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989 루피시아 홍차... 일본의 가향차 메이커로 유명한 루피시아. 이번에 압구정 갈 일이 생겨서 아예 수입 매장에 직접 가서 사온 물건들. 직접 향을 맡아보고 사니까 확실할 뿐만 아니라 충동구매의 유혹을 뿌리치기도 힘들어진다. 루피시아의 과일 가향차는 사이다 냉침으로 만들 경우 극상의 효과를 보여주기로 유명한 물건들인지라 향이 달콤하면서도 강한 홍차를 약간 구입. 머스캇(포도), 사쿠란보(체리), 그리고 샴페인 로즈. 집에 오자마자 사이다 약간 부어놓고 냉침을 시작해버렸다. 보통은 PET병에 찻잎을 넣는 식이지만 폭발의 위험도 있고 시간 맞추기도 어렵고 해서 '니트로식 냉침법'을 개발해놓길 잘했다는 생각도 든다. 1. 유리병에 찻잎 6티스푼, 사이다 3~400ml를 넣는다. 2. 반나절 정도 지나 사이다 3~400ml정도를 추가.. 2007. 4. 8. 향수 내가 만든 오일 증류기 이름이 '그르누이'인 이상, 개봉하자마자 봐주는게 최소한의 예의. 흔히들 '공기의 소중함을 모른다'라고 말하지만, 그 이상으로 '향기의 위력'도 모르는 듯 하다. 하지만 내가 아로마테라피에 미치게 된 계기도 그 비슷한 경험 때문이었으니... 오일 램프에 몇가지 오일을 섞어서 한두방울 떨어트리고 자리에 누웠을 때, 마치 밤하늘에 별이 가득한 초원에 누워 풀냄새 담긴 바람을 맞는듯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면, 아마 그 누구라도 향수의 위력을 실감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미국에서는 이미 이러한 향기 효과를 가지고 상업화에 성공했다는데, 예를 들면 중고차 판매소에서 '새 차 냄새'를 뿌린다거나, 위험한 작업장에서 마음을 안정시키는 '딸기향'을 뿌린다거나 하는 식이다. 영화 자체만 본다면 상당.. 2007. 3. 27. 넘버 23 숫자 23에 대한 집착이 불러일으키는 일련의 사건. 짐 캐리의 변신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모으고 있는 영화이기도 하지만... 편집증이나 수비학(數秘學)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면 그다지 재미는 없을듯. 후반부로 들어가면서 템포가 빨라지기 전까지는 상당히 지루하다. 개인적으로는 '푸코의 진자'에서 등장한 복권 가판대의 수비학 이야기도 재미있게 봤기 때문에 이 영화도 즐겁게 보긴 했지만서도. 2007. 3. 24. 300 섹스 10%, 폭력 90%를 잘 섞은 재료를 영상미로 어디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가를 실험해보는 영화.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했기 때문에 아무리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고 해도 준 판타지급 영화임은 분명하다. 페르시아군을 중동이 아닌 인도 아프리카 연합군 정도로 묘사한것도 애매하고 (물론 그 당시 페르시아군이 인도 서북부를 비롯해 넓은 지역을 장악하고 오늘날의 유엔군 뺨칠 정도로 다국적군을 긁어모은건 분명하지만 정작 페르시아군은 별로 안보인다는게 아이러니) 크세르크세스의 친위대인 이모탈(=불사신) 부대의 특징인 금은보화로 치장한 창과 갑옷은 어디다 팔아먹고 일본군 닌자부대를 고용했는지도 불만이고 스파르타군의 갑옷은 왜 다 벗겨놓고 반벌거숭이 야만인으로 만들었는지도 난감하지만... 내용에 신경쓰면 참으로 아스.. 2007. 3. 18. 페인티드 베일 근래 로맨스 영화의 양대산맥이 일루셔니스트와 페인티드 베일이라던데, 두 영화 모두 에드워드 노튼이 주인공으로 나오는지라 뭔가 묘한 기분이다. 사실, 영화 트레일러를 볼때까지만 해도 무슨 내용인지 감을 못잡다가, 영화관에서 '서머셋 모옴'의 원작 소설인 '인생의 베일'을 바탕으로 영화화했다는 것을 보고, 초반부를 약간 봤더니만 예전에 읽었던 소설이란걸 깨닫게 되었다. 하지만 소설을 성공적으로 영화화했다는 평가를 내릴만 하기에 그다지 아깝지는 않은듯. 펄 벅 스타일로 과도기 중국의 모습을 묘사하는데 치중하기 쉬운 주제이지만, 용케도 이 영화는 본래의 주제-미처 깨닫지 못했던 사랑에 대한 아쉬움-에서 벗어나지 않고 자신의 색깔을 유지한다. 아름다운 중국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은 또 하나의 즐거움. ps.. 2007. 3. 14. 드림걸즈 좋은 노래가 많다. 하지만 너무 많다. 이것이 바로 이 영화의 장점이자 단점. 출연진이 워낙 빵빵하다보니 노래 자체의 질은 '시카고'를 뛰어넘는다. 하지만 비주얼적인 측면은 훨씬 약해진것도 사실. '시카고'의 여죄수들이 감옥안에서 노래부르던 장면을, 뮤지컬이 아닌 현실적인 배경에서 노래만 부른다고 생각하면 드림 걸즈가 어떠한 분위기인지 짐작이 가능하다. 차라리 공연 무대만 노래로 채우고 나머지 부분은 현실적인 면을 부각시킨 영화로 만들었으면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물건. 2007. 3. 9. 매직스토리 대다수의 자기계발서는 읽는 사람에게 실망을 안겨주게된다. 심지어는 읽을 때 '그래! 이 책에서 말한 대로만 하면 분명히 성공할 수 있어!'라고 감동을 받았던 책이라도, 실제로 독자를 성공으로 이끌어주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그도 그럴 것이 자기계발서의 내용이란 것이 그야말로 뻔한 이야기에 이런저런 살을 덧붙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하긴, 자신을 갈고 닦는다는 게 뻔하지 않으면 그야말로 이상할지도 모른다. 세살짜리 어린아이도 알지만 여든살먹은 노인도 실천하기 어려운 법이니까. 그런 의미에서 '매직 스토리' 역시 자기계발서의 한계를 갖는다. 나보다 더 나은 자신. 이른바 '적극적 자아'를 찾아 현실을 지배하라는 내용은 그야말로 이 한줄만으로도 핵심 주제를 잘 나타낼 수 있다. (그리고 실제로 글도 짧.. 2007. 3. 6. 번쩍번쩍 의리통신 일본 소설이 요즘 뜬다는 말이 있지만, 내가 좋아하는 일본 소설가는 그다지 많지 않다. 어떤 장르가 되었건 일본 소설은 대다수가 그 특유의 음울한 분위기를 떨쳐내는 물건이 별로 없는지라, 어쩐지 기운빠지고 어둑어둑한 느낌이 항상 남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분위기도 좋게 말하면 비판적이고 독특한 느낌인데다, 요즘 세상이 세상인만큼 시니컬하고 니힐한 내용을 원하는 독자들에게는 일본 소설이야말로 취향에 딱 맞는 물건 찾아내기 좋은 바다일수도 있다. 하지만 가볍게 웃을만한 내용을 찾기엔 상당히 무리인 바닥이기도 하다. 한국식 웃음은 짧고 강렬하게, 그리고 뒷맛은 길게. 라고 한다면 일본식 웃음은 술에 물탄듯 물에 술탄듯 어찌보면 지루한 가운데 맥이 빠진 웃음기만 흥건한 경우가 보편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다.. 2007. 3. 3. 일루셔니스트 Illusionist. 환술사, 혹은 환영술사 정도로 해석 가능한 단어일듯. 하지만 영화의 내용상으로 볼때는 요술사가 오히려 더 적합할지도 모르겠다. (어떤 사람들은 사전의 맨 윗줄에 나와있는 '망상가'라는 단어를 쓰기도 하는데, 전혀 맞지않는 해석) 내용은 지극히 간단하다. 마술사 한명. 어릴적부터 마술사와 친했던 귀족 여성 한명. 그 귀족 여성과 결혼할 예정인 성격 나쁜 황태자 한명. 이정도 등장인물 구성이라면 어지간한 사람은 대충 내용도 짐작한다. 여자가 강제로 황태자와 결혼할 입장에 처해지고, 마술사와 함께 도망치려다 황태자에게 걸리고, 열받은 황태자는 칼로 찔러 죽이고, 이에 복수를 결심한 마술사는 이성을 잃고 금단의 마법에 손을 대어 지옥의 악마군단을 불러내고, 용사가 등장해서 결국 악마를 물.. 2007. 2. 28. 반쪼가리 자작 이탈로 칼비노의 '우리의 선조들 3부작-반쪼가리 자작, 나무 위의 남작, 존재하지 않는 기사. 이렇게 세편이 모여 하나의 씨리즈를 이룬다.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귀족 3부작이라고 부르고 싶지만)'의 그 첫번째 작품. 전쟁에 나갔다가 포탄에 의해 몸이 두쪽으로 갈려 반쪽짜리 두명으로 분리되어버린 사람의 이야기다. 언뜻 보기엔 아이들 동화처럼 황당해보이는 이러한 배경은 그렇게 두명으로 갈린 자작이 극단적으로 선한 인격과, 극단적으로 악한 인격으로 나뉘어지며 생각할 꺼리를 던져준다. 우리의 선조들 3부작이 결국 이상적인 인간상에 대한 고찰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에, 이 책은 인간성이 가져야 할 중용의 도에 대해 말함과 동시에 한편으로는 결국 인간은 완전한 선도, 완전한 악도 아닌 그 두가지가 균형을 이루며 공존.. 2007. 2. 27. 지역 제패는 완료~ 시스템 주요 행성 장악 성공. 생산시설 1단계 공정만 끝나면 전투함대 건립이 시작될 듯. 냐하하하~ 2007. 2. 17. 그놈 목소리 중국의 고사에서 비롯된 '단장(斷腸=창자가 끊어짐)의 아픔'이라는 말이 있다. 삼협에서 사람들이 배를 타며 내려가다가 새끼원숭이 한마리를 잡아 놀고 있는데, 그 어미가 슬피 울며 따라오다가 입에서 피와 창자를 토하고 죽었다. 슬픔이 극에 달해 창자가 끊어진 것으로, 이때부터 부모자식간의 헤어지는 아픔을 이에 비유하곤 했다. 바로 그 창자가 끊어지는 아픔. 그 느낌이 절절히 묻어나오는 영화가 바로 '그놈 목소리'다. 실제 유괴사건을 바탕으로 재구성된 이 영화는, 범인에 대한 공포와 증오에 초점을 맞췄던 살인의 추억과는 달리 희생자와 그 가족이 겪는 슬픔과 아픔이 주를 이룬다. 말 그대로 가슴에 멍이 드는 한. 그 한을 자칫 지루하기 쉬운 흐름에도 불구하고 잘 풀어낸 영화. 그리고 마지막 부분의 범인 실제 .. 2007. 2. 16. 이전 1 ··· 70 71 72 73 74 75 76 ··· 8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