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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tch/Movie_영화169

큐브 제로 전편만한 속편 없다는 말은 상당수의 영화들에게 들어맞는다. 큐브2 역시 마찬가지. 형이상학적인 측면에서의 난해한 내용 - 다시말해 시간의 다차원성 등등을 풀어낸 영화는 다른 의미에서는 환영받을지도 모르겠지만, 최소한 큐브 전편을 기대하고 온 사람들에게는 아니다. 특히 강제로 시간여행을 시켜버리는 그 살인광선은 누가봐도 현실성이 떨어진다. 바이러스 무기나 사람 깍두기 썰기 등이 무서운 이유는 물론 그 장면의 잔인함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훨씬 더 '현실적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아예 오리지널 큐브의 이전으로 돌아간다면? 그런 의미에서 나온 작품이 바로 큐브 제로. 오리지널 큐브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게 만들면서도 원래의 작품이 갖는 공포스러움은 아직 남아있다. 다만 '정체를 알 수 없는 공포'였던 것이 .. 2005. 4. 25.
주먹이 운다 권투. 삶의 낭떠러지 끄트머리에 몰린 인생들이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그래서 더욱 처절한 스포츠.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카츠 정도는 권투를 매개로 하는 연애질이라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을것이다. (원래 카츠는 그걸 보려고 하는거긴 하지만서도) 전체적인 분위기나 스토리 분배가 약간 엉성한 감이 없지않아 있긴 하다. 하지만 개인적 취향에 꼭 맞는, 약간 콘트라스트 높은 색감과 카메라 워크는 그정도는 충분히 커버하고도 남는다. 게다가 영화 전반에 걸쳐 뚝뚝 흘러넘치는 그 비장함. 아무리 권투에 관심이 없더라도, 최소한 영화표값이 아깝지는 않을 영화. 2005. 4. 9.
숨바꼭질 1. '식스센스' 수준에는 못미친다. '디 아더스'와 비슷한 수준. 2. 로버트 드니로는 배역에 충실한 명배우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캐릭터가 일류에 못미친다면 어쩌겠는가. 3. 다코타 패닝...아역배우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어른들 가르치는 애늙은이'의 이미지가 강했던 걸까.. 어려보이지가 않는다. (최소한 영화상의 캐릭터와는 잘 맞는 이미지이긴 하지만) 2005. 3. 24.
쏘우 '세븐'과 '폰부스'의 뒤를 잇는 '훈계형 범죄 스릴러'. 그로테스크하긴 하지만 공포라는 단어가 끼어들 여지는 별로 없어보인다. 요점만 말하자면 '생명의 소중함을 느껴보아요~'라고나 할까. 여러가지 장치도 그렇고 반전도 그렇고, 꽤나 수작. ps. 단, 뱀파이어나 구울이 아닌 이상 팝콘을 들고 들어가긴 상당히 껄끄러운 영화. 2005. 3. 21.
가필드 멋진 캐릭터를 망쳐놓은 대표적인 영화로 꼽을 수 있을 듯. 귀차니즘의 대가, 가필드를 이따위로 엉성하게 영화화한 것은 충실한 귀차니스트의 일인으로 도저히 용납 불가능한 일이다. 게다가 알린이나 오디, 너말 등의 동물캐릭터들도 아예 함께 애니메이션 처리를 할 것이지, 가필드만 애니메이션화되는 바람에 어울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비디오로 빌려보는게 아니라 무료로 다운로드 받아 본다고 해도 시간이 아까울 영화. 역시 가필드의 진가는 애니메이션 - 그것도 게으름부리는 내용의 애니메이션에서 드러날 뿐. (가필드에 대한 좀 더 진지한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2005. 2. 17.
말아톤 관객의 눈물을 짜내는 일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몇몇 신파극에서 볼 수 있듯이 그럴듯한 슬픈 내용을 만들어 박아넣기만 하면 가능하다. 하지만 그 내용이 별로 슬플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눈물겹게 만드는 이야기는 흔치 않다. 말아톤은 그런 영화다. 육체라는 감옥에 갇혀서도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한 사람의 이야기. 이 영화가 감동을 주는 이유는 '일반인도 하기 힘든 일을 장애를 딛고 일어서서 어쩌구저쩌구'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버린 한 인간의 탈출기'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관객들이 느끼는 것은 자신보다 못한 사람을 바라보는 동정심이 아니라 자신도 갖고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샌가 희미해진) 그 순수한 열정이 되살아나는 것 아닐까. ps. 개인적으로 볼 때, '소재'가 좋았다. 물론.. 2005. 2. 1.
쿵푸 허슬 마치 '성룡 영화'처럼, 이제 주성치의 이름은 그것만으로도 영화의 방향을 알 수 있게 해주고 어떤 내용으로 전개되어가는지를 익히 짐작하고도 남게 만든다. 객관적으로 보면 참으로 유치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와 너무나도 잘 맞아떨어지는 (소림축구를 기억하라) 컴퓨터 그래픽. 전반적으로 보면 참으로 엉성한 줄거리. 아니, 줄거리라는게 있기나 한지 의문스러운, 그야말로 뒤죽박죽 인과관계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루하지는 않은 진행. 그리고 결정적으로 '웃긴다'. 아주 제대로 웃긴다. 내용이 없기 때문에 머리 복잡하게 굴릴 필요 없이, 아무 생각없이 앉아서 웃기만 하면 된다. 그 웃음이라는게 깊은 감동이나 고난도 코미디와는 차원이 다르지만 (개인적으로는 쿤타맨 수준이 아닌가 싶다) 그렇기에 웃음의 강도가 더해.. 2005. 1. 22.
오페라의 유령 오페라의 유령 OST를 처음 들었던 것은 상당히 오래 전의 일이다. (88년도에 발매된 테이프이니, 내가 8~9살때) 그리고 또한 음악이 사람을 압도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처음으로 들려주었던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뮤지컬을 실제로 보려고 하면 이상하게 일이 꼬이는 바람에 못 보다가, 결국은 스크린을 통해 처음으로 접하게 되었다. 영화를 보면서 느낀거지만, '영화를 보러 온 사람들에게는 실망밖에 남지 않을 영화'다. 이 영화를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서는 '오페라의 유령 뮤지컬'을 보러 온다고 생각하는 편이 낫다.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지만, 오페라의 유령은 오페라가 아닌 뮤지컬이다) 음악을 충분히 즐기고 이에 감동한 사람이 뮤직비디오를 보러 오는듯한 기분으로 봤을때 효과가 극대화된다고나 할까. 결.. 2005. 1. 10.
크리스마스 악몽 예전부터 구하고 싶었던 팀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 2001년도에 나온거라 대부분 절판된 상태였는데 어떻게 하다보니 하나 남은걸 겟~ 팀버튼의 세계관은 '물든다'는 표현이 적당할듯. 비틀쥬스, 배트맨, 가위손, 크리스마스 악몽, 책으로는 굴소년의 우울한 죽음에 이르기까지.. 처음엔 '이게 뭐야..'라고 이질감이 느껴지는, 약간 컬트적이면서 어두운 세계관이지만 보면 볼수록 중독되어버린다. 이 DVD에는 팀버튼의 데뷔작인 '빈센트'와 '프랑켄위니'도 함께 포함되어있는데... 흠.. 데뷔작부터가 저랬단 말이지... 언젠가는 뇌를 한번 해부해보고 싶은 인물... 2005. 1. 3.
레지던트 이블 2 보통 게임을 영화화한다는 것은 상당한 위험부담을 안기 마련이다. 게임을 좋아하던 사람에게는 원작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실망감과 게임을 모르는 사람에게는 무슨 소리인지 하나도 못 알아먹게 만드는 난해함도 한 요인이지만, 그보다는 게임을 '하는 것'과 게임을 '보는 것'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에서 바이오하자드를 원작으로 하는 레지던트 이블2는 출발부터 상당히 불안했다. 우선 영화라는 매체의 한계상, 게임 특유의 '놀래키는 좀비에 반응하여 학살하기'가 불가능한데다가 공포물과 액션의 경계선에서 어중간한 위치를 차지할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전편에서는 사람 깍두기 만들기 등의, 상당히 큐브틱한 장면을 보여주며 나름대로 애썼지만, 게임의 위력에는 못미친다는 평이 지배적이었고, 대다수의.. 2004. 11. 9.
콜래트럴 암흑문학관의 악인열전을 보면 극명하게 드러나는 사실이지만... 나는 악당들을 좋아한다. 세계정복 사관학교의 이념까지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단순히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즐기기 위해서'라는 단편적인 목적을 위해서도 뛰어난 악당은 중요한 존재다. 즉, 주인공 잘난척 하는 거야 어떤 영화나 다 비슷하지만, 결국 그 영화의 총체적인 질을 완성하는 건 악역이 얼마나 분발해주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콜래트럴은 상당히 기대되는 영화였다. 톰 크루즈가 악역으로 나오니, 당연히 그 비중은 엄청날 것이고 (포스터를 보라!), 비중이 큰 악당인만큼 제대로 된 활약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뛰어난 악역은 맞는데, 어설프다. 뛰어난 1류 악당이 아니라 뛰어난 2류 악당이라는 .. 2004. 10. 20.
슈퍼스타 감사용 야구 경기라고 하면 내게 떠오르는 것은 딱 두가지. 휴일이면 종종 켜져있는 야구 중계를 보면서 '저 재미없는 것을 뭣때문에 보나'라고 생각했던 것과, 난생 처음 아버지 손을 잡고 갔던 야구 경기장에서 팔던 햄버거가 무척 맛있었다는 기억. 이 두가지뿐이다. 비단 나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시대적으로 봐도 내 또래 이후의 세대가 자라날 당시는 3S정책의 약발이 슬슬 떨어지기 시작할 때였고, 컴퓨터 게임에 익숙한 요즘 세대에게 야구는 (일부를 제외하면) 어필하기 힘든 영화주제임이 분명하다. 그래서일까, 감독은 '로키가 권투영화가 아니듯, 이 영화는 야구영화가 아니다'라고 역설하기도 한다. 하지만 내가 볼때, 이 영화는 야구 영화다. 아니, 야구 경기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내가 그렇게 재미없게 보던 야구경.. 2004. 10.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