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Fiction_소설113 루모와 어둠속의 기적 '꿈꾸는 책들의 도시'로 유명한 발터 뫼르스의 소설. 챠모니아라는 신비의 대륙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챠모니아 4부작'의 하나다. '푸른곰 선장의 13 1/2의 삶' '꿈꾸는 책들의 도시' '루모와 어둠 속의 기적' '엔젤과 크레테' 이 중 '엔젤과 크레테'를 제외하곤 다 번역본이 나와있는 상태. 뭐랄까, 그냥 아무런 생각없이 뒹굴거리다가 막연히 떠오른 상상의 캐릭터. 이 캐릭터를 갖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면 이런 소설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풀어나가다가 등장한 또 다른 설정이 너무 마음에 들어 외전격으로 다른 이야기를 가지치듯 뻗어나간다면, 그게 아마 챠모니아 연대기와 비슷한 느낌 아닐까. 볼퍼팅어, 린트부름 요새의 공룡들, 상어구더기, 구리병정.... 어찌보면 유치하다고 느껴질지도 모르지.. 2007. 9. 2. 갈릴레오의 아이들 종교와 과학의 갈등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그려낸 SF단편 모음집. 아서 클라크나 어슐러 르 귄 같은 쟁쟁한 작가들의 작품이 대거 포함되어있다. 물론 단순한 유명 작가 단편 모음이 아니라 나름 주제를 갖고 모인 작품들인 만큼 간혹 가다 퀄리티가 좀 떨어지는 듯한 글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전반적으로 상당히 만족스러운 수준. 평소에 종교와 과학의 상반된 입장에 대해 생각해봤던 사람이라면 한번정도는 꼭 읽어볼만 할듯. 특히 "인간의 혈류 속에 뱀이 존재하는가에 관한 세 번의 청문회"와 같은 단편은 왜 종교가 그런 입장을 취해야 할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실마리를 잡을 수 있게 해준다. 2007. 8. 26. 보트위의 세남자 '개는 말할것도 없고, 또는 우리는 어떻게 해서 마침내 주교의 새그루터기를 찾게 되었는가"에서 등장한 유명한 소설. '보트 위의 세남자, 개는 말할것도 없고' 게으른 세명의 남자와 한마리의 개가 보트를 타고 템즈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소박한 여행에 대한 기록이다. 하지만 가벼운 이야기에 비하면 상당한 웃음을 제공해주기도 한다. 마치 바나나껍질을 밟고 미끄러지는 사람을 보고 주변에서 웃음을 터뜨리는 것과 마찬가지 반응을 이끌어낸다고나 할까. 특히 깡통따개를 잊어버렸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비극 같은 것은 정말 재밌다. '개는 말할것도 없고'에서는 '보트안의 세남자'로 번역해놨길래 찾는데 약간 애먹었는데, 국내 번역판 제목은 '보트위의 세남자'다. 2007. 8. 21.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 개인적으로 상당히 좋아하는 작가인 로저 젤라즈니의 단편 모음집. 특히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법이 상당히 몰입하게 만든다. '앰버연대기'나 '신들의 사회'같은 유명작들도 있지만, 역시 이 사람의 진가는 단편에서 드러나지 않나, 라는 생각도 들고. 특히 이 책에 실린 '프로스트와 베타'는 SF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읽어볼만한 이야기. 2007. 8. 20. 개는 말할것도 없고 원 제목은 "개는 말할것도 없고, 또는 우리는 어떻게 해서 마침내 주교의 새그루터기를 찾게 되었는가"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만 해도 엄청나게 긴 제목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은 한술 더 뜬다. (그리고 우연하게도 둘 다 SF소설이다) 이쪽 계통에서는 상당히 유명한 코니 윌리스의 장편소설. 이 아줌마 특징이 '수다스럽고 따뜻한'글을 뽑아내는 것인지라, 이 책 역시 700페이지가 넘는 분량에도 불구하고 잔혹하고 무겁고 필사적인 내용은 등장하지 않는다. 물론, 슈라프넬 여사의 폭풍과도 같은 추격에서 도망치는 부분은 필사적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 책에서는 1888년의 매력적인 영국을 배경으로 풀어내는 사랑과 (아주 소박한) 모험, 그리고 점점 전모가 드러나는 거대한 계획을 완수하기 위한.. 2007. 8. 3. 혼블로워 나폴레옹 전쟁 시대, 영국의 해군 사관 후보생에서 시작해서 제독의 위치까지 오르는 한 인물의 이야기. 물론 가상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생생한 고증을 바탕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아주 재밌다. (해군용 건빵은 먹기 전에 식탁에 대고 두들겨준다거나, '대장장이의 딸에게 키스하게 만들어주마'의 의미라거나) 게다가 해군임에도 불구하고 배멀미에 약한, 게다가 몇번씩이나 포로로 붙들리기까지 했음에도 결국 제독의 위치까지 오르는 호레이쇼 혼블로워 역시 상당히 매력적인 캐릭터이다. 은하영웅전설의 양웬리에게서 먼치킨 특성을 좀 빼고 인간적인 면을 좀 더 부각시킨다음 현실성을 입히면 나타나는 모습이라고나 할까. 전 10권 완결이지만 각 권이 독립된 이야기인데다가 중편 몇개가 섞여서 진행되기 때문에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 영화.. 2007. 7. 14. 요재지이 중국 8대기서중의 하나로 꼽히는 요재지이. '전설의 고향'이나 '믿거나 말거나'에 등장할법한 내용의 중국 옛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영화로 유명한 '천녀유혼' 역시 이 책에 수록된 수많은 이야기 중의 하나. 하지만 단순히 재밌는 이야기로 끝날만한 책은 아니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갖추어야 할 덕목에 대해 되돌이켜볼만한 내용도 많고, 중국의 옛 문화를 엿볼수 있는 자료도 되며, 외워두면 써먹을만한 고사도 많다. 특히 후반부의 주석이 상당히 세세하게 달려있는것도 마음에 든다. (각주였으면 더 좋았을거라는 아쉬움도 있지만) 짤막한 이야기들이 두꺼운 책 6권에 가득하니, 이거 다 읽고 나면 머리가 어질어질할 정도. 2007. 7. 1. 번쩍번쩍 의리통신 일본 소설이 요즘 뜬다는 말이 있지만, 내가 좋아하는 일본 소설가는 그다지 많지 않다. 어떤 장르가 되었건 일본 소설은 대다수가 그 특유의 음울한 분위기를 떨쳐내는 물건이 별로 없는지라, 어쩐지 기운빠지고 어둑어둑한 느낌이 항상 남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분위기도 좋게 말하면 비판적이고 독특한 느낌인데다, 요즘 세상이 세상인만큼 시니컬하고 니힐한 내용을 원하는 독자들에게는 일본 소설이야말로 취향에 딱 맞는 물건 찾아내기 좋은 바다일수도 있다. 하지만 가볍게 웃을만한 내용을 찾기엔 상당히 무리인 바닥이기도 하다. 한국식 웃음은 짧고 강렬하게, 그리고 뒷맛은 길게. 라고 한다면 일본식 웃음은 술에 물탄듯 물에 술탄듯 어찌보면 지루한 가운데 맥이 빠진 웃음기만 흥건한 경우가 보편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다.. 2007. 3. 3. 반쪼가리 자작 이탈로 칼비노의 '우리의 선조들 3부작-반쪼가리 자작, 나무 위의 남작, 존재하지 않는 기사. 이렇게 세편이 모여 하나의 씨리즈를 이룬다.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귀족 3부작이라고 부르고 싶지만)'의 그 첫번째 작품. 전쟁에 나갔다가 포탄에 의해 몸이 두쪽으로 갈려 반쪽짜리 두명으로 분리되어버린 사람의 이야기다. 언뜻 보기엔 아이들 동화처럼 황당해보이는 이러한 배경은 그렇게 두명으로 갈린 자작이 극단적으로 선한 인격과, 극단적으로 악한 인격으로 나뉘어지며 생각할 꺼리를 던져준다. 우리의 선조들 3부작이 결국 이상적인 인간상에 대한 고찰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에, 이 책은 인간성이 가져야 할 중용의 도에 대해 말함과 동시에 한편으로는 결국 인간은 완전한 선도, 완전한 악도 아닌 그 두가지가 균형을 이루며 공존.. 2007. 2. 27. 팝업북 - 오즈의 마법사,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팝업북(펼치면 입체적으로 그림이 튀어나오는 책)의 거장, 로버트 사부다의 대표작.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그림이 아름답고, 오즈의 마법사는 여러가지 신기한 장치를 많이 해놓은듯. 반디에서 할인하는 바람에 질러버렸는데 가격은 비싸지만 후회는 되지 않는다. 토네이도 몰아치는 장면이나 매드해터의 티파티 장면은 진짜 압권. 2006. 11. 19. 라스만차스 통신 예전에 누군가가 일본식 공포영화와 미국식 공포영화의 차이를 설명하면서 이런 표현을 쓴 것을 본 적이 있다. "일본식 공포영화는 내 몸 위로 수많은 벌레들이 서서히 기어올라오는 그런 느낌이다" 문학에도 그런 표현을 쓰게 된다면, 라스만차스 통신이야말로 그 범주에 속할 것 같다. 판타지 문학이라고 해서 흔히들 생각하는 고전 명작급 소설 - 반지의 제왕이나 어스시의 마법사, 나니아 연대기와는 궤를 달리하는, 그렇다고 요즘 쏟아져나오는 잡타지와는 더더욱 다른 이야기. 굳이 비슷한 느낌의 이야기를 찾는다면 역시 카프카의 '변신' 정도일 듯 하다. 현실에서 겪게되는 망상이나 백일몽이라고 해도 좋을 만한 내용이 전개되면서, 글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장마철의 끈적끈적한 더위와 폭풍 직전의 어두운 하늘이 교차되는듯한 느낌.. 2006. 11. 15. 지문사냥꾼 독일의 작곡가 마이어베어는 한 발레리나 겸 가수에게 이렇게 말했다."당신의 춤은 가수치고는 결코 서툴지 않습니다. 또 발레리나로서의 당신의 노래 또한 결코 나쁘지 않아요"지문사냥꾼을 읽고 난 후의 느낌이 딱 이렇다."음악가가 쓴 글 치고는 결코 나쁘지 않은, 짤막한 몽상적 이야기들의 모음"물론 요즘처럼 생각도 안하고 글을 쓰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은 세상에서, 판타지라는 이름을 달고 쏟아져 나오는 불쏘시개 잡타지들에 비하면 훨씬 훌륭하다. 최소한 자신이 절감하는 생각이나 느낌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까. 하지만 뛰어난 작가의 글이라고 보기엔 확실히 한계가 느껴진다. 공감이나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수준이라면 몰라도, 감동과 사색까지 끌어오기엔 모자란다고나 할까.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 2006. 5. 6. 이전 1 ··· 6 7 8 9 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