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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tch/Movie_영화169

이층의 악당 평범한 가정집에 숨겨진 보물 찻잔을 찾아내기 위해 세입자로 가장하고 잠입한 도둑의 이야기. 그닥 악랄한 짓을 하지는 않기 때문에 이층의 악당이 아니라 이층의 도둑이 더 잘 어울릴 것 같긴 하다. 전반적으로 평이한 내용이지만 그 과정에서 여러가지 웃긴 에피소드가 녹아들어있다. 특히 툭툭 내뱉는 대사와 한석규, 김혜수의 연기가 맞물리면서 상당한 웃음을 자아내는듯. 그저그런 평범한 수준에서 끝날 수 있었는데 배우들의 실력이 빛을 발하면서 영화를 살린 케이스. 살짝 늘어지는 느낌이 있지만 계속 웃으며 보기엔 좋다. 2010. 12. 1.
초능력자 강동원과 고수라는, 두 꽃미남을 배치해서 여성관객을 모으고 많은 사람들이 한번쯤 생각해봤을 상상 - '내가 다른 사람들을 조종할 수 있다면?'이라는 SF적인 소재로 남성관객을 모으려는게 보이는 영화. 자신의 시야에 들어오는 사람들의 행동을 조종할 수 있는 초능력자와, 그의 능력에 간섭받지 않는 유일한 사람인 '규남(고수 분)'의 대립이 주된 내용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타인을 조종할 수 있는 초능력자가 일방적으로 유리할 것 같지만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규남 역시 끈질기게 싸움을 이어간다. 개인적으로는 좀 많이 아쉬운 영화. 소재나 캐릭터, 연기는 참 좋은데 이를 풀어내는 과정에서 부족한 느낌이 든다고나 할까. 대중을 조종하는 초능력자와 한 개인의 대결은 철학적이나 정치적, 사회적인 의미부여하기에도 좋고,.. 2010. 11. 19.
부당거래 경찰은 범죄자를 잡고, 검찰은 잡은 범죄자를 심판한다.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위해 봉사한다는 대의를 갖고 하는 일이다보니 두 기관이 서로 긴밀히 협조하며 사이좋게 지낼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어찌보면 이건 '범죄자'라는 먹이를 놓고 밥그릇 싸움을 벌이는 꼴이 나기도 쉽다. 나름 청렴하지만 경찰대 안나온 탓에 승진은 계속 물먹는 형사가 아동연쇄살인범 수사를 맡고 조폭 출신 건설업 사장에게 아웃소싱해서 가짜 범인을 만들고 대기업에 돈받아먹는 비리 검사가 이걸 눈치채고... 얽히고 섥히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현주소를 자조적이면서 자학적으로 풀어낸다. 이 영화의 재미라면 범인 추척이나 심리싸움이라기보다는 돈과 연줄과 공갈협박이 오고가면서 자연스럽게 튀어나오는 명대사들에 있지 싶다. 특히 류승범의 그 껄렁껄렁한.. 2010. 11. 11.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자기계발서 류의 책이 가장 큰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는 독자층은 '지금 뭔가 일이 잘 안풀려서 돌파구를 찾으려는 사람들'이다. 그렇다면 이 영화는 '사랑때문에 나 자신을 포기하게 된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보기에 괜찮을 영화일듯. 사랑에 얽매이는 것으로부터 자유롭고 싶어서 떠난 여행. 이탈리아에선 먹고, 인도에선 기도(명상)하고, 발리에선 다시 사랑한다. 어찌보면 뭐 이런 헛수고에 삽질이 다 있나 싶겠지만, 세상만사 결국 이렇게 다 돌고 돌면서 조금씩 성장해나가는 것. 그게 이 영화가 이야기하려고 했던 것 아닐까싶다. 다만 문제는 한곳에서 일어난 일만 갖고도 영화 한편 찍을 내요을 옴니버스식으로 쑤셔넣어서인지 개연성이 떨어진다는거. 무려 두시간 반짜리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중간 중간이 툭툭 끊기는 느낌이다. 일.. 2010. 10. 11.
레지던트 이블 4 갈수록 줄거리가 안드로메다로 가버리는 레지던트 이블 4. 3편부터 슬슬 망가지기 시작하더니 4편에서는 거의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듯하다. 게임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들 대다수가 겪는 문제지만, 짧게는 몇시간에서 길게는 며칠씩 걸려 플레이하는 게임의 줄거리를 96분짜리로 압축시키다보니 관객 몰입도가 떨어지는건 당연지사. 게임을 모르는 사람은 저게 왜 저렇게 되는지 모르고, 게임을 아는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던 이야기가 싹둑싹둑 잘려나간 것에 분노를 느낀다. 특히 3D 효과는 왜 넣은건지 이해가 안된다. 입체감을 느끼려면 아바타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배경이 여러겹으로 중첩되어 원근감을 느낄 여지가 많거나, 화면 밖으로 튀어나올듯한 오브젝트 (예를 들면 총알샷) 등이 많아야 하는데 극히 일부 장면을 제외.. 2010. 9. 28.
시라노 연애조작단 남자는 여자마음 모르고, 여자는 남자마음 모르다 보니 연애 상담의 수요는 언제나 있기 마련. 검색엔진에 '연애상담'만 치면 수두룩하게 쏟아져 나오는 인터넷 사이트들이 이를 증명한다. 그리고 이런 소재를 갖고 만든 영화들 역시 많다. "Mr.히치"나 "철없는 그녀의 아찔한 연애코치" 등등. 하지만 이 영화는 비슷하지만 다른 이야기를 풀어낸다. 줄거리의 베이스가 된 프랑스 연극 '시라노 드 베르주라크'에서처럼, 내가 사랑하는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연애편지를 대신 써주는, 한마디로 내가 이루지 못한 사랑을 이뤄주는 그런 내용이 주를 이룬다. 과거에 헤어졌던 연인에 대한 미련. 그리고 그녀를 좋아하는 남자가 사랑을 이루도록 도와주는 심정을 잘 표현하고 있다. 중간중간에 재밌는 대사나 그럴듯한 멜로 대사도.. 2010. 9. 27.
인셉션 내가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이 현실이 아니라면? 모든 것이 허상이고 내가 받아들이는 건 단지 뇌의 착각일 뿐이라면? 이런 생각은 오래 전부터 이어져왔다. 그리고 이런 상상은 매트릭스에선 프로그래밍된 가상 세계, 써로게이트에선 기계로 만들어진 아바타, 그리고 인셉션에서는 꿈을 매개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꿈을 통해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훔치거나, 그 사람의 무의식을 바꿔 행동을 조종하는 행위. 이를 위해서는 꿈을 설계하는 사람, 꿈 속에 들어가 목표를 상대로 연기하는 사람, 목표에게 실제로 다른 감정을 주입시키는 사람 등 다양한 역할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자기 방어 기제를 풀기 위해 꿈속의 꿈으로, 또 그 꿈의 꿈 속으로 목표를 데려가기까지 한다.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무의식 세계와 '꿈 속에서나 .. 2010. 8. 8.
이끼 이끼가 영화화된다는 말을 처음 들었을때 느낀점이라면 '감독이 참 쉽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겠다'는 거였다. 원작 만화 자체가 이미 영화 콘티 짜듯이 그려놨으니 연출하긴 쉽겠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 긴 상황묘사를 영화에서 어떻게 표현해낼지 생각하면 참 골치 아프기도 할테니까. 그리고 강우석 감독은 자를 거 다 자르는 과감함을 보여준다. 원작 만화에서 큰 줄기를 이루는 갈등은 남겨놓되, 그 곁가지 부분에 해당하는 갈등(검사의 개인적 사정이나 천천히 읊는 독백 등)은 다 지워버렸다. 그 대신 관객의 몰입도를 붙잡아두기 위해 곳곳에 코믹스러운 요소를 배치했다. 어떤게 더 좋다, 나쁘다라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최소한 원작과 비교할때 많은 부분에서 손실이 있었음을 부정할 순 없다. 하나하나 놓고 보면 그닥 큰 비중이 아.. 2010. 8. 4.
하녀 리메이크작을 보는 기쁨 중의 하나는 '과거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던 주제가, 오늘날의 사람들에게도 비슷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을 보며 인간 본성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킹콩이나 타이타닉, 찰리와 초컬릿 공장처럼 잘 만든 영화들을 볼때면 항상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데 불행히도 하녀를 보면서는 그런 생각을 할 수 없었다. 1960년도에 나왔던 국산 영화를 볼 기회가 있었어야 말이지...-_-; 하지만 영화 자체는 상당히 잘 만들었다. 한시간 반정도 이어지는 내내 지루할 겨를 없이 계속 몰입하게 만들어준다. 그리고 뼈아플 정도로 느끼게 되는 천민 자본주의의 모습. "돈이면 다 돼거든?"이라는 노골적인 분위기와, 여기에 반항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아더메치(아니꼽고 더럽고 메스껍고 .. 2010. 5. 16.
아이언맨2 소문이 자자한 아이언맨2를 보고왔다. 그런데 뭐랄까~ 다이나믹한 액션은 여전하지만 내용 면에서는 그닥 1편에 비해 뛰어난게 없다고나 할까. 물론 쇠쪼가리 뒤집어쓴 무기 재벌이 닥치는대로 때려부수는 걸 보러 간 사람에게 내용 따져서 뭐하겠냐는 질문이 나올 수도 있지만, 그래도 마블 코믹스의 영웅들이 다 그렇듯 나름 초인이 갖는 딜레마가 있는데 여기선 그런 모습이 안보이는듯. 제멋대로인 갑부의 돈X랄이 나름 재밌긴 하지만 감동을 주는 건 무리다. 다만 쉴드가 점점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듯 해서 기대가 된다.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헐크, 스파이더맨 등등 쟁쟁한 영웅들이 크로스오버 되면서 어떤 이야기를 펼쳐나갈런지~ 이야기하는 걸로 봐선 아이언맨3쯤 되면 본격적으로 마블 코믹스의 영웅 집단 '어벤져스'가.. 2010. 5. 6.
킥애스 처음 킥애스라는 영화를 알게 되었을땐, 그저 그런 코메디 액션 히어로 영화일거라고 생각했다. "슈퍼히어로"에 등장하는 잠자리맨을 연상시키는 복장. 게다가 제목이 킥애스(Kick-Ass : 엉덩이를 걷어차다,혼내주다)라니... 그런데 인터넷을 돌아다니다 우연히 킥애스 원작 만화를 살짝 보게되었고, 그때부터 이 영화는 반드시 봐야하는 영화가 되어버렸다. 지극히 평범한 일반인. 다른 점이라면 슈퍼 영웅들을 동경하고 그들처럼 남을 도와주겠다는 마음이 충만한 것 뿐. 그리고 그가 인터넷 옥션에서 구입한 의복을 입고 불의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다. 물론 방사능에 오염된 거미에 물리지도 않았고, 외계에서 태어난 것도 아니며, 최신 장비로 중무장할 수 있는 갑부도 아니기 때문에 그의 영웅 생활은 험난하기 그지없다. 자동.. 2010. 4. 29.
셔터 아일랜드 정신병자들 사이에서 내가 정상인이라는 믿음을 굳게 이어나갈 수 있는가? 처음엔 아니라고 부정하지만, 내가 기억하고 생각해왔던 모든 것들이 망상은 아니었을까? 이 영화는 이러한 느낌을 잘 살려준다. 2시간동안 내가 정신병원 들어가서 점점 미쳐가는 듯한 느낌이 들게 만든다고나 할까. 마치 '공각기동대 : 이노센스'나 '파프리카'를 보면서 이게 지금 현실인지 상상인지, 자유의지인지 조작된 기억인지 헷갈려하던 기분과도 같다. 단지 문제는 유주얼 서스펙트와 맞먹는 수준의 스포일러가 가능한 탓에 'XXX는 XXX다!' 한문장만 폭로당해도 재미가 뚝 떨어질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내가 슬슬 미쳐가는 듯한 느낌을 좋아할만한 관객이 과연 얼마나 될런지 정도다. 뛰어난 심리 묘사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연기를 즐기기 위.. 2010. 3.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