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592 잡인열전 정사에 이름을 남기지는 못했지만 당대 최고라는 평을 들으며 야담으로나마 그 이름을 남기는 위인들. 조선시대 최고의 깍두기 형님에서부터, 붓매는 장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걸출한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짤막한 옛날이야기 형식을 좋아하는지라 꽤나 재미있게 읽은 책. 다만 공자왈 맹자왈 읊던 사람은 조그만 업적을 남겨도 자료가 무수히 많이 남는 반면, 이렇게 민초들 사이에서 이름을 날린 사람의 자료는 거의 없이 민담 형태로만 남았다는 사실이 조금 아쉽다. 2008. 9. 29. 대통령의 위트 밥 돌 상원의원이 역대 미국 대통령들과 관련된 위트를 모아 펴낸 책. 위트는 유머와는 다르다. 단순이 사람을 웃기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현 상황의 핵심을 정확히 표현하고 사건을 타개해나가기 위한 전환으로 삼을 수 있는 번뜩이는 재치가 포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위트는 대통령의, 그리고 정치가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어쩌면 우리나라 정치가 이모양 이꼴인건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고위 관리들에게 유머 감각과 위트가 없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들 자신이 웃음거리가 되는 일은 많아도 정곡을 찌르는 핵심적인 농담 한마디 듣는건 쉽지가 않으니... "나와 직업이 같지만 유머 감각이 없다면 누구도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다" - 해리 트루먼 (제 33대 미국 대통령) 2008. 9. 26. 코카콜라 게이트 "세상을 붉은 깃발이 지배할 거라는 예언은 정확하게 들어맞았다. 단, 그 붉은 깃발은 공산주의의 붉은 색이 아닌 코카콜라의 붉은색일 뿐이다" 초거대기업이라는 단어로도 부족한 코카콜라. 1초에 7천병씩 팔리는 코카콜라는, 일부 지역에서는 물보다도 그 소비량이 많다. 그리고 이 책은 이러한 자리에 오르기까지 코카콜라가 겪었던 고난과 역경의 대서사시를 그려내고 있다. 그 과정에 수많은 불법과 음모가 뒤섞여있다는 사실도 잘 부각시키면서. 군인들의 애국심을 고취시키고 정신적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코카콜라를 선택하게 만들면서 군 장성과 의회에 막대한 로비를 했다는 사실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그리고 군수품목으로 지정받으면서 배급품목이었던 설탕을 거의 독점적으로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펩시를 찍어내린.. 2008. 9. 24. 눈 속의 독수리 로마제국 말기. 갈리아족이 국경을 위협하며 남하하는 가운데, 아무런 지원군 없이 국경을 지키는 로마 최후의 장군이 펼쳐내는 이야기. '글래디에이터'의 초반 전투장면이 이 소설을 배경으로 만들어졌다고도 하는데, 사실 전투의 박진감이라던가 하는 부분은 상당히 떨어진다. 이 소설은 무기나 전투 편제, 전투를 이끌어내는 방법에 중점을 두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서히 멸망해가는 제국의 혼란함, 강 건너편 '야만인'들을 바라보는 '문명인'들의 두려움과 공포를 표현하는데는 부족함이 없다. 2008. 9. 17. 밤을 사냥하는 자들 누군가가 뱀파이어들을 죽이며 돌아다니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직 스파이였던 언어학+민속학 교수와 스페인 출신 귀족 뱀파이어가 범인을 잡는다는 줄거리. 사실 내용이야 그저그런 추리 스릴러와 그닥 다를게 없지만, 뱀파이어를 묘사하는 부분이 꽤나 볼만하다. "그럼 훌륭한 뱀파이어의 기준은 뭔가요?" "아무래도 마음가짐이겠지요. 중요한 건 살고 싶다는 욕구입니다. 죽지 않으려는 의지요. 강렬한 의지가 없으면 살아남기 힘듭니다. 죽었지만 영원한 생명을 얻는 과정을 극복하기가 힘들지요. 설령 극복했다 해도 그 다음을 버티지 못하고 스스로 생명의 불씨를 꺼버리고 맙니다." 2008. 7. 5. 안티 아이스 1850년대 후반. 극지방에서 발견된 새로운 물질, '안티 아이스'로 인해 영국은 새로운 전환을 맞게 된다. 저온상태에서는 안전하나, 일단 녹으면 엄청난 에너지를 방출하는 안티 아이스. 마치 오늘날의 핵에너지와도 같은 이 엄청난 힘을 이용하여 벌어지는 대체 역사물... ...이라고 생각했으나 -_-; 실제 내용은 쥘 베른의 '달나라 탐험'과 비슷한 소설. 재미없는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스티븐 백스터가 쥘 베른의 포스를 따라잡기는 힘들듯. 2008. 7. 5. 괴짜심리학 심리학. 아마 가장 매력적인 학문중의 하나가 아닐까.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고, 더 나아가 내가 원하는 대로 생각하게 만들 수 있다면. 그렇기 때문에 인간 심리를 알아내기 위한 연구는 끊임없이 이어진다. 그리고 일반인들도 여기에 많은 관심을 쏟기에, 이런 시장을 노리고 나오는 책들도 있기 마련이다. "상대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알아내는 비법"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여섯단계만 거치면 이어진다" "나에게 호감을 갖게 하는 방법은?"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해봤을법한 내용들. 그리고 이 내용들을 실제 실험으로 옮겨 입증한 심리학 연구. 이 책은 바로 이런 연구들에 관한 이야기다. 물론 기존의 '점잖은' 연구에 비하면 왠지 특이하기 때문에 - 네살짜리 꼬마와 주식전문가, 점성술사, 다트던지기의 .. 2008. 6. 24. 쌀 '허삼관 매혈기'와 비슷하다고 해서 낼름 본 책. 그러나 전혀 다른 분위기. 시골에서 상경한 가난한 청년의 자수성가 출세기...라고 생각하면 좋겠지만. 쌀도착증 변태 깡패로 성장하는걸로 봐서는 타락의 전형일지도 모르겠다. 인간 본성에 대한 고찰이 부족하기 때문인지 별로 특별히 와닿지는 않은 소설. 2007. 12. 7. 귀족탐정 다아시경 - 셰르부르의 저주 SF소설이며 판타지 소설이며 대체역사소설이며 추리소설이라는, 뭔가 매우 복잡미묘한 장르를 가진 책. '만약 마법이라는게 실제로 존재한다면 어떨까'라는 전제를 깔고, 이를 바탕으로 벌어지는 사건들을 홈즈와 왓슨이 아닌 로드 다아시와 마스터 숀이 해결해나간다. 영국과 프랑스는 하나로 통일되어 '영불제국'으로 지칭되고, 이에 맞서는 가장 큰 적수는 러시아가 아닌 폴란드 왕국이다. 시대는 20세기이지만 마법의 발달로 인해 과학기술은 상당부분 도태되어 아직도 가스등이 불을 밝히고 증기기관차가 선로를 굴러다닌다. 이러한 세계속에서 펼쳐지는 마법. 그것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불덩어리를 내뿜고 괴물을 소환하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세계의 법칙을 존중하는 신비로운 힘이다. 심지어는 깨어진 유리창을 원상복귀.. 2007. 11. 24. 르상티망 영화 '매트릭스'는 더 좋은 환경의 가상세계와 열악한 환경의 현실중에서 어떤 것을 선택할지 묻는다. 하지만 우리에게 그닥 와닿지 않는 것 또한 사실이다. 언제 열악한 환경의 현실 - 좁아터진 잠수함을 타고 합성 단백질 꿀꿀이죽만 먹는 그런 암담한 현실을 겪어봤어야 말이지...-_-; 그런 면에서 '르상티망'은 좀 더 현실적이다. 시대는 그다지 멀지 않은 미래. 현실과 다른 점이라면 가상현실 체험을 위한 각종 기기가 활성화되었다는 점. 그리고 30평생 여자라곤 한번도 사귀어본적이 없는 주인공이 가상현실의 여자친구를 만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직업, 외모, 학벌, 돈, 인간관계... 현실의 그 모든 암담한 요소를 사이버스페이스에서 한방에 역전시킬 수 있다면 우리는 과연 가상현실이 가져다주는 그 달콤함에서 .. 2007. 10. 30. 허삼관 매혈기 피를 팔아 자식들을 먹여살린 한 중국인 가장의 이야기. 이렇게 말하면 뭔가 굉장히 슬프고 처절한 분위기가 떠오르지만, 실상 허삼관 매혈기는 해학과 소박한 감동이 가득하다. 왠지 펄 벅의 '대지'나 루쉰의 '아Q정전'을 적절하게 섞으면 이쯤 되지않을까 싶다. 2007. 10. 8. 최후의 날, 그 후 지난번 '갈릴레오의 아이들'이 SF 거장들의 종교와 과학에 대한 주제를 다룬 단편 모음이었다면 이 책, '최후의 날, 그 후'는 핵전쟁 이후의 사회에 대한 단편 소설 모음집이다. '메가워'로 불리는 핵전쟁에 대한 공포는 냉전시대 SF작가들에게 좋은 소재였으며 과학이 이대로 나아가도 되겠는가, 라는 점에서 많은 시사점을 안겨준다. 대다수의 소설이나 영화가 핵전쟁으로 인한 참상을 그려내는데 치중하는 반면, 이 책에서는 제목 그대로 그 후의 이야기에 대한 다양한 상상을 보여준다. 특히 '현대판 롯'이나 '동쪽으로 출발' 등은 꽤 마음에 드는 단편. 2007. 10. 4. 이전 1 ··· 43 44 45 46 47 48 49 50 다음