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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소설 리뷰: 이고깽 이후 천년 이계 고등학생이 넘어와서 황제로 등극하며 제대로 깽판친 판타지 세상. 그 후로 천년의 세월이 흘렀다. 쌀밥과 김치찌개가 생활의 일부로 자리잡은 판타지 세상에서, 초대 황제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주인공 데릭. 인간 세상을 양분하는 제국과 교회, 그 중에서 교회의 비밀병기로 활약하며 제국 아카데미에 입학한다. 별 희안한 초능력을 재능으로 갖게 되는 '기프트', 초대 황제가 남긴 '유물'과 '유적', 여러 종족의 '상징', 봉인을 깨고 이 세상으로 돌아오려는 '우상'들이 섞인, 꽤나 독창적이고 신선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모험이 이어진다. "검은 수녀복에 허리까지 내려오는 은발의 여자였다. 그녀는 눈썹과 눈동자까지 은색이었다. 그녀를 볼 때마다 데릭은 생각하곤 했다. 전신이 은색이라면 아래쪽 털은 어떨까...하는 .. 2021. 6. 15.
판타지 소설 리뷰: 내 혁명에 단두대는 필요없다 프랑스 혁명 시기를 배경으로 하지만, 마나 쓰는 기사와 마법사가 존재하는 평행세계. 귀족가의 아들인 탓에 단두대에 목이 잘린 라파예트는 혁명 직전의 혼란기로 회귀한다. 무쌍을 찍는 '청기사'로 이름높은 아버지가 시키는 대로 이웃 영지나 약탈해서 군비 조달이나 하던 운명을 거부하고 다가올 민중 혁명에 편승하여 살아남기 위한 주인공의 눈물겨운 노력이 시작된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내 독일에 나치는 필요없다(https://blackdiary.tistory.com/1340)"의 작가가 쓴 후속작. 정면에서 쏘는 총탄 정도는 무시하고 달려드는 기사들과 마법으로 비를 내려 포병을 무력화시키는 마법사들이 있는 세상에서 어떻게 이를 활용하는지 (혹은 극복하는지) 그 과정이 신선하다. 전쟁과 관련된 서술은 일가견이.. 2021. 6. 13.
판타지 소설 리뷰: 일신상의 이유로 잠시 휴재합니다 웹소설 작가 지망생이지만 그닥 큰 인기는 못 끌고 있는 주인공, 유일신. 유씨 성에 이름이 일신이라니 시작부터 광오하기 그지없다. 휴대폰 파일 정리를 하다가 발견한 앱, '갓메이커'를 클릭하면서 개미들의 세상에 개입하게 된다. 개미들을 죽이고 살리며 현실에서도 써먹을 수 있는 권능을 터득해나가고, 개미행성을 정복하려는 개미 황제와 맞서 싸우며 B랭크 헌터인 여주인공도 키워주며 원고 마감도 지켜나가는 일상을 반복하는 게 주 내용. 초반에는 꽤 흥미롭게 봤는데 중반 넘어가면서부터 글이 많이 무너지는 느낌이다. 3권 중반 분량 (70화 전후) 까지 읽고 하차. 총평: ★☆☆☆☆ 초반에는 재미있나? 싶었는데 쌓아둔 것 다 떨어지면 급격하게 무너지는 대다수 소설의 전철을 밟는다. 2021. 6. 11.
민음사 세계문학 전집: 변신, 시골의사 이상의 글을 읽었을 때와 거의 비슷한 느낌. 뭔가 있는 것 같긴 한데 그게 뭔지는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난해하달까. 머릿속에서 글을 써서 완성되면 한 번에 옮겨적는 식으로 집필 작업을 하고, 때때로 자기 작품을 찢어버리거나 불태우길 좋아하던 작가에게 독자를 위한 배려보다는 자기 표현의 의지가 훨씬 더 강했으리라 생각한다. 카프카의 대표작 중 하나인 '변신'은 그나마 좀 친절하다. 내용 자체는 자고 일어나보니 벌레로 변해 고뇌하고 괴로워하고 외로워하고 결국 죽음을 맞는 주인공의 이야기. 주변의 압박과 기대에 짓눌려 신음하는, 캄캄한 미래를 한걸음씩 걸어가는 청춘이라면 공감할만한 부분이 많을 듯하다. (물론 카프카의 소설답게 이외에도 수많은 해석이 존재하지만) 그 외에도 '학술원에의 보고'나 '황제의 전갈'.. 2021. 6. 10.
판타지 소설 리뷰: 아카데미 카우보이가 되다 "진짜 이렇게 끝난다고?" 믿었던 작가가 만들어낸 결말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작가님, 양심이 있으면 자살해주시지 않겠습니까?'로 시작되는 5700자짜리 혐오성 발언을 날린다. 작가와의 채팅에서도 "동네 똥개도 너보단 글을 잘 쓸걸? 내가 해도 그거보단 낫겠다"라는 발언에 작가의 대답은 하나. "그럼 해봐요." 그리고 당연하게도 주인공은 소설 "미래전쟁일지"의 주연, 라호빈으로 빙의된다. 남들 다 S급도 모자라서 EX급이니뭐니 성장하는 마당에 소설 끝날때까지 B급으로 남는 주인공. 게다가 특성도 괴랄해서 남들 다 쓰는 에너지 병기는 커녕 자동 급탄식 총기마저도 사용할 수 없는 "와일드 웨스트 건맨"이다. 여기에 한 술 더 떠 총에 붙어있는 카우걸 유령까지. 시대에 뒤떨어진 구식 리볼버와 샷건을 들고 다니.. 2021. 6. 9.
대체역사 판타지 소설 리뷰: 얘 사전에 불가능은 없다! 약 한사발 거하게 들이킨듯한 표지로 유명한 뿌링틀 작가의 소설. 표지로 어그로를 엄청 끌긴 하는데, 의외로 소설 자체도 평타취 정도는 되는 것 같다는게 반전. 이 소설에서 육군사관학교를 다니던 준호는 18세기 프랑스의 군 사관학교 생도인 아드리안 양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아드리안의 절친이 바로 나폴레옹이었던 것. 황제가 되는 친구에게 빌붙어 호의호식하겠다는 꿈을 키우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아서 주인공 역시 미래 지식을 총동원 해가며 각종 전투에서 승리해야 한다. 과거의 외국으로 회귀한 한국인이 대전쟁을 앞에 두고 승승장구하는 전개는 분위기만 놓고 보자면 '검은 머리 미군 대원수' 느낌이 나기도 한다. 다만 필력이 그 정도는 아니고, 특히 초반 10화 정도까지는 갈피를 못잡아서 그런지 전개가 매끄럽지 못한.. 2021. 6. 7.
판타지 소설 리뷰: 아카데미에서 살아남기 플레이하던 게임, '실베니아의 낙제 검성' 속으로 들어가버린 주인공. 하지만 주인공이 빙의된 캐릭터는 시작하자마자 퇴장하는 삼류 잡졸 악당, 에드 로스테일러. 그것도 하필이면 신입생 용사를 시기해서 시험을 조작하고, 그 결과 가문에서 파문당한 직후. 단기적으로는 의식주를 해결하고, 중기적으로는 다음 학기 전까지 비싼 등록금을 마련해야 하며, 장기적으로는 학교 졸업장을 손에 쥐고 괜찮은 직업을 찾아 편한 삶을 누리는 것이 목표다. 그래서 학교 부지 외딴 곳에서 텐트를 치고 생선을 잡아먹으며 서바이벌을 진행하는 동시에 이미 꼬일대로 꼬여버린 학교 생활을 어떻게든 이어나가는 주인공...까지가 대략 무료 연재분의 내용. 이야기 전개되는 걸로 봐서는 주인공의 본가를 비롯한 거대 악의 세력도 등장할 것 같고, 황녀.. 2021. 5. 30.
현대판타지 소설 리뷰: 아포칼립스 속 내 컨테이너 어느 날 갑자기 터져나온 게이트 사태. 그리고 사람들은 마지막에 봤던 콘텐츠 장르의 능력을 각성하게 된다. 서바이벌을 보던 사람은 칼 한자루, 일인칭 슈팅 게임을 하던 사람은 총 한자루, RPG게임을 하던 사람은 마법 능력. 그리고 주인공은 문명 발전 게임을 하다가 타워 디펜스 + 영지 개발물의 능력을 개화한다. 개인적으로 아포칼립스라는 이름이 붙었으면 좀 절망적이고 암울하고 제한된 자원으로 다투고 이런 맛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싶은데 이 소설에서는 시작하자마자 디펜스 타워도 설치되고, 식량과 의복 등이 무한 복사되는 창고도 생기는 등 첫 패에 로열 스트레이트 플러쉬가 들어와 버렸다. 그러면 하다못해 무소불위의 힘을 휘두르는 카타르시스라도 있어야 하는데, 별로 통쾌하거나 대리만족이 드는 느낌도 없고... 2021. 5. 28.
무협 소설 리뷰: 무림 속 외노자가 되었다 외국인 노동자. 돈을 벌기 위해 외국으로 가야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등따습고 배부른 상황은 아니다.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 각종 차별을 받으며 자신의 일을 완수해야 하는 것이 외노자의 비애다. "한창 취업준비에 힘 쓸 당시, 이력서에 그렇게 적었었다. '저의 장점은 어떠한 업무환경에도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것입니다'하고. 뽑아만 주면 어디로 보내더라도 갈 생각이 있었으니깐 말이다. 마라도 지사도 좋고 아프가니스탄 특파원도 좋고. 그래도 무림은 좀 선을 넘었지." 그렇다. 현대인이 무협 세계로 넘어가면 언제나 언어와 지식이 패치된 상태로 넘어가곤 한다. 심해봤자 현지인의 몸에 들어간 영혼이 적응하면서 두통 좀 일으키는 정도. 하지만 무림 (중국)에 떨어진 현대인이라면 저쪽 변방의 외국인 (조선인) 노동자.. 2021. 5. 26.
현대판타지 소설 리뷰: 산지직송 자연산 천연배우 산 속 깊숙한 곳에서 왕년의 배우였던 할아버지와 단 둘이 생활하던 순박한 청년, 강도윤. 세상물정 하나도 모르는 도윤이 속세(?)로 내려와 국민 배우로 거듭난다. 돈이나 사용자의 능력을 잡아먹는 대신 미래의 정보를 알려주는 마법의 보청기와 함께. 일단 미래에 벌어질 일은 안다거나, 배우 자체의 외모나 능력이 다른 사람들 쌈싸먹을 정도로 대단하다거나 하는 설정은 워낙 흔하기에 큰 특징이 없다. 다만 산골짜기에서 막 내려온 어수룩한 청년이 완성형 배우로서 보여주는 그 간격이 나름 새로운 요소 아닐까 싶다. 무료 연재였던 2권 분량까지는 그냥저냥 따라갔는데 그 뒤로는 너무 흔한 전개가 훤히 보여서 하차. 총평: ★☆☆☆☆ 주인공 캐릭터는 나쁘지 않았는데 주변 인물이나 사건이나 필력 등이 확 잡아끄는 부분이 없.. 2021. 5. 24.
현대판타지 소설 리뷰: 차원이동자의 아포칼립스 생존기 이세계로 통하는 차원이동 포털을 열 수 있는 능력자. 하지만 몬스터들이 쏟아져나오는 게이트로 인해 문명이 붕괴하고, 쉘터 안에서 생필품 다툼에 고블린 침입까지 닥치며 최후를 맞게 된다. 그리고 게이트가 열리기 전으로 회귀. 미리 기억해둔 로또 번호로 돈을 벌고 그때부터 지구와 이세계를 넘나들며 무기와 식량 등을 쌓기 시작한다. 드디어 웨이브가 터지고, 이세계로 잠시 넘어간 시점에서 이계인들을 구하는 장면에서 하차. 워낙 흔하디 흔한 설정인데 특별히 눈길을 잡아끄는 특징도 없고, 그렇다고 글을 엄청나게 잘 쓰는 것도 아니고... 스노우볼(유리공 안에 눈 내리듯 하는 장식품)을 워터볼이라고 한다거나, 무서워서 몸을 부르르 떠는걸 치가 떨린다고 하는 등 잘못된 표현들이 계속 눈에 걸리는데다가 굳이 넣을 필요없.. 2021. 5. 22.
무협 소설 리뷰: 회귀무사가 좀 밝힘 악명 높은 색마가 여인을 덮치려던 것을 막다가 그만 죽어버린 삼류무사 한봉길. 그런데 정신을 차려보니 스물 두살로 회귀해버렸다. 머릿속의 미래 지식으로 기연도 휩쓸고 보물도 독차지해서 미녀들을 거느리고 살겠다는 희망에 부풀어오른 주인공. 하지만 워낙에 나쁜 기억력 탓에 정확한 장소나 시간같은 디테일이 헷갈리며 연속으로 헛발을 짚는다. "분명, 오늘이었어. 설봉 모용수란이 선녀폭포에 몸을 담근 것을 남희창이란 놈이 우연히 보게 되었지. 정조관념이 투철한 그녀가 그자의 목을 베어내는 대신 책임을 지라고 했다던 소설같은 사건." 하지만 정작 목욕을 하고있던 것은 성격 더러운 야화 팽설지. 무림오화에 꼽힐만큼 아름답고 무공도 강한 그녀에게 죽을 운명에 처한 마당에 그 미모에 흘려 저도 모르게 "드럽게 이쁘네" .. 2021. 5.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