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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Fiction_소설105

반쪼가리 자작 이탈로 칼비노의 '우리의 선조들 3부작-반쪼가리 자작, 나무 위의 남작, 존재하지 않는 기사. 이렇게 세편이 모여 하나의 씨리즈를 이룬다.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귀족 3부작이라고 부르고 싶지만)'의 그 첫번째 작품. 전쟁에 나갔다가 포탄에 의해 몸이 두쪽으로 갈려 반쪽짜리 두명으로 분리되어버린 사람의 이야기다. 언뜻 보기엔 아이들 동화처럼 황당해보이는 이러한 배경은 그렇게 두명으로 갈린 자작이 극단적으로 선한 인격과, 극단적으로 악한 인격으로 나뉘어지며 생각할 꺼리를 던져준다. 우리의 선조들 3부작이 결국 이상적인 인간상에 대한 고찰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에, 이 책은 인간성이 가져야 할 중용의 도에 대해 말함과 동시에 한편으로는 결국 인간은 완전한 선도, 완전한 악도 아닌 그 두가지가 균형을 이루며 공존.. 2007. 2. 27.
팝업북 - 오즈의 마법사,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팝업북(펼치면 입체적으로 그림이 튀어나오는 책)의 거장, 로버트 사부다의 대표작.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그림이 아름답고, 오즈의 마법사는 여러가지 신기한 장치를 많이 해놓은듯. 반디에서 할인하는 바람에 질러버렸는데 가격은 비싸지만 후회는 되지 않는다. 토네이도 몰아치는 장면이나 매드해터의 티파티 장면은 진짜 압권. 2006. 11. 19.
라스만차스 통신 예전에 누군가가 일본식 공포영화와 미국식 공포영화의 차이를 설명하면서 이런 표현을 쓴 것을 본 적이 있다. "일본식 공포영화는 내 몸 위로 수많은 벌레들이 서서히 기어올라오는 그런 느낌이다" 문학에도 그런 표현을 쓰게 된다면, 라스만차스 통신이야말로 그 범주에 속할 것 같다. 판타지 문학이라고 해서 흔히들 생각하는 고전 명작급 소설 - 반지의 제왕이나 어스시의 마법사, 나니아 연대기와는 궤를 달리하는, 그렇다고 요즘 쏟아져나오는 잡타지와는 더더욱 다른 이야기. 굳이 비슷한 느낌의 이야기를 찾는다면 역시 카프카의 '변신' 정도일 듯 하다. 현실에서 겪게되는 망상이나 백일몽이라고 해도 좋을 만한 내용이 전개되면서, 글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장마철의 끈적끈적한 더위와 폭풍 직전의 어두운 하늘이 교차되는듯한 느낌.. 2006. 11. 15.
지문사냥꾼 독일의 작곡가 마이어베어는 한 발레리나 겸 가수에게 이렇게 말했다."당신의 춤은 가수치고는 결코 서툴지 않습니다. 또 발레리나로서의 당신의 노래 또한 결코 나쁘지 않아요"지문사냥꾼을 읽고 난 후의 느낌이 딱 이렇다."음악가가 쓴 글 치고는 결코 나쁘지 않은, 짤막한 몽상적 이야기들의 모음"물론 요즘처럼 생각도 안하고 글을 쓰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은 세상에서, 판타지라는 이름을 달고 쏟아져 나오는 불쏘시개 잡타지들에 비하면 훨씬 훌륭하다. 최소한 자신이 절감하는 생각이나 느낌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까. 하지만 뛰어난 작가의 글이라고 보기엔 확실히 한계가 느껴진다. 공감이나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수준이라면 몰라도, 감동과 사색까지 끌어오기엔 모자란다고나 할까.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 2006. 5. 6.
향수 '한번 꼭 읽어봐야지'라고 마음먹었다가 어느새 기억 저편으로 흘러가 버린 책 중의 한권이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향수'였습니다. 그리고, 얼마전 도서관에서 우연히 한번 읽어본 후, 그 즉시 주문해서 곧바로 구입했습니다. 아마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이 책은 인간과 냄새가 관련된 한편의 재미있는 이야기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향수에 상당한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에센셜 오일에 빠져서 아예 직접 집에서 증류까지 시도해본 사람이라면 더더욱) 이 책을 읽는 동안 누구나가 상상할 수 있는 냄새에 대한 묘사 - 일상 생활에서 맡을 수 있는 여러가지 냄새와 몇종류 꽃향기 - 뿐만 아니라 세세한 부분에서 그 이름과 함께 뿜어져 나오는 벤조인과 오렌지 블러썸, 로즈마리, 몰약, 유향, 네롤리, 유칼립투스, 사향.. 2006. 3. 19.
꿈꾸는 책들의 도시. 그리고 젠틀 매드니스 꿈꾸는 책들의 도시는 예전에 한번 빌려봤던 책을 이번에 아예 구입했습니다. '책'에 대한 욕망과 집착, 그리고 그 속에 담긴 지식과 - '오름'으로 대변되는 - 감동, 이것에 의해 사람들이 어떠한 반응을 보이며 변화하는지를 판타지 소설로 잘 풀어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고나 할까요. 글을 쓴다는 것, 그리고 글을 읽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다시 한번 돌아보게 만드는 책입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공감할만한 부분도 많고, 그렇지 않더라도 단순히 흥미 위주의 모험 활극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충분히 읽을만한 이야기지요. 뒷부분으로 가면 극적인 효과를 주기 위해서인지 좀 지나치게 (그리고 통속적으로) 과장되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들긴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야기 전체의 수준은 상당히.. 2006. 1. 13.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 마틴 가드너 주석판 일단 자료 자체로 보기엔 지금까지 나왔던 것 중에서는 가장 완벽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즐기면서 읽기엔 좀 힘들지도. 이는 엄청난 양의 주석이 달려있다는 데서 문제가 발생한다. 의역을 통해 자연스럽게 풀어나가야 할 부분도 주석의 설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직역을 써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 (아마 이때문에 번역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이 나오는 것일지도) 예를 들어 "병에는 '나를 마셔요'라는 상표가 붙어있었다"라는 문장이 "병목에는 종이가 매달려 있었고, 그 종이 위에는 '마셔라(drink)'라고 커다란 글자가 멋지게 인쇄되어 있었다"라는 문장보다 훨씬 더 간결하고 이해하기 쉽다. 하지만 그 옆의 주석에서 빅토리아 시대의 약병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후자의 번역을 택.. 2006. 1. 6.
채지충 중국 고전만화 만화라기보다 도서쪽으로 분류해야 할 정도로 무게를 지닌 물건들. 채지충 중국 고전 만화 전집 : 58만원짜리를 19만 5천원에. 여기다 덤으로 만화 삼국지 세권. 그리고 이 과정에서 얻은 마일리지 19500원에 +2000원 해서 채지충 불교만화 셋트 3권 + You & I 예전에 칠성문화사인가 하는 곳에서 나왔던 것을 채근담 한권만 갖고 있었는데 이번에 눈에 띄길래 완전히 구입. 고전은 만화로라도 읽어두면 정말 도움이 된다. 2005. 2. 25.
세계 미스테리 걸작선 나는 단편이 좋다. 100점 만점 기준으로 책을 볼때, 만약 그 글이 단편이라면 우선 5점은 주고 시작한다. (옵니버스식 구성이라면 10점) 화려한 정식 풀코스 요리보다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한끼 식사를 더 좋아하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그런 의미에서 '세계 미스테리 걸작선'과 같은 단편 모음집은 '단편'에 '걸작'들이 모인 책이니 어떤 의미에서는 보증수표만큼이나 확실하다. 개인적으로 추리물은 '머리를 아프게 하지만 않을 정도의 수준. 그러나 말도 안되는 추리는 질색'이라는 심정이기에 단편이 더욱 빛난다고 생각하는 분야. 때문에 유명 작가의 장편은 머리 아파서 싫고, 그렇다고 요즘에 쏟아져 나오는 추리 만화는 너무 말도 안된다는 생각이 들어 맞지 않는다. 즉, 단편 추리물이야말로 가장 좋아하는 장르중에 .. 2004. 10.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