴리는 정부. ‘진짜 우열을 쉽게 가릴 수가 없는 놈들이다.’ "돈으로 안되는 것이 있다면 그 문제를 해결하기에 충분한 돈이 없는 것은 아니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라"라는 말도 있듯이, 우리는 거의 모든 것이 돈으로 해결되는 자본주의-황금만능주의 사회에서 살고 있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하더라도 결혼은 사랑으로 하는 것이었지만, 오늘날 결혼 조건은 애정에 앞서 (혹은 비슷한 무게로) 집과 자동차, 연봉에 중점을 둔다. 소설 속 주인공들이 회귀, 빙의, 환생을 하고 나서 가장 먼저 외치는 말이 '상태창'이지만, 실제로는 돈이야말로 가장 직관적이.. 2023. 2.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