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592 청룡장 무협소설이라고 하면 대부분 개인의 무력를 강조한다. 구파일방이 어쩌네, 마교가 어쩌네 해도 결국은 주인공을 비롯한 몇몇 초절정 고수들의 승부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가 진행된다. 뭐, 사실 이런 전개야말로 무협 및 판타지 소설의 특징이기도 하다. 집단이나 국가 단위의 무력충돌에 초점을 맞추면 그게 전쟁사 연대기지 어디 소설이겠는가. 하지만 이런 집단간의 전쟁, 혹은 대규모 패싸움에 대해 심도깊은 고찰을 하고 잘 풀어낸 소설이 있으니, 그게 바로 청룡장이다. 영약을 대량으로 사서 무사를 키우네, 전설의 비급을 가르쳐서 무사들의 무력을 높이네 하는 수준이 아니라 그야말로 실감나는 훈련과 보급, 전술과 전략의 대결을 보여준다. 그닥 유명한 소설은 아니지만, 짜임새있는 전략 무협소설을 원한다면 반드시 한번쯤 봐야할.. 2012. 4. 24. 농풍답정록 파벌 권력투쟁의 희생양으로, 살기가 짙은 검법을 만들었다 하여 파문당한 무당 제자. 누이가 겁간을 당하고 자살했음에도 불구하고 범인은 금력을 이용해 유유히 빠져나오는 것을 보고 분노한 청년. 만두 하나에 사제의 연을 맺은 두사람. 사랑하는 여인이 자신을 배반하고 권세가의 아들에게 시집가는 것을 보고 복수를 다짐하며 환관이 된 남자. 태극권 하나로 고수의 반열에 오른 표국주와 그 아들. 하나하나가 다 소설의 주인공이 될만한 등장인물들의 이야기가 얽히고 섥혀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농풍답정록이다. 선과 악이 극명하게 대비되는 여타 무협소설과는 다르게 주요 캐릭터 모두가 나름대로 깊이있는 사연을 갖고 행동하기에 무조건 응원하기도, 무조건 욕하기도 어려운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 워낙 개성이 강한 인물들이 갈등을 .. 2012. 4. 23. 드래곤을 친구로 만드는 법 전설과 모험담에 푹 빠져있는 지방 남작가의 둘째 아들 죠르쥬. 책을 읽다보니 문득 알게된 사실이 '지금까지의 유명한 기사나 마법사, 영웅들은 사실 드래곤이 유희를 즐기던 것이었다!' 그 놀라운 사실을 알게된 주인공은 어떻게든 드래곤과 용언으로 맺어진 친구가 되기 위해 머리를 쓰기 시작한다. 주변에 드래곤으로 짐작될만한 인물들을 정리하고, 드래곤과 친구가 되려면 자신도 기본기(?)는 있어야 할테니 검술 연습도 하고, 그러다 얻어걸린 정령술을 이용해서 광산 탐사로 대박도 치고... 뭐, 그러다 결국엔 드래곤을 친구로 삼긴 하는데, 이미 주인공의 스펙이 드래곤 뺨치는 사기 캐릭터. 자신이 드래곤과 친구라는 생각에 막나가는데, 그 막나가는 일마다 어찌 잘 풀려버린다. 이 과정을 자연스럽게 잘 풀어서 썼으면 나름.. 2012. 4. 22. 마왕성 앞 무기점 마왕을 물리칠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인 용사. 그 용사로 내정되어 신에 의해 현실 세계에서 판타지 세계로 소환당한 평범한 주인공. 하지만 그 주인공은 마왕을 물리칠 생각은 안하고, 오히려 그 마왕과 거래를 한다. 마왕성 앞에 무기점을 차리고, 마왕을 물리치려다 실패한 모험가 집단의 장비를 수거하여 팔아먹기 시작한 것. 초반에는 상당히 독특한 설정과 함께 흥미가 있었는데, 후반부 가면서 너무 등장인물이 많아지면서 난잡한 전개로 이어져버린 소설이다. 옵니버스식 구성에 패러디도 많아서 왠지 우리나라 판타지보다는 일본식 라이트노벨 느낌이 풍기기도 한다. 다행히 전 4권 완결이라 집중력 떨어질때쯤 되면 이야기가 끝난다. 2012. 4. 22. 귀환마스터 대륙의 최강자, 8인의 마스터들과 대결하여 모두 승리한 투신 쿠루스. 하지만 오랜 결투에 지친 그가 찾아간 고향은 몰락하기 직전. 당연히 자신의 고향에 농간을 부리려던 이웃 귀족도 때려잡고, 영지도 부흥시키고, 그러다가 마신의 부활을 꿈꾸는 마신교도 때려잡고, 뭐 그런 내용. 귀환물이 대다수 그렇듯 일단 시작부터 대적할 자 없을 정도로 강한 주인공이 나온다. 그러다 후반부 들어가며 주인공을 더 강하게 만들 수 없으니까 주인공의 제자들을 무식하게 강하게 만들며 초인 인플레를 가져오기도 하고... 마신교는 알고보니 주인공과 이래저래 얽혀있고... 심각한 고민이나 진지한 성찰 없이 그냥 가볍게 읽을만한 귀환물. 2012. 4. 20. 귀환무사 사문인 화산파에서 배신당하고 무림공적이 되어 사라졌던 혁련천후. 십년이라는 세월이 지나 막강한 무공과 뛰어난 수하들을 거느리고 무림으로 돌아와 복수행을 결심한다...지만 어쩌다보니 화산파 제자들과 엮이게 되고, 그러다보니 흐지부지 그냥 무림 제패를 꿈꾸는 먼치킨 영웅이 되어버렸다. 기승전결도 불분명하고, 복수의 카타르시스도 없고... 그냥 시간때우기용으로 대충 한번 훑어볼 정도. 2012. 4. 20. 일곱번째 기사 이계진입물, 특히 현실에서 판타지나 무협 세계로 날아갈 경우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쓰기란 의외로 쉽지 않다. 이는 마치 시작부터 전설의 명검이나 영약 등을 갖고 시작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고깽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 이계진입 고등학생 깽판물. 우리나라 고등학생이 이계로 넘어가서 현실의 지식을 바탕으로 이래저래 성공하고 자기 맘대로 깽판치는 소설 분류다. 그런 의미에서 일곱번째 기사는 나름 현실적이면서도 전반적인 내용이 억지스럽지 않다. 예비군 훈련 마치고 판타지 세계에 떨어진 주인공이, 마침 가방에 넣어둔 영문학 걸작선집을 갖고 천재 시인 행세를 하며 살아나가는 장면이 나름 재미있다. 판타지 세계에서 영어를 쓰는 우연성은 나중에 뒷배경 설정을 통해 당위성을 .. 2012. 4. 20. 구중궁궐 정한국이라는, 대충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만든 듯한 가상 세계의 궁궐에서 벌어지는 일. 아들이 없는 왕이 대를 잇기 위해 전국에서 열한명의 왕자감을 불러모으는데, 주인공 역시 발탁되어 들어간다. 다만 주인공 이재야에겐 특별한 점이 있었으니, 하나는 정한국에서 인재를 가늠하는 기준인 환술을 뛰어나게 잘한다는 것이고, 둘째는 여자아이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벌어지는 궁궐 내 암투, 사방신과의 만남, 왕위 경쟁자인 다른 왕자들과 싹트는 로맨스. 처음엔 무협소설일거라 생각하고 봤는데 가면 갈수록 여성향 사극 로맨스. 그래도 가끔가다 손발 오그라드는 거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재미있게 본 소설인듯. 두권으로 완결되는 짧은 길이인지라 결말부분 가서 급격히 무너지거나 심하게 지루해지기 전에 잘 끝난듯 하다. 2012. 4. 19. 고검추산 무림을 주름잡는 팔대고수의 일인인 천검 능운백. 청부업을 하며 벌어먹고 살던 그가 늙어서까지 직접 몸을 움직여야겠나 싶은 마음에 받아들인 제자 고검과 추산. 그들과 함께 움직이는 무불장의 청부사들이 헤쳐나가는 여러가지 모험이 주된 내용. 일단 옵니버스식 구성인데다가 각각의 이야기에 독특한 매력이 있는게 흔한 레벨업+먼치킨 등장형 소설이 아니라 마음에 든다. 전반부는 상당히 마음에 드는데 후반으로 가면 갈수록 추산의 비중이 높아지고, 전체적인 내용도 좀 흐지부지하게 결말나는게 단점. 그래도 뒤쪽에서 망가지는 거 감안해도 평작 수준은 넘을듯. 2012. 4. 18. 쟁자수 뭔가 험난한 과거를 가진 절정 고수가 삶에 의욕을 잃고 자살하려다 친인의 조언을 듣고 쟁자수로 취직. 그 뒤로도 뭔가 험난한 여정이 있겠지만, 안읽었다 -_-; 양판소를 많이 읽다보면 대충 1권 후반까지 가면 작가의 역량이나 스타일이 어느정도 파악되는데, 중간중간 맞춤법을 잘못 썼다거나 단어를 잘못 쓰는건 상당한 감점사항이다. 작가가 보고들은게 깊지 않다는 반증이기 때문이다. 간혹 가다가 참신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뭔가 좀 몰입되게 만드는 소설도 있긴 하지만, 쟁자수는 거기 해당되지 않는다. 뜬금없는 전개에 공감 안가는 심리변화 등등. 결국 1권 읽고 포기. 2012. 4. 17. 견습무사 수년간 나무를 팔아 모은 돈으로 훌륭한 말을 사서 세상 구경을 떠난 추룡. 여행을 나서자마자 말을 도둑맞지만, 새롭게 사귄 친구들의 덕에 도난당한 말을 되찾고 근방의 무벌인 악충보에 견습무사로 몸담게 된다. 그리고 이어지는 모험과 성장. 후반부에는 정난지변과 엮으며 스케일이 커진다. 여타 양산형 소설처럼 주인공이 갑작스럽게 무식하게 강해지거나 여자들을 줄줄이 거느리고 다니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글의 깊이가 있는 뛰어난 소설이냐고하면 그것도 좀 아닌듯하다. 아예 가볍고 읽기 쉬운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초창기 신무협처럼 많은 고민이 드러나는 것 같지도 않고. 독자층이 참 애매하겠다싶은 소설이다. 요즘 무협계에서도 정난지변이 일어난다고 할만큼 건문제의 편을 드는 작가와 연왕의 편을 드는 작가가 나뉘는데, 이 .. 2012. 4. 17. 검은 달그림자 정령과 유령을 볼 수 있는 주인공 세인이 노예로 팔리고, 마침 전염병에 걸려 급사한 제국 3황자를 대신할 배우를 찾던 하르겐의 눈에 띈다. 3황자의 대역으로 황궁에서 살면서 갖가지 모험과 음모에 휘말리게 되는 세인. 그러면서도 자기 주변의 사람들에게서 점점 사랑받기 시작하는데, 이게 무슨 귀여움을 받는다는 수준이 아니라 판타지 소설 주인공이 하렘 차리듯, 무협 소설 주인공이 삼처사첩 거느리듯 어지간한 꽃미남 등장인물들을 다 홀려버린다. 하르겐을 제외하면 세인이 여자인걸 아는 사람은 거의 없는지라 '금단의 사랑' 분위기도 약간 나는듯. 처음엔 제목과 표지만 보고 무협소설 아닐까 싶었는데 실제로는 판타지. 그것도 모험이 가미된 로맨스 소설이었다는게 2차 충격. 주인공이 남장여자라는 것 제외하면 전반적인 이야.. 2012. 4. 16. 이전 1 ··· 38 39 40 41 42 43 44 ··· 5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