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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와 혼혈왕자 해리포터 씨리즈는 굳이 극장까지 찾아가서 보는 영화는 아닌데, 어쩌다 이번엔 영화관에서 보게 되었다. 하지만 뭐랄까, 전편과 후편을 이어주는 중간편이라고나 할까, 클라이막스도 없고 주인공들은 무게만 너무 잡고 어설픈 곳에 너무 힘을 쏟아부었다는 느낌이 드는 어중간한 영화라고나 할까. 간혹 가다 웃음이 터져나오게 만드는 유머는 있지만, 전체적인 내용은 맥이 빠져있다. 혼혈왕자의 정체도 뜬금없고, 캐릭터들은 의미없이 나타났다 사라지고... 다음편에서 나타날 복선을 깔아둔다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이번 편은 그 자체로 봐주기엔 그닥 볼만하진 않은듯. 2009. 7. 26.
트랜스포머2 뭐랄까... 확실히 비쥬얼적인 측면은 나아졌다지만, 의미없는 세계여행과 허술한 줄거리 때문인지 지루했던 측면이 있다. 1편은 유치하기는 했어도 지루하지는 않았는데... 군데군데 패러디적인 요소가 있지만 그걸 눈치채더라도 '참 뜬금없다'는 생각이 들고, 애정구도 역시 너무 뻔하다못해 질린다고나 할까. 무엇보다도 1편에서의 '스펙터 포격장면'같은게 상당히 기대되었었는데, 이번엔 현실 세계의 무기와 트랜스포머의 접전이 좀 싱거웠던 게 결정적인 마이너스 요인. 어설픈 추격전이나 세계여행 다큐나 연애물 찍지 말고, 싸우라고! 관객들이 원하는 건 (유치하긴 해도) 거대 로봇들이 치고박고 싸우는거지 뭔가 심오한 걸 바라는게 아니다. 2009. 7. 6.
퍼언 연대기 드래곤이 등장하는 소설은 엄청나게 많다. 강력한 힘의 상징인 이 상상의 동물은 소설가에겐 매력적인 소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수많은 소설 중에서 드래곤이라는 존재의 특성을 제대로 살린 것은 그렇게 많지 않다는 점 또한 사실이다. 드래곤은 거의 항상 맹수나, 포악한 지배자나, 초월적인 방관자나, 자연재해의 일종으로 여겨졌다. 한마디로 인간보다 강력하다는 점만 빼면 인간과 똑같거나, 아예 이야기를 풀어가는데 필요한 소품 취급을 받았다는 소리다. 그나마 드래곤이 그 종족의 특성을 잘 살리면서도 단순한 도구 취급 받지 않는 걸작을 꼽는다면, '테메레르', '드래곤 라자', 그리고 지금 말하는 '퍼언 연대기'정도가 아닐까. 하늘로부터 떨어지는 거대한 재앙을 막기 위해 활약하는 드래곤과 용기사들의 모험은 단순한.. 2009. 7. 6.
솔로몬의 반지 "솔로몬 왕은 신비한 반지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 반지를 끼고 있으면 동물들과 대화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 대사를 처음 봤던건 신학 서적이 아니라 만화(닥터 스쿠르)였다는 점이 내 독서 취향의 한계를 드러내긴 하지만서도, 내가 동물과 이야기할 수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상상은 곧잘 하게 만들곤 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동물과 오랫동안 함께 살아온 사람이 그 동물과 어느정도 의사소통이 되는건 당연하지 않을까? 나만 해도 햄스터를 1년 넘게 기르면서부터는 이놈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간혹 짐작이 가곤 했으니 말이다. (그리고 어떤 경우엔 햄스터 역시 내 생각을 다 파악하고 있는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나와 같은 생각을 했던 사람이 또 하나 있었으니, 그 이름은 콘라트 로렌츠. 자연과학자.. 2009. 7. 6.
시간을 파는 남자 '시간을 달리는 소녀'가 아니라, '시간을 파는 남자' 한 남자가 유리병에 5분을 담아서 팔고, 이걸 2달러에 산 사람들은 유리병을 사용하면 언제 어디서든지 5분을 자기 마음대로 쓸 수 있다는 내용. 경제학적으로 보면 상당히 오류가 많지만 '가끔 걸음을 멈추고 꽃향기를 맡아보라'는 격언을 되새기기에는 충분하다. 우리 이상에서 5분의 여유가 얼마나 소중한지, 그리고 우리가 목숨걸고 매달리는 직업(과 돈벌이)가 얼마나 허망한지를 알게 해주는 책. 내용 자체가 그렇게까지 명작은 아니지만 자기계발서의 일종임에도 불구하고 자기계발서 특유의 '누구나 다 아는 뻔한 소리'를 늘어놓지는 않는다는 사실이 마음에 든다. 2009. 6. 29.
매실의 계절~! 올해도 어김없이 돌아온 매실의 계절. 웰빙 바람이 부는데다가 매실농가가 많아져서인지 설탕 품귀현상마저 벌어진다는 소문이 돌 정도다. 하긴, 작년에 만든 매실 엑기스를 얼마나 잘 먹었는지 생각하면 그럴만도 한듯. 어머니께서 매실 엑기스 만드는 동안 나는 옆에서 열심히 매실을 빼돌려서 매실주 작업에 돌입. 검은 항아리에는 매실 원액을 한가득 만드는 중이고, 앞쪽 유리병은 매실주 숙성중. - 매실 엑기스 : 매실을 잘 씻어서 물기가 남지 않도록 말린다. 매실 1kg당 설탕 800g을 넣는다. 잘 봉해서 숙성시킨다. - 매실주 : 매실을 잘 씻어서 물기가 남지 않도록 말린다. 매실 1kg당 설탕 500g, 과실주용 소주 1,8리터를 넣는다. 잘 봉해서 숙성시킨다. 초반 며칠간은 설탕이 잘 섞이도록 흔들어준다. .. 2009. 6. 14.
마더 억울한 누명을 쓴 아들을 구해내기 위한 한 엄마의 고군분투기. 전체적으로 긴장감도 있고, 반전도 적절하고, 배우들 연기도 괜찮다. 왠지 살인의 추억과 템포가 비슷하다고나 할까? 영화 보기 전에 농담삼아 'XX가 범인인거 아니야?'라고 했는데 그게 들어맞은건 꽤나 충격. 살인의 추억과 비슷한 수준의 명작은 아니고, 추격자보다는 좀 나은 수준 정도는 될듯. 2009. 6. 10.
터미네이터4 대략 '터미네이터3'보다는 낫고, '터미네이터2'보다는 못하고, '터미네이터1'과 비슷한 수준. 다만 그래픽이 발전하고 스케일이 커졌다는 점에서 볼거리는 가장 많은듯 하다. 하지만 볼거리가 난무하는 헐리웃 영화판에서는 아무래도 화면보다 그 내용에 가중치가 들어가는 것도 사실. 그렇기때문인지 마커스의 정체성 찾기는 '공각기동대'나 '매트릭스'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어필하기는 좀 부족할듯하다. 1편의 주지사 형님이나 2편의 T-1000과 같은 공포스러운 악당이 없다는 것도 나름 감점요소. 그래도 'I will be back'이나 CG로 등장한 아놀드를 볼때면 절로 웃음과 함께 박수가 터져나온다. 눈썰미가 있는 사람이라면 1편 맨 처음에 등장했던 존 코너의 얼굴흉터가 어떤 과정을 거쳐 생겨난 것인지 알아보는 것.. 2009. 6. 8.
김씨 표류기 뭐랄까.. 나는 재미있게 봤는데 남에게 추천하기는 좀 애매한 영화. 한강에 빠져죽으려다 밤섬에 표류하게 된 남자와, 카메라 뷰파인더로만 세상을 보는 은둔형 외톨이 여자의 만남. 어찌보면 상당히 뻔한 스토리지만 이걸 중간중간 코믹한 요소를 섞어서 감성적으로 잘 풀어낸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듯이 처음부터 끝까지 빵빵 터지며 웃기는 영화는 절대 아니다. 그리고 이 감성이라는 것도 사람에 따라서 극과 극으로 공감, 비공감이 갈릴듯한지라 더욱 애매하다. 굳이 따지자면 어쩐지 일본영화식의 느릿한 흐름이 느껴진달까. 개인적으로는 어딘지 모르게 애매하고 비현실적인 느낌을 좋아하는지라 내 코드에 딱 맞는 영화였지만, 이 코드가 맞는 사람이 많을지는 미지수. 2009. 5. 25.
에어로가든... 뼈저린 교훈 에어로가든 설명서에 보면 다른 패키지의 씨앗 (에어로가든 씨앗 패키지는 허브,상추,페튜니아 등 4종류임)을 섞어서 기르지 말라고 되어있길래 '흥.. 씨앗 패키지 팔아먹으려는 음모다!'라고 생각하며 철저하게 실용주의적 패턴을 만들었다. 민트1, 바질2, 상추4의 구성으로 그야말로 내가 실제로 써먹는 빈도와 용도에 기반을 둔 것. 그런데 기른지 보름쯤 지나니 확실히 문제가 불거져나온다. 상추와 허브의 자라는 속도가 월등히 차이가 난다는 것. 아무리 상추잎을 쳐줘도 자고 일어나면 또 자라서 허브를 가린다. 어찌나 빨리 자라는지 왼쪽 끝의 페퍼민트는 광량이 부족해 비실거리는게 눈에 보일정도. 흠... 앞으로는 상추만 기르고 허브는 화분에 길러야 할라나... 2009. 5. 23.
천사와 악마 댄 브라운 원작, 톰 행크스 주연의 '다빈치 코드' 후속편. 일단 전반적인 평가는 (다빈치코드보다는 약간 떨어지는) 범작과 수작 사이 정도로 볼 수 있을듯. 영화가 지루한건 아니지만, 영화상에서 4시간동안 일어나는 일을 2시간 반짜리 영화에 집어넣다보니 약간 지루한 측면이 발생하곤 한다. 아이러니컬한 사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단서'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바티칸 시내를 종횡무진 휩쓸고 다니는데, 이에 대한 설명은 좀 부족해보이는 듯한 느낌도 든다는 사실이다. 랭던 교수의 눈에는 뭐든지 보이고, 뭐든지 저절로 알게 되는듯 하다고나 할까. 마지막 반전도 워낙 뻔해서.. 범인을 알려주는 단서를 맨 나중에 보여줬더라면 차라리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식스센스급 반전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금방 알 .. 2009. 5. 18.
캡틴 블루베어의 13과 1/2 인생 고양이에게는 아홉개의 목숨이 있다고들 하지만, 푸른곰에게는 27개의 목숨이 있다. 그리고 그 중 딱 절반, 푸른곰 선장이 살아온 13과 1/2의 인생에 대한 이야기. 리틀북에서 예전에 출간했던 푸른곰 선장의 13과 1/2 인생을 재출간한 버전. 3권짜리를 2권으로 묶은건 좋은데, 표지가 너무나도 마음에 안든다. 발터 뫼르스의 차모니아 연대기는 일정한 패턴이 표지를 메꾸고 그 속에 캐릭터가 조그맣게 나와있는 식의 표지인데, 이번에 재출간하면서 완전히 바뀌어버렸다. (누구 맘대로!) 게다가 소설 속에서 Gnome(놈 : 판타지를 좀 읽어봤으면 누구라도 알 수 있는 땅의 요정)을 '그놈'이라고 번역해놓은걸 보면, 내가 모르는 오역이 얼마나 많을지도 걱정된다. 하지만 이런 몇가지 단점을 제외하면, 내용상에는 그.. 2009. 5.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